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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맥 길따라

낙동정맥10(주산재-통점재)

산행일시 : 2010년 11월 21일(일)

산행코스 : 우설령-주산재-별바위-피나무재-611.6봉(삼각점)-질고개-강한봉(785봉)-유리산(805봉)-간장현-통점재

소요시간 : 8시간 30분

동행 :귀연산우회 16명

 

 

가족들과 가을 나들이를 다녀오느라 낙동정맥 두 구간을 쉬고 다시 정맥길을 걷기 위해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각에 배낭을 챙겨 집을 나선다. 버스에 올라 자리를 잡고 토막잠을 청해 보지만 불편하다. 대전에서 청송까지는 3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가로등이 졸고 있는 공터에 정차하고 아침식사를 위해 라면을 끓인다.


새벽 날씨가 차다. 뜨끈한 라면 국물이 목줄을 타고 넘어가니 온기가 온몸에 전해진다. 겨울철 경방기간이어서 주왕산 국립공원지역은 출입이 통제되어 다음 기회로 미루고 오늘은 주산재에서 통점재까지 이어가기로 한다. 우설령에서 하차하여 랜턴 불빛으로 길을 밝히며 주산재로 향한다.

 

 '우설령'은 '양설령'이라고 부른다. 양설영은 '兩雪嶺'이나 ‘兩'자가 '雨'로 오기되어, '雨雪嶺' 우설령으로 표기된 것이다. 이곳은 달산면 봉산리와 청송군 부동면과 경계를 이루고 있는 지역이고, 원래 ‘주산리' 라고 불렸으나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봉산동'이라 편입하였다.  우설령에서 주산재까지는 약 20여분이 소요된다.

 

'주산재(별바위재)'는 영덕과 청송을 연결하는 유일한 재로 당시 영덕의 수산물과 청송의 농산물을 지게에 담아지고 많은 사람들이 넘나들었다 한다. 또한 이 재로 향하는 골이름이 '설티골'인데 이를 보아 양설령에 대한 지명유래는 잘 나타나 있지는 않자만 '눈(雪)'과 고개 '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된다.


주산재에 서면 남쪽으로 커다란 봉우리가 시야를 가로 막는다. 별바위다. 별바위는 한자로 '성암(星岩)'으로 '별이 손에 닿을 듯 높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지명에 얽힌 이야기로는 옛날 한 선비가 과거시험을 보러 가던 중 재를 넘어가다 우연히 바위를 쳐다보니 바위사이에 별이 떠 있었다, 선비는 이 별을 보고 소원을 빌었고 그 후 소원대로 과거에 급제하였다. 그 후 마을 사람들은 이 바위를 별바위라 부르고 소원을 빌었다고 전해온다. 탁트인 조망이 시원스럽게 펼쳐지고 산아래 주산지가 한 눈에 들어온다.

 

△별바위-이번 구간 최고의 전망대로 주산지가 한 눈에 들어온다.

 

청송군 부동면 이전리에 위치한 주산지는 조선 숙종 때인 1720년에 조성하기 시작해서 경종 때인 1721년에 완공된 작은 저수지다.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본격적인 유명세를 탔고, 많은 사진작가들이 찍은 서정적인 사진이 공개되면서 출사여행지로 주목받게 되었다. 지금은 사진을 찍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한 번쯤은 가봐야 하는 장소로 통한다.

 

△별바위에서 바라본 주산지의 새벽

 

왼쪽으로 쏟아져 내리는 길을 내려서면 하늘과 통(通)한다는 통천문(通天門)과 만난다.  거대한 암장 밑동에 있는 통천문 밖에는 깎아지른 절벽이다. 돌을 던지니 아래로 한참을 떨어지는 소리가 난다.

 

△통천문

 

동쪽 하늘에 붉은 해가 머리를 내밀더니 순식간에 그 모습을 드러낸다. 10분만 더 일찍 진행했으면 탁트인 바위전망대에서 멋진 일출을 볼 수 있었는데 아쉽지만 그런대로 산에서 보는 일출은 언제나 멋진 장면을 연출한다.

 

△일출

 

편안한 능선길을 지나 피나무재로 내려선다. 주왕산(721m)을 비롯하여 무포산(718m)과 무장산(641m)이 속해 있는 경상북도 청송군 동부의 부동면(府東面)에서 이어지던 914번 지방도가 내룡리와 봉산리를 거쳐  영덕으로 넘어 가는 고갯마루다. 이름과는 달리 피나무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

 

△피나무재1

△피나무재2

△피나무재3

△피나무재4

 

피나무재 철망펜스 하단의 틈사이를 비집고 통과한다. 구멍이 낮아 배낭과 사람이 함께 통과 못하고 배낭 먼저 넣고, 그 다음 사람이 기어 들어간다.

 

 

곧바로 LG텔레콤 통신중계시설이 보인다.

 

 

봉우리를 하나 넘으면 임도 삼거리다. 청송군 부동면 라리(羅里)와 이전리, 부남면 화장리(花場里)로 갈라지는 갈림길에 이정표가 서 있다.  정맥길은 부남 화장방향으로 이어진다.

 

 

 

△임도와 나란하게 정맥 마루금이 이어진다.

 

임도 가장자리에 산을 향하여 펄럭이는 깃발을 단 깃대처럼 소나무가 늠름하게 서 있다.

 

△정맥마루금은 임도를 가로질러 이어진다.

△자작나무 조림지

△611.6봉 삼각점

 

질고개는 청송군 부남면과 부동면의 경계로 청송 부남-영덕 옥계를 잇는 930번 2차선 포장도로가 지난다.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고 질척질척한 진흙이 고개 마루를 뒤덮고 있어 이 고개를 지나가는 사람들을 불편하게 할 정도였다"고 해서 질고개라 불렀단다. 지금은 잘 포장된 2차선 도로가 있어 고개마루 가장 자리의 습지에서나 옛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부남면은 예전 청송부의 남쪽에 위치하므로 부남면(府南面)이라 하며, 부동면은 청송부의 동쪽에 위치하므로 부동면(府東面)이라 한다. 

 

△질고개1

△질고개2

 

'청(靑)'은 푸른색, 봄, 동쪽, 젊음, 고귀함을 상징한다. 따라서 지명에 있어서의 청은 동쪽에 있는 불로장생의 신선 세계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으며, 소나무(松)는 사철 푸른빛을 띠어 절조(節操), 장수(長壽), 번무(繁茂)를 상징한다. 그러므로 청송은 동쪽에 있는 불로장생의 신선 세계,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에 가장 적합한 이상의 세계를 뜻한다.


△질고개3 

△질고개4-부남면

△질고개5-부동면

△산불감시초소

△부동면-멀리 별바위(맨 뒤쪽 중앙)도 조망된다.

△묘지-점심식사

△발목까지 빠지는 운치있는 낙엽길을 따라...

 

산행 지도에는 헬기장 표시가 2개만 되어있다. 첫번째 헬기장은 785봉(강한봉)이고 마지막은 805.5봉이 맞으나 선답자가 표시한 유리산이라는 이름은 어느 지도에도 없다고 한다.


△헬기장(785봉)

△헬기장(785봉) 삼각점

△강한봉(785봉)

 

△유리산(805봉)

 

 △호젓한 산길을 따라 ...

 

호젓한 산길을 따라 간장현으로 내려선다. 간장현(干長峴)은 움퍽 파인 고개다. 산기슭에 생긴, "간장마을에서 올라오는 고개라서 부쳐진 이름"이라고 한다. 진행 방향 우측으로 내려가는 간장마을 이름에서 유래된 지명이지만 멀리서 보면 긴 방패처럼 생겨서 부쳐진  이름으로 방패 간(干), 긴~장(長)을 쓴다.

 

△간장현

 

산행은통점재에서 끝이난다. 통점(通店) 재는 포항시 죽장면과 청송군 부남면을 잇는 68번 2차선 포장도로가 지난다.  옛날 이 마을에 통점이라는 사기 만드는 곳이 있었다 하여 통점리라 하는데 그 통점리를 통하여 고개를 넘는다 하여 통점재라 하였다고 한다. 통점리는 예전에 사기그릇 공장이 있었으며 많은 가구가 생업으로 이어 왔으나 울진삼척 무장공비가 침투한 사건 후 정부에서 그 아래 중기리로 이주 시켰다고 한다. 지금은 외딴 가구 2채와 조그만 암자만 남아 있다고 한다. 

 

△통점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