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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맥 길따라

낙동정맥6(한티재-검마산자연휴양림)

산행일 : 2010년 9월 5일(일)

산행코스 : 한티재- 추령- 635봉- 왕릉봉- 덕재- 검마산자연휴양림 갈림길- 검마산자연휴양림

동행 :귀연산우회 23명 

 

태풍 '말로'의 영향으로 전국이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었지만 정맥꾼들의 열정을 막을 수는 없다. 경부고속도로 구미톨게이트를 빠져나가 국도를 타고 진행하다 가산톨게이트에서 중앙고속도로로 들어선다. 아침식사를 위해 군위요금소에서 정차한다. 운무가 가득한 휴게소 주차장은 벌초를 하기 위해 이동하는 차량들로 넘쳐난다.

 

 ▲이른 시간임에도 휴게소 주차장은 벌초가는 차량으로 넘쳐난다.

 

오전 8시 45분.  이번 구간 들머리인 한티재에 도착한다. 대전에서 거의 4시간 가까이 소요되는 먼 곳이다.

 

  ▲이번 구간 산행 들머리-한티재

 

경상북도에서도 오지인 영양!

예전에 영양군에서 낙동정맥 영양구간 안내도와 이정목을 세워 낙동정맥 종주자들을 위해 많은 배려를 해주었는데 세월이 흘러 이제는 안내도가 탈색되어 보이지 않고 이정목도 대부분 사라져 안타깝다.

 

[비교]예전 사진

 

단체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낙동정맥 영양 2구간 안내판 왼쪽으로 정맥 마루금이 이어진다.

 

 

능선으로 올라서자 오른쪽 멀리 해와 달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다는 일월산이 우뚝 솟아 시야에 들어온다.


 ▲일월산(맨 뒤쪽 높은 봉우리)

 

 

 

 

  ▲가지버섯

 

崔氏 묘지를 지나 우천재로 내려선다. 왼쪽으로 평화롭게 보이는 마을이 우천마을이다.  해발 6백여m의 높은 분지로 된 곳으로, 늪으로 된 내를 중심으로 발달한 마을이다. 춘천박씨 여덟 가구가 이 마을의 삼어출파(三魚出波)란 명당자리에 자리를 잡고 있으며 마을을 감싸고 물이 어리어 흐른다하여 우천(愚川)이라고 부른다.

 

 

우천마을 고추밭 둑을 가로질러 진행한다.

 

 ▲우천(愚川)마을

 

임도로 올라선다. 벌목을 위한 임도공사로 정맥 마루금이 뭉개졌지만 독도를 잘하는 산행대장이 금세 마루금을 찾아내 어려움 없이 진행한다.


 ▲임도 공사로 뭉개진 정맥 마루금

 

추령으로 내려선다.  추령(楸嶺)은 일명 가랫재 이며, 일월면 가천리에서 수비면 오기리로 넘어 굽이굽이 골짜기를 따라 거슬러 올라가는데 '갈림'의 뜻과 가래나무가 많아서 지어진 이름이라 한다.


선답자의 산행기를 보면 이곳 추령에는 추령쉼터가 있었는데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추령쉼터 간판만이 땅바닥에 나뒹굴고 반쯤 부서진 이정목이 나무에 메어져 있다.

 

 

 

 

무더운 날씨에 걸음은 무뎌지고 휴식횟수가 많아지며 휴식시간도 길어진다.

 

 

그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천천히 오르막을 오른다. 완만한 오르막길이지만 무더운 날씨 때문에 진행이 더디다. 나그네들을 위한 예쁜나무 의자가 보이고, 산책로처럼 부드러운 산길은 임도와 만난다.

  

 

임도삼거리에 도착하는 대로 자리를 잡고 점심 도시락을 펼친다. 모두들 힘들어 밥맛이 없는지 물에 말아 억지로 허기를 달랜다.

 

 

 

635봉을 지나면 수많은 아름드리 소나무에 송유를 얻기 위한 송진재취의 상처가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도 그대로 남아있어 안타깝다.

 

 

 ▲일제강점기 송유를 얻기 위한 송진 채취 상처

 ▲참취꽃

 

추령을 지나 한동안 오르다 급하게 떨어지고 계속해서 작은 봉우리들을 넘는다. 집터를 지나 조금 더 진행하면 만나는 완만한 봉우리가  왕릉봉이다.


 

왕릉봉은 멀리서 보면 마치 왕릉처럼 불룩 하다고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왕릉봉 정상에는 당당한 위용을 갖춘 커다란 금강송 한 그루가  정상을 지키고 있다.

 

 

덕재로 내려선다. 덕재는 오기리와 죽파리를 이어주는 고개로 차량 2대 정도가 서로 지날 수 있는 비교적 넓은 비포장도로가 지난다.  오기리는 골짜기에 마을이 자리하고 있으며 마을 앞에 연못인 오기지 (池)가 있어 붙여진 이름이고, 죽파리는 조선시대 짐꾼 장사들인 보부상들이 이곳에 정착하여 마을을 개척하였는데 언덕에 대나무가 많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마을의 본래 이름은 대두들이라고 한다. 오른쪽 장파 사람들은 이 고개를 장파령이라고 부른다. 

 

 

 

바람한 점 묻어나지 않는 무더운 날씨에 온몸은 땀에 흠뻑 젖고, 목마름은 갈수록 심해지며 오르막길의 발걸음은 더욱 무겁기만 하다. 순한 길이 이어진다.

 

 

해가 뜨고 해가 지고, 달이 뜨고 달이 진다. 자연은 그렇게 시간을 만들고 시간을 받아들인다. 그런데 우리는 왜 그렇게도 시간이 아깝고 많은 것을 하려고 애쓸까. 훌쩍 떠난 산행에서도 시간에 휘둘린다. 구름은 구름대로, 물은 물대로, 산은 산대로 내게 말을 걸어온다.

 

  ▲▽오기리마을 전경

 

울창한 소나무 군락지를 지나면 검마산이 그 웅장함을 드러낸다. 휴양림 임도와 만난다. 정맥 마루금은 직진하여 검마산으로 이어지고, 왼쪽 길은 검마산휴양림으로 내려서는 길이다.

 

 

검마산(劒磨山, 1017m )은  정상부가 돌산이라서 석골(石骨)이 공중에 솟은 듯 뾰쪽해서 흡사 칼을 빼 든 모습과 닮아 "검마산"이란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다음 구간 들머리-검마산 오르는 길

 

임도를 따라 검마산 휴양림으로 내려선다. 조금 내려서자 오른쪽 계곡에서 맑고 시원한 물이 흐른다. 계곡수로 갈증을 달래고 휴양림으로 내려서 주차장에서 산행을 마무리한다.

 

 ▲검마산 자연휴양림으로 이어지는 임도

 ▲임도를 따라 내려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시원한 계곡물을 만난다.

 

산림청은 오는 2016년까지 전국 7개 권역 12곳에 산림문화체험 숲길 1천500km를 조성할 계획인데, 우리나라 최대 금강소나무 군락지인 경북 울진 소광리 지역에 금강소나무 숲길 20km를 시범 조성하고, 낙동정맥 구간 중 봉화, 영양, 영덕으로 이어지는 200km도 그 대상이다.

 

지금까지의 등산로가 등정(登頂)을 목적으로 산을 오르는 행위에 비중을 둔 수직적인 개념인 데 비해 산림문화체험 숲길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이용하면서 지역 고유의 산림생태, 문화, 역사 자원을 감상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수평적으로 조성하는 장거리 걷는 길을 뜻한다.

 

 

 

 

휴양림 샤워장에서 온 몸에 찌든 땀을 씻어내니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다. 대전은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내린다는 소식이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