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일(화)
한낮 최고기온 24.6도. 초여름 날씨다.
약속 장소로 걸어간다. 갑천변 반영이 멋진 아침이다.
오늘 산행지는 대둔산이다. 대둔산의 옛 이름은 ‘한듬산’이다. 클 한, 덩어리 듬, 즉 큰 바윗덩어리 산이라는 뜻이다.
일제 강점기에 이름을 한자화해 ‘한’은 대(大)로 고치고 ‘듬’을 이두식으로 가까운 소리가 나는 둔(芚) 또는 둔(屯) 자로 고쳐서 대둔산이 된 것이라 한다.
대둔산은 대전에서 차로 1시간 이내에 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서 대전 시민들이 당일 근교 산행으로 많이 찾는다.
경관이 뛰어난 완주군 방면에서 시작하는 코스가 가장 인기가 있다.
17번 국도상에 있는 배티재(이치)는 임진왜란 때 이치 전투가 있었던 곳이다. 대둔산 휴게소에는 이를 기념한 이치 전적비도 있다. 배티재를 넘어 약 1km를 더 가면 대둔산 도립공원 입구다.
대둔산은 전북 완주와 충남 논산·금산의 경계를 이루며 걸쳐 있어, 산은 하나지만 충남과 전북 모두에서 각자의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주차장에 주차(무료)하고 슈퍼에서 즉석 김밥을 사서 배낭에 넣는다.
오늘 산행은 대둔산 케이블카 주차장에서 출발하여 케이블카 승강장을 지나 구름다리를 건너고 삼선 계단을 올라 정상인 마천대에서 점심을 먹고 칠성봉 전망대와 용문 계곡을 통해 하산하여 원점 회귀하기로 한다.
완주군 운주면 산북리 집단시설지구. 이곳에 대둔산 7부 능선까지 한 번에 오르는 케이블카가 있다. 정상까지 가는 건 아니고 구름다리 근처까지 간다.
케이블카 길이는 927m, 소요 시간은 편도 약 6분. 요금은 2024년 4월 기준으로 성인 왕복 15,000원, 편도 12,000원.
정상에 가려면 케이블카를 내려서도 약 700m 거리는 걸어야 한다. 상부 정류장에 내리면 정상까지는 1시간 정도면 오를 수 있다.
케이블카를 타지 않고 걸어서 올라간다.
시작부터 돌계단으로 경사도 만만치 않다.
대둔산은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극찬을 아끼지 않은 산이다.
해골에 고인 물을 마시고 “진리는 밖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자기 안에서 찾아야 한다”라는 깨달음을 얻은 원효대사는 대둔산 경치에 반해 무려 사흘을 둘러보고도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동심 바위는 원효대사가 보고 감탄한 곳이다.
고개를 숙인 듯 기묘한 모습의 동심 바위는 원효대사를 어린이 마음으로 돌아가게 했다.
의병장이던 영규대사와 관련이 있는 금강문쪽은 탐방객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공사로 통제되어 케이블카 상부정류장쪽으로 우회한다.
케이블카 내리는 곳 위쪽에 전망대휴게소가 있다. 시야가 시원하다. 상부 정류장에서 마천대까지 넉넉잡아 50분 정도 걸린다.
대둔산에서 유명한 것이 금강 구름다리인데 이는 임금 바위와 입석대 사이를 가로질러 놓은 다리다. 높이 81m, 길이 50m. 이 다리를 지나서 정상으로 가다 보면 가파른 계단이 나온다. 삼선 계단이라 하는 유명한 계단. 경사가 51도라 한다. 다리나 계단을 작게 만들어서 모두 일방통행으로 하산 시에는 이용할 수 없다.
케이블카 상류정류장에서정상까지 거리는 700m 정도지만 가파른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어 쉽지 않다. 5~10분 정도 오르면 임금바위와 입석대를 잇는 높이 81m, 폭 1m의 금강 구름다리가 있다.
1977년 도립공원 지정하면서 우리나라 최초의 구름다리로 처음 만들어졌고, 1985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다시 만들어졌다. 폭 1m에 길이 50m 정도의 작은 다리지만 고도감이 상당하다.
금강 구름다리를 건너면 약수정이 나오고 여기서 삼선계단 (1985년 건설)를 올라 왕관바위로 간다. 철 계단인 삼선 계단은 경사도가 엄청나 짜릿한 스릴을 맛볼 수 있다. 이후 정상까지 가파른 계단이 이어진다.
호남의 소금강 대둔산(大屯山·878.9m)은 전북 완주와 충남 논산, 금산의 경계를 이루며 솟아 있다. 이 가운데 주능선 남쪽인 완주 방면에 형성된 기암 지대의 경관이 빼어나다.
바위산인 대둔산(大屯山 877.7m)은 ‘작은 설악산’ 또는 ‘호남의 금강산’이라는 별명을 가진 산이다.
최고봉인 마천대(摩天臺)는 문지를 마(摩), 하늘 천(天)을 써서 "하늘에 닿는다"라는 뜻으로 원효대사가 붙인 이름이라 한다.
정상인 마천대를 비롯하여 사방으로 뻗은 능선에는 바위와 수목이 어우러져 경관이 뛰어나다.
마천대에서 먼 북쪽으로는 계룡산과 대전 시가지가, 먼 남동쪽으로 진안군 마이산이, 먼 서쪽으로 부안군 변산이 보인다.
낙조산장과 낙조대(落照臺)가 보인다. 이곳에서 비박도 많이 한다.
점심을 먹고 북쪽 능선을 따라 낙조대 방향으로 향하다가 용문골로 하산한다. 가파른 돌계단이 이어진다.
용문굴을 지나면 칠성봉 전망대가 나타난다.
찻길을 따라 산북리 집단시설지구로 돌아간다.
대전으로 귀가하는 길에 동구 맛집 산내돌짜장에 들러 저녁식사를 한다. 시원한 동치미가 갈증을 싹 사라지게 한다.
동치미와 단무지는 무한 셀프로 제공된다.
뜨끈뜨끈하게 데워진 돌판에 각종 채소와 해물까지 불 맛을 제대로 입힌 돌짜장은 윤기가 좌르르 흘러 시각과 미각을 동시에 자극함과 동시에 마지막 한 입까지 뜨끈하게 즐긴다. 행복한 또 하루가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