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20일(토)
피츠로이 트레킹-(전용버스)-엘칼라파테-숙소-자유시간
스위스, 이탈리아의 마테호른, 네팔의 마차푸차레, 네팔의 아다마블람, 페루의 알파마요, 아르헨티나의 피츠로이를 세계 5대 미봉으로 꼽는다. 오래 전에 스위스와 네팔을 여행하면서 마테호른과 마차푸차레를 보았다. 피츠로이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새벽 1시 30분 기상.
배낭을 챙겨 로비에 모인다. 오늘 새벽 산행은 9명이 예정이었으나 여자 2명이 불참한다.
2시 정각, 남자 5명 여자 2명이 숙소를 출발한다.
피츠로이 등산로에 많은 사람들이 있을 줄 알았는데 아무도 없다.
모두 초행길이라 한차례 알바를 하고 우여곡절 끝에 산행들머리에 들어선다. Avenida San Martín 주차장에서 트레킹 시작. 국립공원임에도 입장료와 캠핑장 이용료가 무료다.
쏟아지는 별빛 아래 랜턴 불빛으로 칡흑같은 어두움을 밀어내며 앞사람의 발걸음만 따라 걷는다.
잠시 쉬면서 랜턴불빛을 모두 끄니 하늘 가득히 별이 반짝인다. 우유니 사막에서 보았던 그 모습이다. 황홀하다.
얼마를 걸었을까 갑자기 뒤에서 인기척이 나더니 금자씨가 나타난다.
혼자 뒤늦게 출발하여 따라온 것인데 우리가 알바하는 바람에 합류할 수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트레킹 코스라는 명성에 걸맞게 오밀조밀한 변화가 아름답다. 작은 개천도 흐르고 외나무다리도 건너는 등 지루하지 않도록 변화를 준다.
카프리호수(Laguna Capri)를 지나면서 모두의 발걸음이 빨라진다. 멀리 로스 뜨레스 호수(Laguna de los Tres)를 향해 오르는 랜턴 불빛이 장관이다.
아마 아래 캠핑장에서 야영을 하고 오르는 사람들일 것이다.
캠핑장 근처에서 또 한번 알바를 하고 가던 길을 되돌아나와 길을 제대로 찾았다.
캠핑장을 지나면 빡세게 1시간 정도 가파른 오르막 너덜길이다. 마치 지리산 법계사에서 천왕봉을 오르는 길과 비슷하다.
벌써 동녘하늘에 붉은 기운이 감돈다. 일출 시각까지 남은 시간 45분.
불타는 고구마를 보지 못할 거라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진다. 자갈 너덜길을 빠르게 치고 오른다.
마지막 언덕을 남기고 해가 떠오른다.
세계 5대 미봉 중의 하나인 피츠로이봉의 불타는 고구마를 보려는 욕심은 물건너 갔다.
마음을 비우니 오히려 여유가 생겨 걸음이 가벼워진다. 느긋하게 오른다.
피츠로이 산은 높이 3405m로 아르헨티나와 칠레의 국경에 위치한다. 날카로운 봉우리가 솟아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피츠로이라는 이름은1834년 다윈이 탑승한 비글호의 함장 피츠로이를 기념해 붙인 이름이다.
로스 뜨레스 호수(Laguna de los Tres )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해발 750m)에서 기념사진을 남기고 사과 한조각으로 허기와 갈증을 달랜다. 산 정상의 구름과 1000m 가 넘는 수직절벽 아래 빙하호수가 어우러져 장관이다.
그 사이 다른 일행들이 속속 도착한다. 땀이 식으니 춥다.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 혼자 하산을 서두른다.
오르면서 어두움 속에 가려 보지 못한 아름다운 풍광들이 눈에 들어온다. 카프리 호수에 피츠로이 봉우리의 반영도 멋지다.
아르헨티나 국기의 색깔은 하늘색과 흰색이 섞여 있다. 이곳에 와보면 왜 아르헨티나 국기가 하늘색과 흰색인지 이해가 간다. 하늘색은 옥빛 호수, 그리고 흰색은 호수 뒤로 보이는 설산을 의미하고 있기 때문이다.
9시에 출발하여 카프리 호수까지 트레킹 하는 일행들이 올라온다.
10시 30분 하산완료. 왕복 20.4km 산행시간 8시간 30분.
비록 바라던 불타는 고구마를 보지 못했지만 비슷한 고구마를 보았으며 야간 산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음에 감사하다.
10시 40분 호텔에 도착하여 아침 겸 점심으로 작가팀이 나누어 준 양고기를 안주삼아 정상에서 먹으려던 캔맥주 한 캔을 비운다.
새벽 4시에 출발하여 카프리호수에서 불타는 고구마를 본 작가팀이 고맙게도 귀한 사진을 공유해 준다. 그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피곤이 밀려온다. 쇼파에 앉아 쪽잠을 잔다. 자유시간으로 흩어졌던 일행들이 속속 호텔 로비로 도착한다.
15시 30분. 버스를 타고 엘칼라파테로 출발한다.
버스에 타자마자 곧장 잠에 취해 곯어 떨어진 사이 잠깐 휴게소에서 화장실을 다녀오고 또 곯아 떨어진다.
18시 20분. 교민이 운영하는 호텔 에코비스타(ECO VISTA)에 도착하여 체크인을 한다.
서울대 사범대 수학과 출신으로 수학교사를 하다 1978년 이민오신 사장님 부부와 아들이 반갑게 맞아준다.
참고로 세탁서비스가 가능하다. 한번에 8000페소. 룸에이트와 모아서 하면 이익이다.
일행 중 몇 분은 추첨을 통해 주방이 있는 옆 건물 리조트로 업그레이를 받았는데 주방이 있어 음식을 조리해 먹었다고 한다.
샤워를 하고 장보기에 나선다. 바람이 차다. 경량패딩과 바람막이가 필요하다.
호텔이서 5분 거리에 슈퍼가 있고, 10분 거리에 다운타운이 있다.
참고로 숙소에서 나와 왼쪽으로 3분 걸어가면 만나는 포장도로에서 우회전하여 첫번째 파란색 건물이 슈퍼마켓이다.
일본라면을 파는데 아쉬운대로 우리 입맛에도 맞는다. 장바구니로 사용할 작은 쌕을 준비하면 편리하다.
에그타르트와 천도복숭아, 오렌지 주스, 생수를 구입하여 숙소로 돌아와 저녁을 먹는다.
교민이 운영하는 숙소라 편안한 느낌이 든다. 방에서는 와아파이가 잘 안되어 로비 쇼파에서 시간을 보내다 올라가 잠을 청한다. 피곤했는지 금새 곯아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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