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 8(일)
충남 당진과 서산은 내포지역에 속하는 고장이다. ‘안쪽 바다’라는 뜻의 내포는 가야산을 중심으로 형성된 열 고을을 아우른다. 이중환의 <택리지>에는 “충청도에서는 내포가 가장 좋은 곳이다”라고 기록돼 있다. 그 옛날 서해가 육지 깊숙이 파고들어 교통이 발달했고, 땅이 넓고 기름져 곡식이 넘쳐났기 때문이다.
서해랑길 서산 64-2코스(지선 2코스) 는 서산아라메길 도비마루길과도 일부 겹친다.
아라메길은 바다를 의미하는 '아라'와 산을 의미하는 '메'를 합쳐 만든 말로 바다와 산이 만나는 서산시의 특색을 살린 트레킹 코스다. 참고로, 천년미소길, 해미국제성지순례길, 삼길나루길, 구도범머리길, 도비마루길 5구간이 있는데, 도비산마루길은 부석면 도비산(해발 352m)에 있는 노선(8㎞)으로, 도비산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일품이란 뜻에서 선정되었다.
도비산(島飛山)은 바다 가운데 '날아가는(飛) 섬(島)' 같다 해서 이름 지어졌다는 설이 있고, 또 매년 봄이면 산 전체에 복숭아꽃이 만발해 복숭아 '도(桃)', 살찔 ‘비(肥)’를 써서 ‘도비산(桃肥山)’이라고 한다는 설도 있다.
부석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7교구 본사인 수덕사(修德寺)의 말사이다. 창건에는 여러 가지 이설(異說)이 있다. 영주 부석사와 같은 설화도 있고, 다른 설은 고려 말의 충신 유금헌(柳琴軒)이 망국의 한을 품고 물러나 이곳에다 별당을 지어 독서삼매로써 소일하였는데, 그가 죽자 승려 적감(赤感)이 별당을 사찰로 변조하였고 사찰명도 바다 가운데 있는 바위섬이 마치 뜬 것같이 보이므로 부석사라 하였다고 한다.
부석사 : 서산 부석사
2024. 12. 22(일)
참가 인원이 많아져 대형 버스로 이동한다. 2주일 만에 부석사 주차장에서 하차하여 일주문을 배경으로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 길을 이어간다. 어제 눈이 내리고 오늘 한파주의보까지 발령될 정도로 추운 날씨다.
서해랑길 64-2(지선 2) 코스는 부석 버스정류장에서 모월저수지를 거쳐 해미순교성지, 해미읍성에 이르는 길이 22.7km의 다소 긴 구간이지만, 지난번에 부석사까지 2.8km를 진행하여 오늘은 약 20km만 걷는다.
금강문으로 들어서면 부석사 경내다. 부석사는 신라의 고승 의상대사가 문무왕 17년 577에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창건 이후의 연혁은 자세히 전해지지 않으나 조선 초기에 무학대사가 다시 지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근대에 들어서는 고승 만공이 머무르면서 선공을 크게 떨치기도 하였다. 경내는 지난번에 탐방했기에 스쳐 지나간다.
정상으로 향하지 않고 도비산둘레길을 따라 동사(동암) 방향으로 진행한다.
동사(동암)에 도착한다.
평림원(평택임씨 묘지공원)을 지나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해돋이 전망대다. 서산 간월지구 간척지와 간월호가 시원스럽게 조망된다.
도비산 임도를 따라서 모월저수지 방향으로 진행한다. 임도 오른쪽으로 서산시 전경이 조망된다.
오른쪽 산동리 방향으로 내려간다.
산저사거리에서 모월저수지 방향으로 진행한다.
야당천변을 따라 걷다가 모월저수지를 만나 도당천을 따라 걷는다.
무학대사는 서산군 인지면 모월리에서 태어났다.
무학대사가 어머니 배 속에 있을 때, 아버지가 나라에 진 빚을 갚지 못해 쫓겨 다니고 있었다. 포졸들이 대신 어머니를 붙잡아서 고개를 넘어가는데 갑자기 산통이 있었다. 그때 온 산천이 눈으로 덮여 있었는데 한 곳만 눈이 없어 그곳에서 해산하고 아기를 옷가지로 덮어놓은 뒤 태안 현청으로 끌려갔고, 그 사실을 전해 들은 현감이 어머니를 풀어주어 다시 그곳에 가보니 큰 학이 두 날개를 펴고서 아기를 감싸안고 있었다고 한다. 그것을 본 어머니가 크게 감격하고 아이의 이름을 ‘무학(舞鶴)’이라고 지었으며, 그 고개를 학이 돌본 고개라는 의미로 ‘학돌재’라고 부른다.
모월저수지 앞을 흐르는 야당천은 도당천으로 흘러 들어가 간월호로 흐른다.
가야산의 능선을 배경으로, 휑한 겨울 들녘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철새 떼가 고요함 속 생동감을 더한다.
끝없이 펼쳐진 논밭의 적막함 속에서 철새들의 날갯짓은 작은 파문을 일으키고, 먼 하늘로 솟아오르는 모습은 겨울 풍경의 또 다른 시를 완성한다. 들녘의 고요함과 철새들의 생동감이 어우러진 이 순간, 겨울의 깊은 숨결이 느껴진다.
군부대 초소 왼쪽으로 철조망을 따라 걷는다.
눈부시게 파란 하늘 위로 유유히 떠다니는 흰구름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마치 달력 속 풍경을 옮겨 놓은 듯한 풍광에 마음이 저절로 맑아진다. 하늘은 끝없이 투명하고, 흰구름은 부드러운 붓터치로 그려진 듯 자연스럽다. 이 광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시간조차 느릿하게 흐르는 듯한 평온함이 스며들고, 자연이 선사하는 완벽한 조화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앱은 응평교를 건너서 우회전 하도록 안내하지만, 무시하고 직진하여 해미천변을 걷다보면 안내판이 보인다. 이곳에서 해미천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넌다.
카페 해미에서 도로를 건너 해미순교탑을 바라보며 해미성지로 향한다.
해미국제성지(여숫골성지)를 둘러보고, 정문으로 나와 조선2교를 건너 오른쪽 해미읍성쪽으로 진행한다.
해미읍성 진남문으로 들어가 읍성을 한바퀴 둘러보고 진남문을 나와 왼쪽 주차장쪽으로 진행하면 서해랑길 서산 64-3코스 안내판이 보인다. 64-2코스 종점이다. 오늘 트레킹을 마무리한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뜨끈한 동태탕이 술잔 사이로 온기를 전한다. 칼칼하면서도 깊은 국물 맛이 입안을 감싸고, 함께하는 술 한잔은 겨울의 추위를 잊게 한다. 공깃밥을 말아 든든히 배를 채우고 나니 몸도 마음도 한결 가벼워진다. 자리에서 일어나 귀갓길을 서두르며, 속까지 따뜻해진 기분에 하루의 피로가 말끔히 씻겨 내려가는 듯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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