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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산행일지

금산 12폭포


산행일시 : 2007년 9월 24일(월)


글은 부산일보에 소개된 글을 펌 한 것임.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금산 나들목에서 나와 금산 방향으로 우회전한다. 금산읍으로 들어서기 전 좌회전하여 진안 방향 13번 국도를 탄다.


 

13번 국도를 계속 타고 가다 남이 방향 55번·635번 병합 지방도 방향으로 우회전한다. '운일암·반일암'이나 '운장산자연휴양림' 등 많은 안내판이 함께 붙어 있다.


 

55·635번 지방도를 타고 가다 왼쪽으로 '십이폭포'란 글자가 새겨진 큰 입석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이 산행 출발점이 된다.


 

십이폭포골은 금산군 남이면 구석리에서 동남쪽 성봉을 향해 6km 가량 뻗어 올라간 골짜기다. 옛날엔 뱀이 많아 무자치(물뱀의 일종)골이라고도 불린 곳이다.


산행코스 : 모치마을~십이 폭포~성봉~신동봉~십이 폭포~모치마을(약 3시간 40분이 소요)


 

산행출발은 모치마을의 봉황천을 건너면서 시작된다. 넓은 물줄기를 가로질러 놓인 다리를 건너는 재미가 초반부터 산행의 흥미를 돋워준다.


 

금강으로 흘러드는 봉황천을 가로지른 54개 징검다리를 건너 왼쪽 길을 따라 가면 10여분 만에 차량금지 푯말을 만난다. 몇 개의 개울을 징검다리를 이용해 건너면 10여분 만에 제1폭포를 만날 수 있다.


▲안내문을 비웃기라도 하듯 버려진 쓰레기 더미가 그대로 방치되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십이폭포골의 관문답게 장대한 모습이다. 폭포 아래엔 로프가 늘어뜨려져 있어 이를 잡고 폭포수를 맞으며 그 속살을 들여다 볼 수 있다. 폭포수가 바위로 떨어지는 덕에 깊은 소가 없어 누구나 쉽게 폭포에 접근할 수 있어 좋다.


 

제1폭포 위쪽 암반에는 '죽포동천(艸浦洞天)'이란 글자가 새겨져 있어 이곳이 절경임을 설명해 주고 있다.

가로 120cm, 세로 5m 정도의 엄청난 크기이다. 한눈에 보아도 글씨의 모양으로 볼 때, 상당한 경지에 있는 솜씨이다.


 

골짜기를 늠름하게 가로지른 높이 20m 가까운 절벽 위에 비스듬히 걸린 물줄기가 맹렬하게 쏟아져 내려 거북 모양의 바위를 때리며 흩어진다. (그러고 보니 이 부근엔 거북 모양의 바위가 많다. 골짜기 올라오는 길에 냇물 한가운데서 하늘로 머리를 치켜든 거북 모양의 바위가 있었다. 들머리 마을 이름이 거북바위를 뜻하는 구석(龜石)리인데, 이름 유래가 되는 거북바위가 또 봉황천 물길 안에 나지막하게 엎드려 있다.)


 

폭포 상단에는 정자가 있는 쉼터가 마련돼 있다. 위쪽에는 넓은 바위를 흐르는 와폭이 편안한 모습으로 누워있어 가족단위 피서객들이 즐겨 찾는다.


 

와폭 옆 바위에는 옛 선비들이 새겨놓은 퇴색된 시구가 보인다. 바로 위 소가 깊은 폭포 옆 바위에도 초서로 흘려 쓴 글씨가 남겨져 있다. 이곳이 옛 풍류객들이 사랑했던 놀이터였음을 알게 해주는 글들이다.


▲ 청뢰(晴雷)

어느 명필가가 일필휘지로 써 내려간 글씨체이다.

폭포 물소리가 마른하늘에 우레 소리와 같다는 뜻으로 가장 압권인 첫번째 폭포를 단 두글자로 절묘하게 표현했다.


▲ 의하(疑河) 낙하(落河) 

제일 폭포 아래 부분에 있다.

폭포수의 모습이 은하수가 쏟아지는 것으로 의심된다는 뜻


▲ 풍패(風珮)

허리에 찬 패옥소리처럼 청아한 소리처럼 폭포소리와 일어나는 바람기가 이처럼 맑다고 표현한 듯.


▲명설(鳴雪) 

눈발이 찬바람에 휘날리며 우는 풍경처럼 계곡물이 소리 내어 운다

(계곡물이 차고 힘차게 소리를 내며 흐른다는 비유)는 비유의 뜻


▲운옥(雲玉) 

반석이 넓어 피어나는 구름과 정결한 옥과 같다는 뜻으로 계곡에서 피어나는 안개나 주변풍광을 설명한 듯.


 ▲침룡(沈龍)

실제 글씨에 어울린다. 물이 많으면 글자(龍)가 물에 잠겨 펼쳐지는 계곡이다.


▲산구(山鵴) 

산뻐구기 소리가 들리는 곳. 계곡 맨 위에 있는 글자이다.

혹자는 산비둘기 구(鳩)로 해석하는데 전문가의 검증의 필요하다.


구석리 모티마을 주민은 여기에 얽힌 전설을 다음과 같이 전한다.

“ 옛날 덩치가 엄청난 장수가 살고 있었다.

커다란 바위를 지어 나르다가, 이 골짜기에서 칡덩굴에 걸려 넘어져 바위를 놓쳤다. 장수는 화가 나 칡덩굴을 모조리 뽑아버렸다.


덩더꿍바위(큰 폭포 위쪽에 있는 두드리면 소리가 난다는 바위) 위쪽에 장수가 놓친 바위가 아직도 있다.


이 장수는 손가락으로 바위에 글씨를 새겼는데, 이것이 지금 남아 있는 글씨들이다.”


폭포는 쉴 새 없이 이어진다. 제1폭포만큼 장엄하지는 않아도 나름대로의 특색을 갖추고 있다.


사실 십이폭포 각각에 대한 안내판이 없어 그 수를 세기가 쉽지 않다. 굳이 폭포수를 세기보다 여러 모습의 폭포를 연이어 10번 이상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감을 더해준다고 하는 게 맞을 듯하다.


 

폭포 옆을 오르다 '성봉'을 가리키는 첫 푯말을 만나면 이를 따라 개울을 건너 직진하면 된다. 솔밭 길을 지나면 3~4분 만에 '구석리' 푯말을 만난다. 다시 2개의 폭포를 연이어 볼 수 있다.


 

'성봉 2K'와 '신동정상 2K'라는 갈림길 푯말에서 성봉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신동봉을 오른 뒤 하산 길에 이 갈림길을 다시 만나게 된다.

 

성봉으로 향해 바위를 따라 흐르는 폭포를 감상한 뒤 '성봉'을 나타내는 뒤집힌 푯말을 또 만난다. 오른쪽 윗길로 간다. 역시 와폭과 큰 낙폭을 자랑하는 폭포를 이어 볼 수 있다.


 

'성봉 1.6k'과 '구석리'를 가르는 푯말을 만나면 성봉쪽으로 향한다. '초록천지'에 들어온 듯 한 신록이 짙은 숲속이다. '성봉'을 나타내는 푯말 2개를 5분여 만에 이어 지나면 이제 골짜기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성봉 정상을 앞둔 능선 사거리까지 20여분 동안은 가파른 오르막이다. 능선 4거리에서 왼쪽 정상을 향해 오르면 3분여 만에 지도상의 정상에 오른다. 그러나 아무런 표지도 없고 숲이 우거져 조망이 좋지 않다.


이곳에서 3분여 거리에 조망이 탁 트인 봉우리를 만난다. 금산군에서 '성봉' 정상임을 알리는 안내판을 세워놓았다. 실질적인 정상에 오른 셈이다. 남동쪽으로 덕유산 줄기, 동쪽으로 민주지산, 북동쪽에는 속리산으로 달리는 백두대간의 모습이 보인다. 봉화산으로 가는 등산로도 잘 보인다.


정상에서 내려서자마자 십이폭포로 바로 내려가는 푯말이 나온다. '신동정상'으로 향한다. 가파른 오르막으로 봉우리를 오르면 곧 급한 하산길이다. 다시 급한 오르막을 타면 신동봉 정상에 선다. 성봉에서 신동봉까지는 20~30분이 소요된다. 신동봉 정상은 북서쪽 대둔산과 북쪽으로 진락산 뒤로 서대산, 남쪽으로는 멀리 마이산의 두 봉우리를 볼 수 있는 등 탁 트인 조망을 자랑한다.


신동봉에서는 올라온 길 바로 왼쪽으로 내려선다. 상당히 가파른 길이 20여분 계속되다 '신동정상'과 '성봉'을 가르는 푯말을 만난다. 오던 길을 되돌아가며 편한 곳을 찾아 계곡욕을 즐긴다. 산행은 여기까지다.


산행기점 인근에 자리한 보석사도 좋은 구경거리가 된다. 높이 40m, 둘레 10.4m로 1천100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은행나무(천연기념물 265호)가 좋은 휴식처를 제공해 준다. 200~300m 정도의 전나무 길이 나 있어 CF 단골 장면으로 이용되고 있다.


먹을거리로는 산행기점 부근의 거북가든(041-752-6976)의 버섯찌개가 소문이 나있다. 양에 따라 1만~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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