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산행일지

계족산(鷄足山)

2024년 4월 10일(수) 제22대 총선거일

 

대전광역시 대덕구에 위치한 계족산(鷄足山 423.6m)은 집에서 가까워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는 곳이라 자주 찾는 곳이다.

계족산은 산의 이름이 독특하기도 하지만 블랙야크 100대 명산 플러스 인증산이기도 하다.
계족산이 유명해지게 된 것은 2006년 ‘계족산 황톳길’이 생기면서부터다. 장동삼림욕장에서 시작되는 14.5km의 황톳길에는 봄부터 가을까지 맨발로 길을 걷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겨울에는 맨발로 걸을 수 없지만 고즈넉한 숲길 자체로도 훌륭한 걷기길이다.

 

오늘은 비래사에서 출발하는 코스를 이용한다.

선비마을 5단지 아파트 508동 앞에서 왼쪽 고속도로 밑으로 난 굴다리(비래골 입구 안내판)를 지나면 주차장이 있고, 계속 직진하면 비래사까지 콘크리트도로가 이어진다. 옥류각 아래에 승용차 2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있다.

 

비래사에는 계곡의 바위 위에 사계절 옥같이 맑은 물이 흐른다는 2층 누각인 옥류각이 있는데, 우암 송시열 등 당시의 학자들과 학문을 토론했던 곳이다. 건물 아래에는 동춘당이 친히 쓴 ‘초연물외(超然物外)’라 새겨진 바위가 있다. ‘세상의 일에 관여하지 않고 세속을 멀리한다’는 뜻이다.

 

비래사는 본래 은진 송씨 문중의 자제들이 공부하던 강당(講堂)이었다가 사찰로 변한 곳이라고 한다.

산행은 비래사를 지나면서부터 본격적인 시작되어 절고개까지 0.8km 오르막이다. 중간에 약수터가 있다.

 

절고개는 과거 선비들이 한양으로 가기 위해 신탄진 나루터로 가던 길이다.
절고개는 내가 속해 있는 마라톤 동호회 '대전주주클럽'이 일요일 아침마다 모여 임도황톳길을 한바퀴( (약 13km) 달리는 정달(정기적으로 달리기하는 모임) 장소다.

 

절고개부터 임도를 따라 만개한 벚꽃이 절정이다. 절고개에서 여러 갈래의 길이 나뉜다. 직진하는 북쪽 방향이 계족산성으로 올라가는 길이고, 서쪽과 동북쪽으로는 황톳길이 이어진다.


직진하여 계족산성으로 향한다. 절고개보다 훨씬 조망이 좋다. 오른쪽(동쪽)으로는 대청호반이 조망된다.
성재산(해발 399m)에 서면 눈앞에 대청호가 시원하게 펼쳐지고, 멀리 식장산과 보문산도 눈에 들어온다.

 

남문에서  백제의 역사를 엿볼 수 있는 계족산성 위로 올라서면 넓은 평지가 나온다.

남쪽 끝부분 대청호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봉수대가 있었다고 한다. 성벽은 대부분 근래 들어 복원했으나 남벽 일부는 과거 석축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계족산에는 백제 때 축조된 계족산성을 비롯해 30여 개에 달하는 산성이 산재해 있다. 그중 가장 규모가 크고 원형이 잘 보존된 것이 계족산성이다. 삼국시대에 축조된 것으로 평균 해발 420m 높이에 테를 두른 듯 약 1,037m 길이로 돌을 쌓아 만들어진 테뫼식 석축 산성이다. 6~7세가 경 삼국의 접경인 금강 유역을 두고 벌어진 쟁탈전의 현장으로 의미가 있다.

산성의 북쪽 일부가 붕괴되어 복구공사 중으로 6월 중순까지 통행이 제한된다. 

임도로 내려와 황톳길을 따라 임도삼거리로 향한다.

 

임도삼거리에서 봉황정으로 향한다. 봉황정까지는 약 1km이다.

 

계족산은 닭과 연관된 특이한 지명을 가진 산이다. <고려사> 회덕군편과 <세종실록지리지>에는 ‘풍수지리적으로 산의 형세가 닭의 다리와 흡사하다 해서 계족산이라고 불렸다’고 명확하게 유래가 적혀 있다.

그런데 계족산의 옛 이름은 봉황산(鳳凰山)이었다고 한다. 산 이름이 봉황에서 닭으로 극적으로 바뀐 데는 여러 속설이 전해진다.
봉황산 아래에 정착한 송씨 가문에서 ‘보배로운 이름은 감추어야 한다’며 스스로 계족산이라 바꿔 불렀다는 설이 있는가 하면, 이 집안에서 벼슬길에 오르는 인재가 많이 나오자 이를 시기한 사람들이 ‘닭발’이라는 뜻의 계족산으로 격하시켜 불렀다는 이야기도 있다. 또한 산 아래 송촌에 지네가 많아 이를 없애기 위해 지네의 천적인 닭의 이름을 붙였다는 설도 전한다.

 

계족산 정상석은 바윗덩어리 가운데에 설치돼 있지만 실상 정상의 역할은 이곳에서 서쪽으로 200m 뻗어나간 능선에 자리한 봉황정이다. 계족산 서쪽 능선 끝에 날아갈 듯 세워진 정자에 오르면 대전 시가지가 거침없이 내려다보인다.

대전 도심과 금강으로 흘러가는 갑천, 남쪽으로는 계족산 자락인 매봉과 경부고속도로, 북쪽으로는 신탄진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임도삼거리로 내려와 절고개를 경유하여 비래사로 원점회귀하여 산행을 끝낸다. 3시간30분 소요.

절고개
절고게 동북쪽
절고개 서쪽
‘바위를 품은 부부나무’가 눈길을 잡아챈다. 한몸을 이룬 두 그루의 나무가 알바위를 품고 있다.
성재산
성재산에서 바라본 대청호
석재로 두텁게 쌓인 계족산성 남문. 산 능선을 따라 테뫼식으로 쌓았다. 높이 7m, 둘레 1.2km쯤 된다. 이 산성은 백제가 쌓은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1999년 발굴을 통해 신라에서 쌓은 것으로 밝혀졌다.
계족산
봉황정
봉황정에서 바라본 대전시 전경
봉황정에서 바라본 갑천

 

'나의 산행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동 민주지산  (2) 2024.06.04
진안 운장산  (0) 2024.05.29
대둔산  (0) 2024.04.02
충남의 최고봉 서대산  (0) 2024.03.27
수통골 한바퀴  (0) 2024.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