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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랑길

38구간(15.4km, 하사6구버스정류장~답동버스정류장)

2024. 9. 8(일)

38구간(15.4km) 하사6구 버스정류장-답동버스정류장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접어들었음을 알린다는 '입추'가 지난 지도 한참이고, 더위가 물러가고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는 '처서'까지도 지나고 추석이 코앞인데, 더위는 계속된다.

 

아침과 저녁은 그래도 조금 선선해졌는데 오늘도 낮 최고기온이 32도를 넘는다. 여름은 아직 끝나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버스가 만석이다.  오랜만에 만나는 얼굴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눈다. 

 

하사6구 노인회관 앞에서 하차하여 단체 기념사진을 촬영한다.

 

하사6구 버스정류장에서 약 100m 떨어진 곳에 서해랑길 영광38코스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불갑천을 건너면서 영광군 염산면에서 백수읍으로 넘어온 서해랑길 38코스는 풍력발전단지를 지나는 코스로, 코스 내내 37코스에서 만난 풍력 발전기와 함께 한다 

 

바다와 마주하는 너른 논밭에 세워져 서해의 바닷바람을 이용하는 풍력발전기와 광활한 염전 지대와 간척지 논갯벌을 풍경 삼아 걷는 길이다

 

멈추어 있던 풍력 발전기들이 걷다 보니 하나둘 천천히 돌기 시작한다. 

 

서해랑길 38코스는 칠산갯길300리 3코스 '백합길'과도 상당 부분 겹친다.

향긋하 칡꽃 향기가 코끝에 전해진다.

 

대단위 태양광 발전 단지와 풍력 발전 단지가 함께 있는 것도 흔치 않은 광경이다.

폐염전에 들어선 태양광 발전단지도 불갑천과 해안선 따라 설치된 풍력 발전단지도 국내 최대 규모라고 한다. 

 

천일염전을 지나면 길은 수로를 따라서 북쪽으로 이동하며 백수 분등 소공원으로 향한다.

끝없이 펼쳐진 광활한 대파밭과 수십기의 풍력발전기가 감탄을 부른다.

 

영광 앞바다에는 일산도, 이산도, 삼산도, 사산도, 오산도, 육산도, 칠산도 일곱 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모여 있다. 이곳을 칠뫼(七山)라고 하는데 여기서 시작하여 법성포 앞바다를 거쳐 위도, 변산, 고군산군도에 이르는 해역을 칠산 바다라고 부른다.

 

칠산바다는 조기의 고향이다. 

‘사흘칠산’이라는 말이 있다. ‘사흘 동안 조기를 잡아 일년을 먹고 산다’는 칠산바다를 두고 하는 전해오는 말이다.

 

이 해역에 형성된 어장을 칠산어장이라고 하며 흑산도, 연평도와 함께 우리나라 3대 조기어장이었다. 이 칠산 어장의 중심지가 바로 위도(蝟島)다. 옛 문헌에는 칠산 바다를 칠산탄(七山灘)으로 기록하고 있다.[출처 : 새전북신문]

칠산 앞바다 수평선에 낮은 섬들이 그림처럼 걸려 있다.
칠산 앞바다의 칠산도 전경

 

12시. 점심 식사를 위해 백수분등 소공원 옆 정자에 자리를 잡고 각자의 배낭에서 준비한 음식들을 꺼낸다.

임금님 수라상에 올렸다는 귀한 어수리 전부터 계란말이, 샌드위치 그리고 닭발에 캔맥주까지 그야말로 진수성찬이다.

기분좋은 바닷바람이 나그네들을 격려하듯 스치고 지나간다.

 

영광은 굴비로 유명하지만, 굴비만큼이나 많이 생산되는 수산물 중 하나가 민물장어다.

영광 민물장어는 황토와 갯벌로 조성된 양식장에서 키워져 ‘황토갯벌장어’로 불린다. 이 장어는 노지 양식장에서 해수와 담수가 섞인 자연에 가까운 환경에서 자라며, 다양한 먹이로 인해 육질이 단단하고 쫄깃하다.

노지 장어 양식장과 판매장(1kg 에 89000원, 조금 비싼 듯하지만 양이 많아 손님들은 만족해한다)
때를 기다리며...

 

곳곳에 정자가 있어 쉼터를 제공하지만 관리를 하지 않아 주변에 쓰레기가 눈쌀을 지푸리게 한다.

노란 들녘, 바람개비, 파란하늘과 구름이 어우러진 이국적인 멋진 풍광이 눈을 즐겁게 한다.

 

38코스의 종점이 있는 백암리 답동마을이 직선거리로 보이지만 길이 없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빙 둘러서 돌아가야 한다. 약수리와 백암리의 경계를 이루는 간척지 수로를 거슬러 올라간다.

 

도로 공사중으로 코스 우회노선 안내판이 보인다. 공사가 거의 마무리 되어 원코스대로 그냥 직진한다.

 

 

산 아래 마을에 이르면 서해특산시험장이란 곳을 지나는데 영광 굴비의 재료인 참조기와 부세를 연구하는 곳이라고 한다. 남획으로 그 수가 줄고 있는 참조기와 부세를 알에 부화시켜 치어로 키운 다음에 가두리 양식장으로 옮겨서 양식하는 방식이다.

 

고개에 올라서자 답동마을 전경이 눈에 들어온다. 

 

답동마을에 들어서면 카페 풍경소리를 지나 마을 입구까지 가파른 언덕길이다경사가 급한 편이다. 많은 펜션들이 자리하고 있다.

영광모싯잎송편은 무농약으로 재배된 영광 모싯잎을 사용해 믿고 먹을 수 있는 건강한 먹거리다.
아주까리

일행들이 정자에서 뒤풀이를 하는 사이 38코스 종점 인증 사진을 담기 위해 잰걸음으로 다녀온다.

 

답동 경로당과 태일팬션을 지나자 도로 포장 공사중이다.

 

하사리와 약수리의 평야 지대를 지나 백수읍 백암리에 들어서면서 아름다운 백수 해안 도로가 시작되는 답동마을에서 38구간은 끝이난다.

 

서해랑길 38구간은 걷는 길이 여행이 되고 돌아온 후에 추억이 되는 곳이다.

 

영광은 4대 종교 성지다. 한 도시에 4대 종교의 성지가 공존하는 곳은 세계에서 유일하다. 안타깝게도 아직 홍보가 부족해 성지를 찾는 관광객과 순례객들의 발길은 만족할만한 수준이 못 된다. 

 

영광에서도 오지였던 백수읍은 2003년 백암리~길용리 16.8㎞ 백수해안도로 개통으로 교통 상황이 크게 개선됐다.

이 도로는 개통과 동시에 경관이 빼어난 해안 드라이브 코스로 소문나며 2006년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고, 2011년 ‘대한민국 자연경관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한마디로 영광스러운 관광 명소다.

2022년 11월 이곳부터 시작되는 서해랑길 39구간부터 매년 겨울철에 이어서 58구간 선도리갯벌체험관이 있는 홍원항까지 이미 걸었다.

 

서해랑길 38코스 종점이자 39코스 시점에 모시송편 가게(무인가게)가 있다.

영광모싯잎송편은 담백하고 쫄깃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인 전남 영광군의 대표 특산물이다.

서해안의 깨끗한 갯바람을 맞고 자란 영광 모싯잎, 영광 쌀, 영광 동부 콩을 사용해 정성스럽게 빚은 '영광모싯잎송편'은 2017년 지리적표시 제104호로 등록됐다.

 

영광모싯잎송편은 건강한 송편을 넘어 예로부터 고된 농사일 후 간식용으로 이웃과 나눈 전통이 있다.

1970년대 후반 영광군 시외버스터미널을 중심으로 모싯잎송편 가판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2000년대 모싯잎 송편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떡 가게가 생기면서 전국적으로 판매가 확대됐다. 현재 영광에는 141개의 모싯잎송편 제조업체가 있으며, 연간 생산량은 3,600톤, 연매출 300억 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영광군의 경제 활성화와 고용 창출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한국일보]

 

대전으로 귀가하는 길에 답동 주민 한 분이 가장 맛있는 집이라고 추천한 '반달 모싯잎 송편' 판매장에서 모시 송편을 구매한다. 주인장이 맛보기로 준 송편은 쫀득하고 맛도 훌륭하다. 

송편 소는 흑임자(검은깨), 기피(하얀팥 고물), 통동부콩 등 다양하여 취향대로 고른다. 1박스 20개 만원으로 가격도 착한 편. 모두들 양손 가득 송편 박스를 들고 버스에 오른다.

판매장이 한꺼번에 몰린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