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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랑길

64-4[지선4]구간(운산교~내포문화숲길 방문자센터)

2025. 1. 26(일)

운산교-대방들천교-덕마교-운평교-용연1리 마을회관-대덕공원-눈치고개-(서해안고속도로)-복부산-아미행복교육원- 내포 문화 숲길 방문자센터  (18.7km) 

 

서해랑길 서산 64-4코스(지선 4코스)는 운산교 옆 서해랑길 당진 64-4코스 안내판에서 출발하여 서산 안호리에서 당진 대덕면 운산리로 넘어가, 내포 문화 숲길 방문자센터까지 약 19km를 걷는 코스다.

 

대전에서 가까워좋다. 9시가 조금 지난 시각.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 역천변으로 내려가 아기자기한 조형물들을 구경하며 걷는다. 사진 포인트에서 환갑이 넘은 사람들도 잠시 순수한 동심의 세계로 빠져든다. 운산 게이트볼장을 지나간다.

수당2교 옆 들판에 철새 떼

 

내포(內浦)는 바다나 호수가 뭍으로 파고든 지형으로 조선 초기 이후 충남의 서북부 지역을 뜻한다. 조선 시대 지리서인 이중환의 '택리지'에는 "충청도에서는 내포가 가장 좋다. 공주에서 서북쪽으로 200리쯤에 가야산이 있다. 가야산의 앞뒤에 있는 10개 고을을 함께 내포라 한다.

 

충남 서산시와 예산군에 걸쳐 있는 가야산에는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해골 물을 마시고 깨달음을 얻었다는 전설이 서려 있다. 후세는 가야산의 원효봉 인근 어디쯤인가를 그 장소로 추정한다. 가야산은 백제시대부터 불교문화를 꽃피웠던 충남 내포(內浦)의 중심지다. 

 

충남에는 이 산을 중심으로 예산군 수덕사, 서산시 개심사, 홍성군 용봉사, 당진시 영랑사 등 현존하는 사찰과 원효암 터, 백암사지 등 옛 절터를 연결한 둘레길이 만들어져 있다. '원효깨달음길'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길의 전체 길이만 약 96㎞에 이른다. 이 길은 다시 홍성군 오서산과 예산 봉수산 등을 연결한 '백제부흥군길'로 이어지고, '내포천주교순례길' '내포역사인물·동학길'로 이어져 장장 320㎞의 도보 길을 형성한다.

 

2011년부터 3년에 걸쳐 충남에 만들어진 '내포문화숲길'이다. 제주 올레길이나 지리산 둘레길에 버금가는 규모지만 아직 일반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내포문화숲길은 가야산을 중심으로 서산·당진·홍성·예산 4개 시·군에 걸쳐 조성돼 있다.

 

서해랑길 서산 64-4코스(지선 4코스)는 내포문화숲길 '원효깨달음길'과  '백제부흥군길'과 일부 겹친다. 특별히 볼거리나 다른 코스와 차별점은 없으나, 좋은 사람들과 함께 걷는 시간이 행복하다.

 

역천은 서산시 운산면 원평리 소재 지방하천으로 가야산 석문봉(653m)에서 발원하여 북으로 흘러가다 운산면의 중심부를 지나고, 당진시 3개 읍, 면(당진읍, 고대면, 정미면) 평야 지대를 거쳐 퇴적평야를 만들고 서해에 유입되는 하천이다. 석문방조제에 막혀 하류는 석문 호수가 되었다. 조선시대 시흥도 산하 7개 속역 중 하나인 당진시 용연동에 있던 흥세역(興世驛) 옆을 하천이 흐르기에 역천이라 불렀다. ('역천'은 음운 변화하여 '역내'라고도 불린다.)

 

지반 침하로 붕괴 위험이 있어 통행이 금지된 교량

 

지반 침하로 붕괴 위험이 있어 통행이 금지된 교량을 건너면 대방들 이정표가 보인다.
내포불교순례길 7코스 종점이자 8코스 시작점이다. 7코스 시점 영탑사 8.71km 이고 8코스 종점 영랑사 10.02km 지점 이다.

 

신성대학교 원룸촌이 보인다.

신성대학교 원룸촌과 덕마교
대학로의 멋진 벚꽃 가로수

 

운평교를 지나 용천교를 건너 어름수변공원방향으로 진행한다.

 

양지말(역말)

역은 교통로를 따라 30리 간격으로 배치하여 중앙정부의 명령을 지방관청에 전달할 목적으로 설치하여 운영하였다. 각 역에는 역장, 역리, 역졸, 역정, 노비 등이 있어서 역무를 수행하였으며, 여러 가지의 명목의 땅(역둔토)을 받아 경작한 팔로 역의 경비와 역원의 생활비를 충당하였다.

조선 전기 당진에는 순성역과 흥세역이 있었는데, 이곳 용연동이 바로 흥세역이다. 그래서 이 마을이 역말로도 불린다.

홍세역에는 역리(驛吏) 17명, 노(奴) 2명, 비(婢) 2명, 기마 4필, 복마 4밀이 있었다. 복마는 짐을 싣는 말이다. 홍세역은 규모로 보아 작은 규모의 역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당진 용연 1통 표지석에서 용연리로 들어선다.

 

어름수변공원 이정표를 따라 진행한다.

 

 

정오가 조금 지난 시각. 동행들이 점심을 먹기위해 공원 정자에 자리를 잡는다. 이 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인데 나는 어제 저녁 동갑내기 친구들과 모임에서 과식을 한 탓에 걷는내내 속이 불편하여 배낭에서 도시락을 꺼내지 않고 망설인다. 사니랑님이 준 매실주와 따끈한 커피를 마시니 속이 편해진다. 떡 한조각으로 점심을 대신한다.

 

대덕산 등산로 입구에서 백제부흥군길을 만난다. 호젓한 내포문화숲길이 푹신하여 걷기 좋다.  

홍성 오서산의 장곡산성(주류성), 예산의 봉수산 임존성을 거쳐 당진의 아미산까지 이어지는 '백제부흥군길'은 총 8개 코스로, 백제를 지키려는 민초들의 숱한 이야기를 담아낸다.

서기 660년 7월 백제의 수도 사비성이 함락된 이후 임존성과 주류성을 거점으로 한 백제부흥운동은 무려 3년 넘게 이어졌다.

 

당진에서 면천으로 가는 눈티고개길은 당진지역에서 가장 큰 서낭당이 있었다. 지금은 '눈티고개 서낭당' 안내판만 덩그러니 세워져 있다.

고개가 높아 일 년 내내 눈이 녹지 않고 그대로 있다는 눈티고개다. 본래 '녹운치'(綠雲峙)로 부르던 것이 '노운치'로 변하고 이것이 눈치 즉 서리로 변해서 현재는 '눈티고개'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내포문화숲길은 가야산 주변의 4개 시군(서산시, 당진시, 홍성군, 예산군)이 내포 지역에 남아 있는 많은 불교 성지와 내포 천주교 성지, 내포 지역의 동학, 역사 인물과 백제부흥운동의 흔적들이 남아 있는 지점들을 옛길과 마을 길, 숲길과 임도, 들길, 하천길을 따라서 연결한 충청남도 최초, 최대의 장거리 도보트레일로서 약 320km의 길로 연결되어 있다.

 

내포 문화 숲길은 내포 지역이 지닌 역사, 문화, 생태적 가치를 바탕으로 지금의 우리네 삶을 천천히 되돌아보고, 내포 지역에서 살고 있는 또 앞으로 살아가야 할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준비해 나가기 위한 나눔과 성찰의 순례길이다.

 

서해랑길은 대덕공원 방향으로 진행하지만, 잠시 벗어나 복부산 방향  이정표를 따라 좁다란 산길을 오르면 소나무 한 그루가 시원하게 뻗어 있다. '도리봉 소나무'로 불리는 이 나무는 가마솥 뚜껑의 손잡이 모양을 하고 있는데, 2016년에 당진시의 아름다운 나무로 지정됐다. 조선 인조 때 청주한씨 문정공파 19대손 백영공이 죽동2리(옛 엄치리)에 입향해 청주한씨 집성촌을 이뤘다. 입향조(백영공)가 이 산에 묻힌 이후 후손들이 "사람이 태어난 근본을 알고 조상을 잘 섬기며 그리는 마음을 지니는 효성과 결초보은의 예를 다하며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사람의 도리다"는 것을 늘 잊지 말고 일깨우는 뜻으로 '도리봉'(道理峰)으로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도리봉 소나무를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벤치에 앉아 간식을 나누어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리본을 따라 이동하면 서해랑길과 다시 만난다.

 

아미산과 몽산(夢山·225m)으로 이어지는 임도와 만난다. 

 

아미산 쉼터 방향으로 진행한다. 동네 뒷동산의 호젓한 오솔길을 거니는 듯 산책하기 좋은 숲길이 이어진다.

 

죽동2리의 대숲을 거쳐 당진의 최고봉인 아미산(峨嵋山·349m)으로 들어선다. 아미산은 예로부터 부처가 많아 이름을 얻은 다불산(多佛山, 해발 321m)과 조선 시대 면천군의 진산(鎭山)이었던 몽산(夢山, 해발 299m)으로 양 날개를 펼치듯 능선을 뻗어 연봉을 이루고 있다.

 

멀리서 보면 '미인의 눈썹같이 아름답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이는 중국 불교 4대 명산 중 하나인 아미산(峨眉山, 해발 3099m)의 유래를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아미산은 ‘구름의 아름다움이 비취와 같고, 검푸른 귀밑머리와 같으니 진정 미인의 이마와도 같아 가늘고 길며, 아름답고 아득하다’라고 해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중국 아미산이 ‘눈썹 미(眉)’를 쓰는 것에 반해 당진의 아미산은 ‘산 이름 미(嵋)’를 사용한 것으로 보아 ‘높을 아(峨)’와 결합하여 당진의 최고봉을 뜻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산세가 험하지 않고 곱다.  내포 문화숲길 당진센터 방향으로 진행한다.

 

아미산쉼터에서 아미산 정상까지는 왕복 2.4km다. 

 

아미행복교육원은 폐교(죽동국민학교)를 활용한 공간이다. 이곳은 아미산 등산 초입으로 운동장에 등산객들의 차들이 많이 주차되어 있다. 

 

내포 문화숲길 아미산방문자세터에서 트레킹을 종료한다.

 

뒤풀이 장소인 '아미산 가든' 식당으로 걷다보니 교동인씨(喬桐 印氏) 인당장군 사당 충정사가 보인다. 인당장군은 고려시대 무신이며 정치인이다.

 

아미산 가든은 버섯찌개 맛집이다. 푸짐한 반찬도 맛깔스럽다. 강력추천.

 

뒤풀이를 끝내고 면천읍성으로 향한다.

 

면천읍성은 1438년 왜구의 침입에 대비하기 위해 쌓은 평지 읍성으로 성벽은 자연석을 잘 다듬어 쌓았는데 외부는 석축이고, 내부는 돌을 채운 후 흙으로 덮었다. 현 성벽의 둘레는 1천336m인데, 성을 쌓을 당시 치성과 옹성의 길이를 합한 전체 길이는 1천564m로 추정된다.

면천(沔川) 물이 가득 흘러서 바다로 모여 들어간다.

 

옛 면천 관아의 문루인 풍락루(豊樂樓)와 고려 개국공신이자 면천 복씨 시조인 복지겸의 딸이 심었다는 은행나무(천연기념물 제551호) 두 그루가 발길을 멈추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