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3. 9(일) + 2025. 3. 23(일)
서해랑길 66구간 : 몽산포해변-(1.8Km)-몽산포항-(8.7Km)-평화염전-(8.0Km)-용산2리다목적회관-(4.3Km)-도황1리다목적회관
서해랑길 66코스는 몽산포해변에서 시작하여 몽산포항을 거쳐 농촌길을 걸어 평화염전과 용산2리 다목적회관을 지나 연포해수욕장이 있는 도항1리 다목적회관까지 22.8km의 비교적 긴 구간이다.
65코스(15.9km)가 조금 짧아 이어서 66코스의 몽산포항까지 1.9km를 더 진행하기로 한다.
태안(泰安)은 국태민안(國泰民安)의 줄임말로, 해안가로서 원래 왜구의 침입이 많아 평안해지라는 기원을 담은 지명이다.
태안군은 동쪽을 제외하고는 3면이 모두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로, 국내 유일한 해안국립공원이 위치하고 있는 지역이다. 해안선의 길이가 무려 560km 정도로 곳곳마다 절경을 이루고 있다. 태안군에는 총 119개의 섬이 있는데 유인도는 7개, 무인도는 112개다. 아름다운 서해안 해안을 잇는 30개의 해수욕장이 있으며, 해양생물의 천국이다. 특히 독살이 가장 많은 지역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태안군의 섬 [泰安郡]
2025. 3. 9(일) 66코스(1.9km) 몽산포해변-(1.9km)-몽산포항
2025. 3. 23(일)
66코스(20.9km) 몽산포항-(20.9km)-연포해수욕장
지난번 65코스가 조금 짧아 이어서 66코스의 몽산포항까지 진행하였다. 오늘은 몽산포항에서 시작한다.
몽산포항은 동서트레일 3구간 시작점이기도 하며, 서해랑길 66코스와 동서트레일3구간이 평화염전까지 겹친다.
참고로, 동서트레일은 충남 태안과 경북 울진을 잇는 길이 849km의 국가숲길로 산림청에서 ’23년~’26년까지 55개의 구간으로 나누어 조성될 예정이다. 서해랑길을 완주하면 걸을 계획이다.
햇살이 부드럽게 내려앉은 길을 걷는다. 오랜 겨울이 지나고 봄이 깃든 풍경은 여전히 낯설지만 반갑다. 길가에는 초록빛 농작물이 고개를 내밀고, 바람이 살며시 불어와 나뭇가지를 흔든다.
조용한 길에서 자연이 주는 가르침을 배운다. 각자의 속도로 걸어가는 삶의 방식. 오늘도 그 길을 묵묵히 걸어간다.
전봇대에도 붙어있는 동서트레일 이정표가 100m~200m간격으로 길을 안내하고 있다.
2008년 태안군 남면 몽산리에 복합테마레저단지 프로젝트로 유러피안 리조트(The Stay) 건설을 시작했다.
유러피안리조트는 삼부토건이 1440억 원 대출지급보증을 서주고 시공에 나섰는데, 2011년 건설업 불황과 자금난으로 공사를 포기하며 2000억 원 손실만 입었다.
바다를 품고, 잔잔한 호수를 안은 곳에 사람들의 기대와 꿈을 모아 야심차게 시작한 리조트였지만, 지금은 공사가 멈춘 채 15년째 덩그러니 방치된 모습으로 남아 있어 안타깝다. 간척지 수로를 따라가면 공사가 중단된 리조트와 호텔 건물이 보인다.
산림청에서 안내하는 동서트레일 3구간 안내판에는 현위치가 진산리 방조제로 안내되고 있다.
작은 만이 보이는 해안길로 직진하지 못하고 펜션단지가 있는 마을길로 돌아서 간다.
바닷물이 흐르고, 시간이 스며드는 곳 평화염전. 태안은 서해안의 대표적인 염전지로, 강화, 곰소, 비금도, 증도와 함께 손꼽힌다. 이곳의 소금은 자연의 선물이다. 인위적인 것이 끼어들 틈 없이, 오직 햇볕과 바람, 그리고 시간이 바닷물을 졸인다.
염전에서는 기계음도, 부산스러운 움직임도 없다. 넓고 평평한 염판 위로 바닷물이 얕게 깔리고, 태양이 이를 천천히 증발시키는 동안 염부(鹽夫)들은 묵묵히 그 곁을 지킨다. 그들은 서두르지도 않고, 재촉하지도 않는다. 소금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인간의 욕심이 개입할 수 없는 시간의 흐름 속에 있다. 그저 기다리는 것. 그 사이사이 염부의 손길이 살짝 닿을 뿐이다.
동서트레일 안내판에는 진산리 염전이라고 표시되어 있는 평화염전을 지나서 방조제길이 이어진다.
태안군 태안읍 남산리 방조제길에서 연포해변으로 가는 서해랑길 66코스와 태안군 행정복지센터로 가는 동서트레일 3구간과 헤어진다. 서해랑길은 육지로 깊이 들어온 만의 반환점을 돌아 반대방향으로 내려간다.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길이 이어진다. 진리교회가 있는 오르막길을 올라가는 마을길이다. 앙상한 가지들 사이로 초록빛 새싹이 자라고, 땅에서는 새로운 생명이 움트고 있다.
때로는 길이 굽이치고, 예상치 못한 불길이 덮칠지라도, 결국은 다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숲은 그렇게 우리에게 가르침을 준다.
이 길 위를 걷는 이들도, 저마다의 속도로 삶을 걸어가고 있다. 누군가는 앞서고, 누군가는 뒤따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삶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그게 진리다.
걷던 길을 잠시 멈춘다. 숲길 옆 비탈진 땅에 초록빛 풀들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그냥 스쳐 지나갈 수도 있지만, 눈 밝은 이들에게는 보물이 가득한 밭이다. 봄이 되면 자연은 아낌없이 베풀어 주고, 쪽빛님은 그 선물을 놓치지 않는다.
허리를 숙여 부지런히 나물을 채취한다. 한 손에는 봉지가 들려 있고, 다른 한 손은 초록빛 보물을 향해 분주히 움직인다. 따뜻한 햇살 아래, 자연의 작은 풍요를 거두는 순간이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잡초일지 모른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한 끼의 따뜻한 반찬이 되고, 동행들에게 나눠 줄 기쁨이 된다. 집으로 돌아가 정성껏 다듬고, 향긋한 들기름에 볶아내거나, 양념에 조물조물 무쳐내면, 한 그릇의 봄이 완성된다.
트레킹이란 단순히 길을 걷는 것이 아니다. 길 위에서 자연을 만나고, 그 속에서 작은 기쁨을 발견하는 과정이다. 오늘 얻은 이 작은 나물들이, 다음 길에서는 또 어떤 반찬으로 입을 즐겁게 할지 기대된다.
태안군 남면 진산리에서 근흥면 안기리로 넘어간다. ‘내 품에 안기리’ 펜션 이름이 기막히다.
종점이 점점 가까워진다.
채석포와 연포 갈림길에서 연포로 향한다.
소암해변은 연포 해변과 이어진 곳이기는 하지만 중간에 바위산으로 막혀 있어서 마치 비밀의 해변과 같은 모습이다.
고운 모래 위로 흰 거품을 내뿜으며 밀려 들어오는 파도는 매일 반복되는 삶에서 오는 권태를 말끔히 씻어내 주는 한 폭의 그림이다.
연포라는 이름은 1800년대 바닷가 한적한 어촌에 안흥진의 방어사가 시찰하였을 때, 지세를 보고 ‘솔개가 날개를 활짝 편 형국’이라 하여 연포(鳶浦)라 이름 지었다고 한다.
또 하나의 설에 의하면 도당골에서 서낭댕이로 넘어오는 왼쪽 언덕에는 바다를 향해 삐죽 튀어나온 조그만 바위산에 솔개가 많이 살았다 하여 솔개낭청이라 하였는데 그에 따라 유래 되었다는 것이다.
1971년 삼성그룹(중앙일보・동양방송)이 연포를 전국 제일의 해수욕장으로 개발한다는 명분으로 이 일대를 매입하여 해수욕장으로 개발하면서 본래 지명의 솔개연(鳶)을 사모할연(戀)으로 바꿔 오늘날까지 연포(戀浦)로 불리고 있다.
바닷가 노래비 ‘연포아가씨’는 가수 하춘하 씨가 1972년 발표한 히트곡이다.
오늘도 임 기다리는 연포 바다엔 쌍돛대 외돛대 배도 많은데, 한번 가신 그님은 소식도 없고 물새만 울어 울어 세월 흐르니 야속한 생각 눈물에 젖는 눈물에 젖는 연포 아가씨 오늘도 갈매기 우는 연포 바다엔 금모래 은모래 변함없는데 사모하는 그님만 간 곳이 없고 파도에 씻어가듯 세월 흐르니 그리운 건 한숨에 젖는 한숨에 젖는 연포 아가씨~
1978년 연포해수욕장에서 TBC 동양방송이 주최한 해변 가요제를 통해서 우리가 잘 아는 노래들이 발표되고 유명한 가수들이 배출되었지만, 동양방송이 KBS한국방송과 통폐합으로 막을 내렸다.
그룹으로 출전하여 그랑프리를 받은 징검다리의 ‘여름’을 비롯하여 홍익대 구창모 등 6인조 블랙테트라의 ‘구름과 나’, 배철수 등 항공대 4인조 런웨이(활주로)의 ‘세상모르고 살았노라’, 이현식 이용균 남성 듀엣 벗님들의 ‘그 바닷가’, 5인조 그룹사운드 페블스의 ‘그대로 그렇게’ 등 지금 들어도 흥겨운 노래들은 그 시절 여름의 낭만을 되살리는 소중한 추억이다.
오랜만에 제대로 걸었다. 숲길을 따라 숨을 들이쉬고, 들판을 지나며 봄바람을 맞았다. 다리가 조금 무거워질 때쯤, 노란 버스가 반갑게 기다리고 있다.
먼저 도착한 일행들이 반갑게 맞아주고, 총무가 준비한 광어회가 테이블 위에 놓인다. 종이컵에 소주와 맥주를 한 잔씩 따른다. 환한 얼굴로 마주 보며 '수고했어요!' 가볍게 잔을 부딪치며 피로를 씻어낸다. 싱싱한 회 한 점을 초장에 찍어 입에 넣으니, 부드러운 식감이 혀끝을 감싼다.
누군가는 트레킹 내내 본 풍경을 이야기하고, 또 누군가는 다음 산행 계획을 세운다. 도란도란 이야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결 편안해진 몸과 마음이 느껴진다. 단순한 뒤풀이가 아니다. 이 시간은 서로의 걸음을 격려하고, 추억을 나누는 소중한 자리다.
길 위에서 만난 인연들이, 오늘 하루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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