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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

소백산 둥지봉

산행일 : 2008년 6월 8일(일)

산행코스 : 소백산(성골마을-둥지봉-780봉-남천계곡-야영장-주차장)

 

길은 멀다. 아침 6시에 대전톨게이트를 들어선 버스는 증평톨게이트를 빠져나가 좌회전하여 괴산방면으로 향한다. 38번 국도를 타고 제천방면으로 진행하면서 백마령 터널도 지난다.

 

경북과 충북의 접경을 이루는 단양, 문경, 영월지역은 예로부터 산자수명(山紫水明)의 고장으로 유명하다.


단양에서 고수대교를 건너 595번 지방도를 따라 가곡면, 군간교 건너서 우회전하여 영춘방면으로 진행하다 보면 영춘면 하2리 왼쪽으로 접어든다. 단양에서 영춘면까지 25km, 이 길은 내내 남한강을 끼고 달리며, 때로는 강가에 기암절벽이 시선을 압도하기도 하는 경관이 수려한 드라이브 코스다.


영춘으로 들어서기 직전 삼거리에서 구인사 들어가는 길로 약 300m만 가면 온달관광지 입구가 나온다. 남한강가에서 시선을 들어 산을 올려다보면 산 위에 빙 둘러쳐진 산성을 볼 수가 있는데, 보통은 사람들이 잘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온달관광지 앞의 입구에서 남천계곡까지는 승용차로 2∼3분 거리에 불과하다.

 

9시 30분이 되어서야 남천계곡을 끼고 있는 성골마을에 도착했다. 몇몇 산꾼들은 멀미에 힘들어한다. 단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몇 걸음 옮기자 길가에 오디와 산딸기(멍석딸기)가 걸음을 잡는다.

 

봄 여름 가을 산행에 주의해야 하는 것 중 하나 바로 뱀이다. 특히 칠점사(머리에 7개의 점이 있다하여 붙여진 이름)의 독성은 신경독을 가지고 있어서 한번 물리면 일곱 걸음을 옮기기 전에 생명이 위태롭다고 한다.

 

산행대장의 주의를 귀담아 듣고 뒤를 따라 가파른 산비탈을 치고 오른다. 길은 없다. 대신에 더덕과 산나물이 사람의 손을 타지 않았다.


산비탈을 치고 오르길 1시간. 색 바랜 표지기가 반기는 능선에 닿는다. 암릉을 5분 정도 진행하면 조망이 좋은 전망터에 닿는다.  성골마을이 한 눈에 들어온다.

▲묘이고사리(고양이발톱 고사리)

 

멀리 하늘금을 길게 끌고 후덕하게 뻗어가는 백두대간의 긴 능선이 펼쳐진다. 소백산은 반도의 척추인 백두대간의 중심으로, 우리나라 12대 명산의 하나로 꼽힌다. 태백산보다 100m정도 낮으나 고봉들이 줄지어 있어 산세가 장엄하고, 계곡이 길고 그윽하여 수려한 맛도 한층 더하다.


산 북쪽으로는 천태종의 총 본산인 구인사가 자리하고 있으며, 소백산 북쪽으로 흘러내리는 남천계곡은 소백산 내에서는 가장 수려한 계곡으로 첫손 꼽히는 곳이다.


이중환의 택리지에는, 조선 명종 때 남사고 선생이 소백산에 올라 "이 산은 사람을 살리는 산" 이라 하여 감탄하며 엎드려 절을 했다는 기록이 있다.

 

길은 점점 거치러진다. 군데군데 험한 내리막에는 누군가 매어놓은 밧줄에 의지해 조심조심 진행한다.



 

들머리에서 약 3시간 정도 지나 둥지봉에 도착한다. 정상 표지석 대신 작은 돌탑이 정상을 지키고 있다. 정상에서 조금 내려서 그늘에 자리를 잡고 점심 도시락을 펼친다. 남실장이 참석하면 점심상은 언제나 푸짐한 성찬이 된다.


바람이 심상치 않다. 또 다시 밧줄에 의지해 암릉을 내려서고 조금 더 진행하면 통천문이다. 산행대장이 자일을 잡고 내려서는 시범을 보이고 한 사람씩 차례로 내려서는데 고수들은 통천문 위쪽으로 통과한다.

 

 

 

  

 

  

 

 

 

 

10여분 더 진행하여 779.8봉 삼각점을 확인하고 왼쪽으로 확 꺾어 쏟아지듯 곤두박질하여 내려선다.  진초록으로 옷을 갈아입은 6월의 숲이 발산하는 피톤치트향을 제대로 느낄 수조차 없는 가파른 내리막길이다.

 

이곳에는 사람의 흔적이 없어서인지, 낙엽이 썩어 푹신하고 흙의 색깔도 더 검다. 나무와 풀로 이루어진 식생에서도 좀 더 원시적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내림길 약 1시간 남천계곡과 만난다. 형제봉과 신성봉 사이에서 발원하여 단양군 영춘면으로 흘러내려가는 남천계곡은 소백산 계곡 중에서도 가장 깨끗하고 경치도 좋으며 무엇보다 수량이 많지만 찾는 사람은 적다.


계곡 입구에서 약 2.5km 거리에 폭포가 있고 그 아래로 작은 소가 형성되어 있다. 수량도 많고 물도 깨끗하다. 울창한 삼림 사이로 흐르는 냇물이 작은 폭포와 소(沼)를 이루며 내는 물소리가 화음을 이룬다.


천연림이 잘 보존되어 있는 남천계곡은 여름에는 울창한 수목과 계곡의 은옥 같은 물이, 가을에는 단풍이 장관을 이루며 계곡의 길이는 약 6㎞에 달한다. 계곡 안의 물은 전혀 오염되지 않은 청정수다.

 

 

 

 

 

 

 

 

 

 

 

 

  

 

상수원 확보를 위한 콘크리트 보가 만들어져 있고, 보 옆에는 상수도와 관련된 시설이 있다.

 

 

소백산국립공원(043-423-0708)에서 조성한 야영장 2개소가 있다. 주차료는 소형 3,000원, 중형 4,500원, 대형 6,000원이고 입장료가 어른 1,000원, 청소년 600원, 어린이 300원이다.

 

 

인적이 드문 탓에 천연의 자연이 있는 곳, 남천계곡 주변에는 이름도 알 수 없는 수많은 야생화가 지천에 널려 있다. 알지 못했던 야생화 이름을 알아가는 것도 산행에서 느끼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산행은 남천리 대어구 마을에서 끝이 난다. '은옥수 가을 단풍의 남천계곡'이라는 돌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버스에 배낭을 내려놓고 계곡물에 탁족을 하며 산행에 지친 심신을 달랜다. 시원한 막걸리로 뒤풀이를 시작할 즈음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산행이 끝날 때까지 참아준 비가 고맙기 만하다.

 

 

 

♬배경음악:The Brothers Four/St. James Infir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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