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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과 소소한 일상

차가운 계절, 따뜻한 일상

2026. 2. 1(일)

오전에 아파트 헬스장 밀에서 6km를 달렸다. 시간은 35분 걸렸다. 바깥은 여전히 매서운 추위지만, 러닝머신 위에서는 계절이 달라진다.

 

처음 몇 분은 몸이 무거웠고 숨도 차올랐지만, 리듬이 잡히자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추위에 웅크렸던 몸이 서서히 풀리며 이마와 등에 땀이 맺힌다. 멈추지 않고 달려온 시간만큼, 온몸을 타고 흐르는 땀이 유난히 뿌듯하다.

오늘 하루는 이렇게 시작한다. 작은 성취 하나가, 겨울 아침을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든다.

점심은 바르미샤브샤브 로데오점에서였다. DMZ 평화의 길을 함께 걸었던 지인들과의 자리라 그런지, 얼굴을 보는 순간부터 얼굴에 웃음이 퍼진다.

같은 취미를 공유하고, 비슷한 연배의 사람들끼리라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말이 술술 이어진다. 걷던 길의 풍경, 그날의 바람, 발바닥에 남았던 감각까지—이야기는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웃음은 그 사이사이에 놓인다.

샤브샤브 냄비에서 김이 오르듯 대화도 따뜻하게 달아올랐다. 오랜만에 만난 범털이 식비를 계산하겠다고 나섰고, 다들 말리는 시늉만 하다 고맙게 받았다. 이런 순간엔 괜히 마음이 느슨해진다. 계산서 한 장이 아니라, 함께 쌓아온 시간의 무게가 더 크게 느껴져서다.

자리를 옮겨 스타벅스에 앉아 이번엔 내가 커피 값을 냈다. 따뜻한 커피 잔을 앞에 두고 잠시 숨을 고르며, 우리는 서해랑길과 또 다음에 걸을 동서트레일을 이야기했다. 약속은 자연스럽게 정해진다.

같은 방향으로 걷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일상에 은근한 든든함을 더해준다. 그렇게 평범한 점심 한 끼와 커피 한 잔이, 오늘을 오래 기억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