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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20. 성제봉


산행일 : 2007년 3월 18일(일)

산행코스 : 평사리 외둔마을-고소성-통천문-봉화대터-신선대-구름다리-성제봉-청학사-노전마을(약 5시간 30분소요)

 

산행은 12시 30분 평사리 입구에서 시작된다. 곧바로 능선으로 붙어 새로 지은 정자를 지나 한산사로 이어지는 포장도로를 건너면 한산사에서 오르는 길과 만나는 곳에 "외석문 30m, 한산사 0.45km, 고소성 0.35km, 신선대 4.2km" 이정표가 서 있다. 방금 지나친 바위가 외석문인 모양이다. 정자에서 10분 거리다.


5-6분 정도 지나면 고소성 안내판이 나오고 곧 고소성이다. 이 성은 사적 151호로 하동지에 나타난 기록에 의하면 600년대 신라가 백제를 공격할 때 나당연합군이 백제의 원군인 위병의 섬진강 통로를 차단하기 위하여 구축한 것이라고 한다.

성곽은 복원돼 그 자태가 깔끔하다. 산성위로 올라가 내려다보면 짙푸른 악양 들판 너머로는 회남재에서 칠성봉, 구재봉에 이르는 장대한 산줄기가 가로막고, 전라도와 경상도를 굽이돌아 오백리 물길을 흘러온 섬진강변 하얀 백사장 풍광이 한 장의 그림엽서처럼 펼쳐진다. 악양은 중국의 악양과 닮았다 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소나무 한 그루가 너른 성곽 위에 서있다. 산성이 끝나고 바위지대가 시작된다. 고소성을 내려서는 길에 이정표(한산사 0.8km, 주차장 0.9km)가 하나 보인다. 암릉 사이에는 이제 막 생강나무가 노오란 꽃을 피우고 있다.


바위 전망대로 오르니 토지의 주무대인 악양면 평사리와 최참판댁, 동정호 그리고 굽이도는 섬진강과 백사장, 그 너머로 백운산이 겹겹이 펼쳐진다. 백운산과 억불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일품이다.


통천문이라 부르는 문바위를 통과하게 되는데 네모 난 암봉 두개가 아래는 공간을 남겨두고 이마 부분은 맞댄 형상이다. 조금 큰 배낭을 멘 이는 배낭을 벗어야 할 만큼 좁은 바위굴이 5m쯤 이어진다.


통천문을 지나면 잠깐 바위지대 더 이어지다가 이내 소나무 숲으로 변한다. 송림을 지나 잠시 오름길을 오르면 돌무더기가 있는 봉우리에 도착하는데 신선봉이다. 예전에 봉화대가 있었던 곳이라고 한다. 섬진강의 조망이 압권이다.


건너다보이는 우람한 암봉이 신선대이다. 10분 정도 진행하여 점심식사를 한다. 언제나 그렇듯이 산중에서 점심식사 시간은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동행이 건네는 매실주가 빈속을 짜릿하게 한다.

식사를 끝내고 5분 정도 내려서면 오른쪽으로 입석마을로 향하는 하산길이 있는 안부에 닿는다. 다시 바위 오름길이 시작된다. 험한 곳에는 철사다리가 설치되어 있어 어려움 없이 오를 수 있다.


신선대 암봉이 가까워지며 길이 제법 가팔라진다. 15분 정도 치고 오른다. 신선대 바로 턱 밑이다. 산행을 시작한지 약 3시간. 바위 사이로 오르자 신선대 구름다리가 시야에 들어온다.


신선대와 그 다음 암봉을 연결하여 설치된 구름다리는 흔들어도 거의 흔들리지 않을 만큼 견고하게 잘 만들어져 있다. 그 구름다리를 건너면 깎아지른 바위를 내려서는 계단이 나타나고, 그 계단 내려서면 작은 구름다리가 하나 더 설치되어 있다.


약 6~7분 정도 짜릿한 쾌감을 맛볼 수 있는 구간이 끝나면, 오른쪽으로 강선암 하산길이 있는 안부에 도착한다. "신선대 0.36km, 고소성 4.2km, 강선암 2.2km, 성제봉 1.55km" 라고 적힌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다.


철쭉제단이 설치되어 있는 이곳부터는 철쭉군락지로 육산의 오름길이 시작된다. 15분쯤 오르면 조그만 봉우리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기암 하나가 눈길을 끈다.


그 봉우리 지나 평평한 길 3~4분 더 진행하면 넓은 헬기장이다.

태풍 作

 

헬기장에서 15분 오르면 성제봉이다. 성제봉(聖帝峰)이라고 쓰인 정상석이 반긴다.


성제봉(1115.2m)는 지리산 영신봉에서 시작하여 삼신봉을 거치고, 섬진강까지 이어지는 남부능선의 끝자락에 우뚝 솟아 있는 산이다. 박경리의 대하소설을 드라마 한 "토지"의 무대이기도 한 하동군 악양면에 위치한 산으로 섬진강의 물줄기를 바라보며 아기자기한 암릉으로 이어진 능선을 따라 산행하는 산이다.


조망이 훌륭하다. 지리산 주능선 전체가 조망되고, 악양벌과 섬진강 그리고 호남정맥의 백운산, 낙남정맥의 삼신봉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5분 더 가면 정상석이 있는 봉과 높이가 거의 비슷한 2봉으로 성제봉 안내문과 등산로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해발 1115m의 지리산 최남단으로 정상주변 15,000여 평 정도의 철쭉 군락지에서 매년 5월 악양 산우회 주관으로 철쭉제가 주최되고 있다. 성제봉 아래에는 신선대, 봉수대, 삼국시대에 축성한 것으로 경주 첨성대와 같이 성외벽이 지면에 수직으로 축조된 고소성이 있으며 여기서 주변을 둘러보면 정면으로는 백운산이, 오른쪽으로는 노고단과 반야봉, 세석봉, 천왕봉 지리산 종주코스가 한눈에 들어오고, 왼쪽으로는 금오산과 사천의 와룡산, 그리고 뒤쪽으로는 청학동을 넘어가는 희남재가 보이고, 또한 아래로는 소설토지의 주 무대인 평사리와 최참판댁, 동정호, 굽이도는 섬진강과 백사장의 아름다운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다시 3분 더 가면 지형도상에 정상으로 표기되어 있는 봉으로 삼각점이 있다. 성제봉의 실제 정상이다. 조망은 정상석이 있는 첫 봉우리보다 아주 뒤진다.


하산은 잠깐 내려섰다가 오른쪽으로 90도 방향을 틀어 조리대숲 사잇길로 들어선다. 산길이 가팔라 조심해서 내려가야 한다. 산죽이 무성히 자란 산비탈을 갈지자로 조심조심 20여분 내려가면 갈림길이다. 어느 길로 가도 상관이 없으나 샘터를 들러 가려면 바위너덜길을 거슬러 내려가야 한다. 너덜길을 선택, 달콤한 샘물을 마시고 바위너덜을 건너 25분쯤 가면 오른쪽에서 하산하는 길과 합쳐진다. 이곳에서 20여분이면 임도에 닿고 임도에서 5분 정도 달리듯 내려가면 청학사에 닿는다.


물 한 모금으로 갈증을 달래고 다시 포장 임도를 따라 노전마을회관을 지나 한참을 더 내려서 버스가 주차된 곳까지 터덜터덜 발걸음을 옮긴다. 멀리 구름다리 실루엣이 아스라이 시야에 잡힌다.

청학사에서 버스가 다니는 도로까지는 30여분이 더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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