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

(1857)
조금은 다르게 느껴지는 오늘 2025. 4. 25(금)창밖으로 펼쳐지는 아침 풍경이 유난히 따뜻하고 아름답다. 빽빽한 빌딩 숲 너머로 해가 떠오르며 하늘을 물들인다. 매일 보던 모습인데, 오늘은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아마도 곧 이곳을 떠날 준비를 마쳤기 때문일 것이다. 산티아고 순례길. 오래전부터 마음속에 품어온 그 길에, 이제 정말 발을 디딜 순간이 다가왔다. 무게를 줄여야 해서 넣었다 뺏다를 반복하며 배낭을 정리하고, 준비물도 하나하나 점검을 마쳤다. 이제 떠나기만 하면 되는 상황. 그런데 마음은 자꾸 잔잔한 물결처럼 출렁인다. 낯선 길에 대한 설렘과, 익숙한 것들과의 잠시 이별에 대한 아쉬움이 교차한다. 점심 무렵, 제과점 ‘신라방’에서 영양곡물빵을 하나 사고, 단골 카페인 ‘메가커피’에 들러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시켰다...
만나면 좋은 친구♬~ 2025. 4. 19(토)촉촉히 내리는 봄비가 도심을 부드럽게 적신다. 이상기후로 인한 초여름 같은 고온현상이 조금은 누구러진다. 오랜만에 동갑내기 마라톤 친구들과의 만남이다. 예전 같으면 약속 시간보다 일찍 모여 마라톤 이야기로 시간 가는줄 몰랐는데, 이제는 하나둘 바빠진 일상 속에서 모이기도 쉽지 않다. 오늘도 예전만큼 많은 인원이 모이진 못했지만, 그래도 오랜 친구들을 만나는 반가움은 변함이 없다. 온다던 친구는 못오고, 못온다던 친구들이 왔다. 장소는 SNS에서 소문난 맛집. '수구리 전골'이라는 낯선 이름의 메뉴를 주문한다. 수구리란 소껍질에 붙은 질긴 고기인데, 나는 처음 먹어본다. 솔직히, 내 입맛엔 그다지 맞지 않는다.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맛집이긴 하지만, 테이블마다 떠들썩한 분위기와 ..
제3회 아산 이순신 백의종군길 마라톤(2025-04-20) 하프코스 157[페메96] 2025. 4. 20(일)제3회 아산 이순신 백의종군길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다. 아침 공기는 밤새 내린 비 덕분에 한층 상쾌하다. 날씨가 달리기에는 더없이 좋은 조건이고, 무엇보다 이 대회는 내 고향 아산에서 열리는 만큼 마음이 남다르다. 어릴 적부터 익숙한 거리, 이름만 들어도 풍경이 그려지는 마을들이 코스에 스며 있어 달리는 내내 추억과 함께 뛰는 느낌이다.요즘 마라톤 붐이 일어 예전보다 젊은 참가자들이 많아졌고, 대회장엔 활기와 열정이 가득하다. 대회 출발을 기다리는 동안 무대에 오른 신인 그룹 가수들의 공연이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다. 낯선 얼굴들이지만 그 패기와 에너지가 대회에 젊은 숨결을 불어 넣는다.개회 선언이 이어지고, 내빈들의 격려사가 시작된다. 마이크 앞에 선 인사들 가운데 반가운 국회..
당진 기지시 줄다리기 2025. 4. 13(일) 기지시는 마을이름(충남 당진시 송악읍 기지시리)이다. 오래 전부터 교통의 요지로 내포지방에서 물산이 모여 시장이 발전했다. 이 시장의 이름이 틀못이 있는 시장. 틀못장, 틀모시, 틀무시 로 불리우며, 이러한 이름이 '기지시'로 한역되어 독특한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농어촌이 공존하는 지역특성과 큰 시장이 발전하며 기지시줄다리기 역시 고유의 형태로 자리잡게 되었다. 당진 기지시줄다리기는 1982년 중요 무형문화재 제75호로 지정, 보존되고 있는 우리나라 대표적 무형문화유산이다. 거대한 줄을 서로 당기는 데 그치지 않고, 서로 돕고 협동하며 나라의 번영과 풍년을 기원하는 행사다.올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 10주년을 맞아 한층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이번 축제는 날씨가 ..
67구간(연포해수욕장~송현교차로 ) 2025. 4. 13(일) 서해랑길 67구간(17.7km) : 도황1리 다목적회관-(5.4km)-도황경로당-(3.8km)-안흥염전-(6km)-법산어촌계-(2.5km)-송현1리 버스정류장 비가 그친 아침, 차가운 공기가 폐 깊숙이 스며든다. 버스는 빈 좌석 하나없이 만차다. 4월 중순인데 전날 밤 내린 눈은 서해안의 산야를 하얗게 물들이며, 익숙한 풍경을 낯설게 만든다.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 피부를 파고드는 싸늘한 공기에 정신이 번쩍 든다. 계절의 속임수처럼 찾아온 찬바람은 몸을 잔뜩 움츠리게 하여 단체 사진촬영도 없이 서둘러 발걸음을 옮긴다.잔뜩 찌푸린 하늘아래 서해안의 공기는 눈에 보이지 않아도 손에 잡힐 듯 무겁고 차갑다. 여기에 강풍까지 더해지니 걷는다는 건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자신과의 작은..
2025 봄나들이(오동선 벚꽃길/팡시온/천상의정원) 2025. 4. 8(화) 오동선 벚꽃길-팡시온-천상의 정원 봄볕이 따뜻하게 내려앉은 날, 가족과 함께 봄 나들이에 나선다. 어디로 갈까 고민하던 끝에, 세상에서 가장 길다는 오동선벚꽃길을 따라 드라이브를 하기로 한다. 벚꽃이 절정이라는 말 그대로 환상적인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도로 양옆으로 하얀 벚꽃잎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차창을 열자 꽃잎이 흩날리며 들어오고, 마치 영화의 한 장면 속을 지나가는 듯한 기분이 든다. 말보다는 풍경이 모든 걸 설명해 준다.  점심은 브런치 카페 겸 레스토랑 '팡시온'을 찾았는데, 이미 손님들로 가득하다.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두고 대청호의 풍광을 조망하며 호숫가를 산책한다. 오리들이 한가로이 노니는 호숫가는 고요하고, 바람은 봄냄새를 가득 머금고 있다. 행정구역..
DMZ평화의 길 22코스(화천대교 회전교차로~풍산교) 2025. 4. 6(일)DMZ평화의 길 22코스(15.3km) : 화천대교 -(3.4km)-미륵바위-(3.6km)-화천 꺼먹다리-(8.3km)-풍산교 죽암휴게소 정자에 둘러앉아 아침식사를 한다. 오전 8시, 버스는 다시 출발하여 목적지로 향한다. 홍천강휴게소에서 잠시쉬었다가 조금 더 달려 화천대교 회전교차로에 도착한다. 날씨가 포근하다.  10시 50분, 단체사진을 찍고 파로호 산소 100리길을  따라  북한강변을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한다.  중공군을 깨뜨렸다는 의미인 파로호(破虜湖)의 원래 이름은 날갯짓 한 번에 구만리를 난다는 뜻을 가진 대붕(大鵬)이란 뜻의 호수였다.  따뜻한 공기를 가르며 걷기 시작한 길. 봄햇살이 잔잔히 드리운 채 고요히 흐르는 북한강은 아름다우면서도 묘하게 긴장감이 도는 풍경..
제24회 합천벚꽃마라톤(2025-03-30) 하프코스 156 2025. 3. 30(일)제 24회 합천벚꽃마라톤대회 하프코스에 참가했다.아침 공기가 조금은 차가웠지만, 마라톤을 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씨다. 길가에는 화사한 벚꽃이 우리를 응원하는 듯하다. 대회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최근 발생한 산불로 인해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모든 참가자가 묵념을 올린다. 축포, 축하공연, 페이스페인팅 등 예정된 부대행사를 전면 취소하는 등 축제 분위기 대신 조용하고 경건한 분위기 속에  대회를 순수 체육행사로 간소화해 진행했다.  오랜 친구들과 함께하는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느낀다. 출발 전, 우리는 서로를 격려하며 기념사진을 찍는다. 각자의 얼굴에는 설렘과 기대가 가득하다. 인생이라는 마라톤을 함께 걸어온 동갑내기 친구들과 이제는 실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