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 2010년 2월 7일(일)
산행코스 : 물레방아휴게소(제천시)-전망대-559봉-너럭바위(구멍바위)-신선대(652m:괴산군)-북바위산(772m)-사시리고개(520m)-715m봉-773m봉-박쥐봉(782m)-급경사-연내골-만수휴게소-주차장 (거리 : 약 11km, 4시간 20분)
대전요금소로 진입하여 30분간 경부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를 질주하고 오창휴게소에서 15분간 머문다. 기승을 부리던 한파가 조금은 누그러져 차창으로 쏟아지는 아침햇살이 포근하다. 오창휴게소 출발 5분 후 증평요금소를 빠져나가 510번 지방도로에서 좌회전하여 충주방면으로 향한다. 10분 정도 진행하고 증평에서 36번 국도로 갈아타고 충주로 향한다.
충주에서 3번 국도로 잠시 갈아타고 진행하다가 다시 36번 국도를 타고 단양방면으로 달린다. 대전에서 2시간. 언제 보아도 아름다운 충주호의 절경이 펼쳐지고 충주호 월악선착장을 지나 곧바로 월악교를 건너자마자 우회전하여 597번 지방도로를 타고 송계계곡으로 들어선다. 월악산 덕주루와 성벽을 지나 조금 더 진행한 후 제천시 10景 중 8景인 송계계곡(松溪溪谷)으로 들어서서 물레방아휴게소가 있는 와룡대(臥龍臺) 주차장에서 산객들을 내려놓는다.
월악산(1097m)과는 송계계곡을 사이에 두고 맞은편에 자리한 북바위산(772m)은 엄연히 개방등산로임에도 불구하고 같은 국립공원인 월악산의 영봉과는 달리 찾는 사람이 드물다.
산행은 송계리 물레방아휴게소에서 시작한다. 들머리는 휴게소 건물 오른쪽의 화장실쪽으로 열려있다. 화장실을 돌아가면 곧바로 산행이 시작된다. 화장실로 가는 길목에 탐방 안내도가 있다.
잠시 숨 돌릴 틈도 없이 시작부터 오르막이다. 소나무의 아픈 상처는 일제강점기에 일본군이 전쟁연료로 활용하기 위해 송진을 채취한 흔적이다. 이곳에는 이 나무뿐만 아니라 수많은 낙랑장송들이 이렇게 상처를 입고 신음하고 있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한다. 광복 6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이 땅의 곳곳에는 이런 일제의 잔재들이 남아 있다.
들머리에서 약 20분 정도 오르면 거치러진 숨을 고를 수 있는 첫번째 멋진 바위 전망대에 닿는다.
등 뒤로 월악산 영봉이 손에 잡힐듯 가깝다. 월악산 국립공원은 1984년 12월 31일에 17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행정구역상으로 충북 제천시, 충주시, 단양군과 경북 문경시 등 4개 시·군에 걸쳐 있으며 북으로 충주호반과 청풍호반이 월악산을 휘감고, 동으로 단양8경과 소백산국립공원, 남으로 문경새재와 속리산 국립공원과 같은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 둘러싸여져 있다.
월악산은 신라의 마지막 태자 김일과 그의 누이 덕주공주가 망국의 한을 품고 은거한 산이다. 달이 뜨면 주봉인 영봉(靈峯)에 걸린 달 모양이 아름답다고「월악」이란 이름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비결잡록에는 "충주월악산하송계 불입병화보신산수"라고 하여 병화를 피해 숨어 살만한 곳으로 기록되어 있고, 그런 연유로 백제나 후백제가 이곳에 궁궐을 지으려 했는데 대신들의 반대로 무산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수도가 될 뻔했다가 "와락" 미끄러졌다고 해서 한때 와락산으로 불리다가 "와락"이 "월악"으로 변했다는 재미있는 유래도 있다.
"북바위산 2.2km, 물레방아 0.8km" 이정표와 함께 해발 480미터 지점에서 타악기인 북을 닮았다 해서 이름 붙은 북바위와 만난다.
바위 한 면이 칼로 도려낸 듯 반질반질한 모습이 이색적이다. 그 바위 오른쪽으로는 슬랩이 시원한 용마산((687.3m)이 우뚝하다.
오르는 곳곳마다 훌륭한 전망대다. 멋진 소나무가 빼어난 암릉과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고 눈이 시릴 정도의 파란 하늘은 마치 가을하늘로 착각이 든다.
영봉과 만수봉을 잇는 월악산 최고의 하늘금은 북바위에서 15분쯤 더 올라가 만나는 슬랩전망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 슬랩은 그 자체로도 아름다워 산객들의 발길을 오래도록 머무르게 한다.
다시 너럭바위가 나오고 또 12분쯤 더 가면 신선대로 불리는 암봉(652m)에 올라선다. 북바위산 1.5km 남은 지점에서 멧돼지 모습의 바위가 눈길을 끈다.
북바위산은 안부에서 능선을 왼쪽으로 돌아 올라가는 목조계단길로 이어진다. 이 계단길을 오르는데 5분쯤 소요된다. 이후 외길 능선으로 올라가면 15분쯤 후에 북바위산 정상에 닿는다.
산이름은 지릅재(597지방국도)에서 북쪽에 자리한 바위산(772m)이라는 연유도 있겠지만 주민들에 의하면 북(鼓)을 닮은 거대한 기암이 있어 " 북바위산 (772m)"이라고 불린단다.
멋진 소나무와 너른 반석이 훌륭한 쉼터를 만들고 있는 북바위산은 월악산 영봉쪽보다는 남쪽의 대간 준봉들을 더 잘 볼 수 있다. 특히 마패봉 너머 부봉이 그려내는 하늘금은 감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양지바른 바위에 걸터앉아 빵과 두유 그리고 과일로 간단히 허기만 채우고 사시리고개로 내려선다. 이정표상의 뫼악동 방향이다.
정상에서 약 20분. 임도가 지나는 사시리고개에 닿는다. 오른쪽이 뫼악동 방향이다. 현재 공단에서 허용하고 있는 지정등산로는 제천시 한수면 송계리 와룡대에서 충주시 상모면 사문리 뫼악산장까지다.
사시리고개에서 임도를 가로질러 정면 방향의 능선으로 올라서면 뚜렷한 산길이 이어진다. 718봉까지 20분 정도 완만한 오르막이 계속된다. 첨성대바위, 지릅재 갈림길까지는 10분 정도가 걸린다.
773봉까지 5분, 다시 745봉과 박쥐봉 사이 안부까지 20분, 안부에서 박쥐봉까지는 10분이 안 걸린다. 시원하게 펼쳐지는 풍광이 눈을 즐겁게한다.
주민들의 말에 의하면 박쥐봉은 "예부터 정상 부근에 있는 동굴에 박쥐가 많아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며, 멀리서 박쥐봉을 바라보면 정말 산세의 모양이 마치 박쥐가 날개를 펼친 듯하다. 정상석 대신 조그만 돌덩어리에 이름 쓰인 박쥐봉은 북바위산을 조망하기에 기가 막힌다. 북바위산은 사실 슬랩으로 이뤄진 남쪽 사면의 풍광이 아름답다. 영봉에서 만수봉으로 이어지는 능선도 한결 가깝게 볼 수 있다.
박쥐봉에서의 하산은 진행방향 정면(동쪽)으로 난 고사목쪽으로 가서 내려선다. 돌무더기를 곧바로 지난다.
이후 길은 급경사 내리막길이다. 마땅한 안전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아 약간의 주의가 필요한 구간이다. 하지만 연내골로 떨어지는 가파른 내리막은 별다른 위험 요소는 없다. 연내골까지 25분쯤 걸린다.
이후 등로는 물길을 서너 차례 오간다. 15분 정도 지나 왼쪽으로 넓고 반듯한 갈림길을 만난다. 송어양식장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송어양식장에서 517번 지방도로로 나와 오른쪽으로 약 7-8분 정도 걸으면 만수휴게소다. 산행은 이곳에서 끝이 난다.
뒤풀이 특별 메뉴는 산행대장님이 준비한 오리탕과 칼국수다.
그렇게 행복한 하루는 저물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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