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24(일)
64코스(13.2km) 궁리출장소 → 5.5km → 간월도선착장 → 4.5km → 천수만쉼터 → 3.2km → 태안관광안내소
서해랑길은 서쪽 바다와 함께 걷는 길이란 뜻이다.
국내 최장 거리(약 1800km) 트레킹 코스로 모두 109개 구간으로 이뤄졌다. 5개 광역단체(전남·전북·충남·경기·인천)와 31개 기초단체를 거쳐야 한다.
서해랑길 64코스는 궁리항(포구)에서 시작하여 서산 A지구 방조제를 걷는다.
‘궁리’라는 지명은 마을 지형이 활처럼 생겼다고 해서 ‘궁갓’ 또는 ‘궁지’라고 부른데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재미 있는 점은 ‘궁리’라고 할 때, 한자로 활 궁이 아니라 집 궁(궁궐이라고할 때도 씀)을 쓰고 있다. (홍성군 홈페이지 참조)
‘얕은 물’이라는 뜻의 바다가 반쯤 포기한 천수만(淺水灣)은 거대한 간척사업으로 상당 부분이 땅으로 변모했고, 막힌 바다는 호수가 되어 전국의 철새를 불러 모은다. 바다와 호수와 평야가 광대하게 어우러지는 곳, 이 땅에서 극히 보기 드문 현장이다.
서산 간척지의 거대한 평야를 마주하는 것만으로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하다. 자전거길이 관통하는 천수만 일대가 대표적인 겨울새 도래지라 종종 흥미로운 상황과 마주한다. 간척지에 갯벌도 발달해 늦가을부터 이른 봄까지 다양한 철새가 이곳에 머무른다.
천수만은 크게는 태안군 남면과 안면도 안쪽의 바다를 말하지만, ‘철새 도래지’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방조제를 쌓아 담수호로 바뀐 부남호와 간월호 두 곳을 가리킨다.
서산 A,B지구 방조제를 지나는 천수만로 옆에 왕복 2차로 천수만자전거길이 있다.
천수만 일대는 안면도를 마주 보고 있는데, 거대한 방조제를 쌓아 바다를 막아 동쪽의 간월호 2647ha, 서쪽의 부남호 1527ha의 담수호 2개를 만들었다. 호수 주변의 갯벌지대는 흙으로 메워 서울의 1/4을 넘는 광대한 농지를 조성했다. 저지대에서는 거의 지평선이 보일 정도로 넓은 대평야다.
A지구 간월호는 서산시와 홍성군 사이에 있고, B지구 부남호는 서산시와 태안군 사이에 생긴 인공 담수호이다.
중간에 홍성군(서부면)에서 행정구역이 서산시(부석면)으로 바뀐다. 복되고 길한 고을이라는 이름의 서산으로 넘어간다.
간월호 물막이 공사 때는 극심한 간만의 차로 작업이 난관에 부딪치자 폐유조선에 물을 채워 파도를 막은, 이른바 ‘정주영 공법’으로 세계적인 뉴스가 되기도 했다.
서산A지구방조제가 끝나는 지점에 간월도가 있다.
1980년대 진행된 천수만 서산A·B지구방조제 간척사업으로 인해 간월도는 육지와 연결됐다. 하지만 지금도 하루에 두 번 만조 때 섬이 되고 간조 때는 뭍이 되는 신비로움을 간직하고 있다. 만조 시에는 물 위에 떠 있는 암자처럼 느껴진다. 밀물이 들어오면 물 위에 떠 있는 연꽃과 같다고 해서 '연화대'라고도 불렸다.
섬과 바다가 노을빛에 어우러지는 풍경이 아름답고 밀물 때 바닷물이 차오르며 섬과 암자가 잠시 고립되는 모습이 신비롭다고 한다. 이 일대는 서산9경 가운데 3경으로 꼽히는 명소이기도 하다. 잠시 들려 쉬어간다.
간월도에는 간월암(절)이 있다. 고려말 조선 초기 승려이자 태조 이성계의 왕사인 무학대사가 창건했다고 알려진다.
무학대사가 이곳에서 수행하는 중에 달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며 붙인 이름이다, 안타깝게도 간월암은 조선의 숭유억불 정책으로 사라지는 불운을 겪었다. 지금의 간월암은 1941년 만공선사가 다시 세웠다.
생굴에 소금과 고춧가루를 버무려 담근 젓갈 어리굴젓이 간월도의 특산품으로 왕에게 올리는 진상품으로 썼다고 전해진다.
간월암은 과거 피안도(彼岸島) 피안사(彼岸寺)로 불리며 밀물 시 물 위에 떠있는 연꽃 또는 배와 비슷하다 하여 연화대(蓮花臺) 또는 낙가산(落伽山) 원통대(圓通臺)라고 부르기도 했다.
바다를 막아 옥토로 만든 서산 간척지 대역사의 현장, 서산 A,B지구 방조제로 향한다. 이 방조제를 예전에 자동차로는 건너봤어도 걸어서는 처음 건넌다.
태안군 관광안내소에서 서해랑길 64코스는 끝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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