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차(6월16일, 일)
후텁지근한 열기와 쪽빛 파도가 일렁이는 바다, 그리고 야자수가 어우러져 동양의 하와이라 불리는 하이난다오(해남도, 海南島)는 풍경부터 동남아 휴양지의 이국적인 매력을 물씬 풍긴다.
아침 6시에 일어나 숙소 근처 싼야강변을 7km 조깅한다. 가랑비가 내린다.
숙소로 돌아와 샤워하고 잠시 휴식을 취하는 사이 비가 그친다.
8시. 호텔 1층 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수영장과 정원이 예쁜 호텔 뒤편을 거닌다.
11시 30분. 호텔 로비에서 가이드와 만나 점심을 먹으러 식당(源味樓)으로 간다.
중국 현지식으로 비교적 우리 입맛에도 잘 맞다. 일행 모두가 만족해한다.
가이드가 시원한 칭다오 맥주를 서비스로 제공한다.
기분좋게 점심식사를 마치고 전용 버스를 타고 10분 정도 이동하여 녹회두(鹿回頭)공원에 도착한다.
기온은 31도인데 습도가 높아 체감온도는 45도 정도라고 한다. 그늘은 시원하여 양산이 필수다.
몇 걸음 걷자 온몸이 흠뻑 땀으로 젖는다.
전동카트 (옵션 10달러)를 타고 산 중턱까지 오르고, 이후엔 정상까지 걸어 올라간다.
전동카트에서 내리자 눈 앞에 활처럼 둥글게 휜 싼야베이가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쌍둥이처럼 닮은 다섯 개의 건물이 우뚝 선 곳은 두바이를 본떠 만들었다는 '봉황도(피닉스 아일랜드)'다.
싼야의 랜드마크인 봉황도는 길이 약 395m에 달하는 다리로 육지와 이어지는 인공 섬으로, 중국에서도 풍수지리적으로 명당이라고 한다.
봉황도에 있는 다섯 개의 건물은 봉황둥지에 다섯 개의 알을 형상화한 것으로, 여러 호텔과 주거 단지, 쇼핑 거리, 레스토랑 등 각종 시설들이 자리해 쇼핑과 식사는 물론, 숙박까지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정상을 향해 천천히 10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12m 규모의 고개를 돌린 사슴상을 만날 수 있다.
녹회두(鹿回頭)는 '사슴이 고개를 돌린다'라는 뜻으로, 여(黎)족의 설화에서 따온 것이다.
사냥꾼이 사슴을 쫓아 싼야까지 왔고, 절벽에 몰린 사슴이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돌리자 어여쁜 여인으로 변했다.
사냥꾼은 그 여인과 결혼해 여(黎)족 마을을 이뤘다는 전설이다. 하이난섬의 원주인이 여(黎)족이라 만들어진 설화다.
대동해(大東海)와 세 개의 바다 물길이 합쳐지는 삼합해의 시원한 바다 풍광이 아름답다.
다시 전동카트를 타고 내려오는데 바람이 너무 시원하다.
전용버스를 타고 하이난의 명동이라고 불린다는 푸싱지에(解放路步行街)로 이동한다.
과거에 인기가 많은 방문지였으나 현재는 번화가가 대부분 대동해 지역으로 옮겨 상대적으로 한산해졌다고 한다.
각종 현지 먹거리와 티백을 파는 '해남특산품점', 하이난 특산품인 천연 진주를 살 수 있는 상점, 합리적인 가격의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상점 등이 여럿 자리해 기념품 쇼핑을 하기 좋다.
명동보다는 동대문 타운에 가깝다는 느낌이다.
2층에는 의류, 신발, 가방 등을 파는 곳이다. 2층 상점에서 반바지를 2벌(100위안) 쇼핑해서 갈아입으니 날아갈 것 같다.
참고로, 다양한 종류의 뷰티 제품과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체인 드럭스토어 ‘왓슨스’와 망고 주스로 유명한 과일 주스 전문점 ‘58도씨’도 있다.
중국 현지인들은 스마트폰을 이용한 알리페이(간편결재)가 보편화되어 있지만, 여행객들은 사용이 불가하므로 현금을 써야 한다. 여행객들도 알리페이를 설치해 가면 매우 편리하다.
15시. 전용 버스를 타고 약 30분 이동하여 천애해각(天涯海角)에 도착한다.
천여 년 전에 하이난은 대륙의 끝, 척박한 귀향지이기도 했다. 당대 유명 시인인 소동파는 하이난에서 유배하며 말년에 찬란한 문학 업적을 많이 남겼다. 소동파는 남중국해를 바라보며 더 이상 나아갈 곳도 희망도 찾아볼 수 없었던 절망을 <하늘의 끝, 바다의 끝(天涯海角)이라 표현했다.
하이난은 600년 전 이슬람교도들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을 못 찾아 다시 돌아와 정착하기 시작한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무슬림(이슬람교도)을 돌아온 민족이라 하여 중국에서는 회족(回族)이라고 부른다.
바다에 손가락 하트 모양의 일월석(X 바위)은 하늘의 뜻을 거스르면 안 된다는 의미라고 한다.
전동카(옵션 10달러)를 타고 남태평양 해안선을 따라 관광한다.
하이난은 중국이지만 동남아보다 더 동남아의 정취가 느껴진다.
출구 쪽 과일 가게에는 과일의 황제 두리안을 비롯하여 망고, 파인애플, 수박, 잭푸룻 등 열대과일들이 관광객을 유혹한다.
상인들이 스콰이! 싼 거(10원에 3개!)를 외치며 호객 소리가 시끌시끌하다.
저녁 식사를 위하여 현지 맛집 (相柳人家)으로 이동한다.
현지식으로 배부르게 먹고 숙소로 이동한다.
숙소 길 건너편 대형마트에서 캔맥주와 땅콩 등 안줏거리를 사서 방으로 돌아온다.
샤워하고 한방에 모여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22시 취침.
3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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