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22일(월)
엘칼라파테-(항공)-우수아이아-숙소체크인-택시투어(티에라 델 푸에고 국립공원, 불의땅)
아침에 긴급회의가 열린다.
모레 24일(수)에 아르헨티나 교통 파업으로 모든 항공기 운항이 멈춘다고 한다. 그래서 부득이 일정을 변경해야 하는데, 우수아이아에서 하루 먼저(내일) 부에노스아이레스로 가는 방안(1)과 하루 늦게(글피) 가는 방안(2)중 일단 (1)안으로 잠정 결정하고 추이를 보고 확정하기로 한다.
8시 부터 두조로 나누어 아침식사를 하는데 앞 조를 신청하여 먼저 식사를 한다.
양치하고 캐리어와 소지 짐을 정리하고 가족들에게 안부를 전하고 휴식한다.
10시 전용버스를 타고 엘 칼라파테 공항으로 출발한다.
LAC941 검문소를 통과한다. 공항까지는 약 30분 소요. 아르헨티노 강 옆에 위치한 칼라파테 공항은 평화롭다.
아르헨티나 항공은 캐리어 무게 제한이 15kg이다. 공항 수화물을 옮기는 노동자의 보호를 위한 조치다.
나의 캐리어 무게는 20kg. 오버차지 4200페소를 지불하고 보안 검색대를 통과한다.
국내선이라 생수, 과일, 음료수의 기내 반입이 가능하다.
점심식사는 공항 게이트 앞에서 각자 준비한 것으로 해결한다. 대부분 어제 팀장에게 김밥(8000페소)을 주문했다.
난 어제 저녁으로 먹으려고 준비했던 빵과 잼 그리고 주스, 과일로 점심식사를 한다.
13시. 항공기 탑승이 시작된다.
우수아이아까지는 870km, 약 1시간 10분 정도 소요된다. 우수아이아 공항에 도착하여 캐리어를 찾는다.
이곳은 특이하게 다시 캐리어와 소지한 짐을 모두 보안검색대를 통과하고 공항을 빠져나온다. 바닷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남미 대륙에서 가장 남쪽 끝에 위치해 '세상의 끝 (Fin del Mundo)'이라고도 불리는 항구도시 우수아이아 (Ushuaia)는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비글해협에 위치해 있어 남극 항로의 기점이기도 하다. 은빛 설산이 품은 우수아이아 시는 약 7만4천 명이 살고 있는 아르헨티나 남단의 작은 섬이지만 자연이 살아 숨쉬는 곳으로 크기가 크지 않아 쉬엄쉬엄 걸으며 정취를 느끼기에 좋은 곳이다.
15시 전용버스에 오른다. 약 15분 정도 이동하여 숙소인 빌라 브레시아(Villa Brescia)에 도착하여 체크인하고, 416호를 배정 받았다. 자유시간이다.
산책, 휴식, 장보기, 킹크랩 먹기, 택시투어 등 각자 좋아하는 방식으로 자유시간을 즐긴다.
남자 5명과 여자 몇분이 택시투어를 신청한다.
☆개인적으로 택시투어는 비추천. 버스 시티투어나 비글해협 산책을 추천한다.
임영선씨가 팀장을 도우러 호텔에 왔다.
우리나라 TV프로그램 '서민갑부' 200회에 소개된 적이 있는 분이다. 아들 이름을 따서 '다빈이네' 민박집을 운영한다.
이곳을 여행하는 한국 여행객들에게는 인간미 넘치고 정겨운 한인 민박집 여사장님으로 알려져 있지만, 우수아이아에서는 30년 동안 화훼(꽃)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화훼농장주로 더 유명하다고 한다. 농장 이름은 한국인의 농장이란 뜻의 '비베로 꼬레아노(Vivero los coreanos)'이다.
16시 25분 띠에라 델 푸에고(Tierra del Fuego) 국립공원 택시 투어(투어비 28달러+공원입장료 12000페소)를 떠난다.
민박집 여사장님이 콜해 준 택시 3대에 나누어 타고 띠에라 델 푸에고 국립공원으로 향한다.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비글 해협에는 커다란 크루즈가 2대 정박중이다. 시가지를 벗어나자 비포장도로다.
우수아이아를 품고 있는 이섬의 이름은 티에라 델 푸에고, 즉 '불의 땅'이다. 1520년 마젤란이 이곳을 발견당시 원주민들이 불을 피우고 있는 모습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티에라델푸에고는 진화론을 주장한 영국의 찰스 다윈이 탐사선 비글호를 타고 도착한 비글해협과 맞닿아 있다. 비글해협 건너편은 칠레땅이다.
아쉽게도 도착한 시간이 늦어 땅끝 우체국은 이미 문이 굳게 닫혔다. 이곳에서 한국으로 엽서를 보내면 약 한 달 후에 도착한다고 한다. 바깥에서 기념사진만 남긴다. 우체국 앞 우체통의 색깔이 노란색으로 바뀌었다. 사막여우가 보여 발걸음을 멈춘다.
현지인들이 한가로이 쉬고있는 아시가미 호수(Lago Acigami)로 옮겨 호수 주변을 거닌다.
아시가미 호수(Lago Acigami)는 아르헨티나와 칠레의 공동 수역이다. 호수의 아르헨티나 구역은 로카(Roca), 칠레 구역은 에라주리스( Errázuriz)에 해당한다. 이 두 이름은 1899년 해협 소송을 종결시킨 양국 대통령 Juilo Argentino Roca (아르헨티나)와 Federico Errázuriz Echaurren (칠레) 의 성 에서 유래되었다.
아시가미( Acigami)는 호수의 원주민 아간(Yagan)언어로 '길쭉한 바구니' 또는 '가방'을 의미하며 2008년에 복원되었다. 다만, '로카'라는 이름을 계속 사용하는 것도 허용했다.
네그라 호수(Laguna Negra)로 옮긴다. 하늘은 티없이 맑고 바다는 쪽빛으로 출렁이며 호수는 평화롭다.
이곳은 RUTA3의 종점이기도 하다.
숙소로 돌아온다. 끓인 물에 라면스프와 고추장을 풀고 바게트빵을 찢어 넣어 죽을 만들어 저녁식사를 한다. 후식은 천도복숭아. 숙소 앞에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다. 베스킨라빈스31과 비슷한다.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정말 맛있다. 꼭 먹어보기를 추천한다.
숙소에서 샤워를 하면서 속옷을 빨아 옷장에 널고 휴식을 취한다.
남미여행은 이전까지 여행과는 차원이 다르다.
시간적 여유가 없다. 엄청 체력 소모가 많다. 그래서 피곤이 누적된다.
사실은 나의 욕심때문이다. 다시 오기 어려운 먼곳에 왔으니 가능한 많은 것들을 보고 느끼고 기억에 담고 싶어서 휴식시간을 갖지 못해서다.
도로, 편의시설, 통신, 치안, 시스템 등 모든 게 편리함과 빠름에 익숙한 우리에겐 답답하고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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