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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

속리산(화북-천황봉-장각동)

산행일시 : 2006년 10월 3일(화)
산행코스 : 속리산(화북매표소-쉴바위(풍선대)-문장대(1033m)-문수봉(1031m)-신선대-입석대-비로봉(1032m)-천황석문-삼거리-천황봉헬기장-천황봉(1057.7m)-천황봉헬기장-장각동-상오리칠층석탑-장각폭포(금란정) 5시간 정도 소요.)

 

그제(1일)는 전남 순천의 조계산 테마산행, 어제(2일)는 충남 공주의 계룡산 사찰종주 산행을 다녀왔고 내일(4일)은 설악산 산행이 그리고 주말에는 지리산 산행이 약속되어 있어 오늘은 가까운 속리산으로 산행을 떠난다.

 

참된 道는 사람을 멀리하지 않는데 사람은 그 道를 멀리하려 들고, 山은 俗과 떨어지지 않는데 俗이 山과 떨어졌다. -고운 최치원-

 

속세를 떠난다는 뜻을 지닌 속리산. 주봉인 천황봉을 비롯하여 아홉 봉우리가 어우러져 있어 '동국여지승람'에는 구봉산(九峰山)이었다가 신라 때부터 속리산이라 불러왔다. 속리(俗離)라는 이름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신라의 진표율사를 만난 소가 무릎을 꿇고 절을 올렸다 한다. 그 소달구지를 탄 사람이 이를 보고 깨달은 바가 있어 속세를 버리고 입산 수도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속리산(1058m)은 충북 보은군, 괴산군과 경북 상주시 화북면에 걸쳐 있는 산으로 장엄하면서도 매우 아름다운 산이다. 8개 봉(천황봉, 비로봉, 길상봉, 문수봉, 보현봉, 관음봉, 묘봉, 수정봉)과 8개 대(문장대, 입석대, 경업대, 배석대, 학소대, 신선대, 봉황대, 산호대)가 8개의 석문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예로부터 소금강산(小金剛山), 미지산(彌智山), 광명산(光明山), 형제산(兄弟山)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어져 왔다.

 

산행코스는 경북 상주시 화북면 장암리에서 문장대(1033m)로 올라 능선을 타고 천황봉까지 갔다가 올 초 개방한 장각동으로 하산하는 코스를 택했다.

 

대전을 출발하여 보은에서 25번 국도를 타고 상주 방면으로 가다 상주시 화서면에서 49번 지방도를 따라 화북으로 향한다.

 

산행은 속리산 국립공원 화북분소 매표소를 거쳐 9시 50분쯤 들머리인 화북분소 주차장에서 시작된다.

잠시 오르면 삼거리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들어선다.

목재 교량을 건너자 숲길은 온통 초록이다. 끝없이 펼쳐지는 초록빛 세상 속으로 그대로 빨려 들어간다. 계단이 많기는 하나 산자락 곳곳에 솟아있는 아름다운 암봉들을 감상할 수 있고, 오름길 내내 계곡이 함께 하는 멋진 길이다.

숨이 찰 즈음이면 이름 그대로 쉬어가라는 쉴 바위가 나온다.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면 커다란 바위가 천장을 이루고 있는 백일산 제단이 나오고 길은 완만해진다. 등산객들의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고 곧바로 정상휴게소 앞마당에 도착한다.

 

산행을 시작한지 1시간 20분. 문장대(1054m)에 닿는다. 문장대를 옛날에는 구름 속에 묻혀 있다 하여 운장대(雲藏臺)라 하던 것을 세조 임금이 목욕소에서 목욕하고 이곳 감로수를 마시며 치병할 때 문무시종과 날마다 이 대상에 올라 시를 읽었다하여 문장대(文藏臺)라 칭하게 되었다 하는데, 전해오는 전설에 의하면 누구든지 이곳을 세 번 올라오면 극락에 갈 수 있다한다.
 
이름난 봉우리답게 늘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문장대 정상에서의 조망은 거침이 없다. 세 번 오르면 극락에 갈 수 있다는 말이 괜한 소리가 아니다. 안내판을 보고 주위의 산들에 눈길을 준다. 눈길 가는 데마다 무릉도원을 보는 듯하다. 청화산으로 이어지며 북동진하는 산줄기가 백두대간 마루금이다.

산이 어찌 사람만 하랴. 하지만 또 어찌 사람이 산만 하랴. 아무리 세속을 여의었다 하나 속리의 속내는 생각보다 깊다.

휴게소를 뒤로하고 속리산 주봉인 천황봉(화북면 상오리)으로 향한다. 문장대에서 천황봉으로 이어지는 3.4km 주능선은 백두대간의 허리다.

문수봉에 올라 뒤돌아보면 문장대가 잘 조망된다.

문장대에서 1.1km 20분 정도면 신선대에 닿는다. 신선대휴게소에서 신선주(1사발 3000원 맛이 기가 막히다. 강추)를 반주 삼아 국수(1그릇 4000원)와 김밥으로 점심식사를 한다. 속리산은 곳곳에 매점을 겸한 휴게소가 있어 쉬어가기 좋다. 다만 500ml 생수 1병이 2000원으로 비싼 편이니 식수는 충분히 준비해야한다.

 

신선대휴게소를 떠나 200m를 지나면 오른쪽으로 경업대(0.4km)로 내려서는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 능선으로 계속 나아가다 보면 나무계단 조금 못미처 천황봉 1.6km 문장대 1.9km 이정표가 서 있는 지점에 앉은 자세로 포복하듯이 간신히 지날 수 있는 석문 있다. 배낭을 벗고 간신히 석문을 지나면 입석대(해발 1003m)다.

 

전설에 의하면 임경업 장군이 속리산에서 독보대사를 모시고 7년 동안 무술연마를 하다가 도력의 힘으로 세웠다는 바위다.

속리산은 화강암의 기봉(奇峰)이 많아 군데군데 기암괴석이 눈을 즐겁게 한다. 특히 겹겹이 쌓아 놓은 듯한 거대한 바위들은 경이롭고 신비하기만 하다.

입석대에서 10여분 진행하면 마치 물개모습의 바위가 눈길을 끄는데 비로봉이다.

계속 이어지는 좁다란 산죽 길은 꽤 운치가 있다. 5분 정도 더 진행하면 천황 석문이라 부르는 거대한 바위 사이로 지나간다.

10분쯤 지나면 상고암(0.7km)을 거쳐 법주사(5.1km)로 하산하는 갈림길이다. 천왕봉은 헬기장에서 0.6km 더 가야한다. 

 

드디어 1시 30분 천황봉에 닿는다. 천황봉은 말티재로 이어지는 한남금북정맥을 일으켜 한강의 물길도 품으며 삼파수(한강·금강·낙동강 수계)를 가르는 분수령이 된다. 문장대가 장쾌한 능선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이라면, 천황봉은 그와 더불어 수석전시장 같은 속리산 주능선의 진면목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하산 길은 다시 헬기장으로 되돌아 내려와 오른쪽 장각동(3.7km)으로 잡았다. 장각동지구는 15년 간 자연휴식년제로 묶여 있다가 올 초 일반인들에게 개방되었다.
 

헬기장에서 간식을 나누며 10분 정도 휴식을 취하고 가파른 내리막길을 천천히 내려선다. 비교적 지루한 내리막길을 30여분 내려서면 묘지 1기가 길을 가로막는다. 30분쯤 더 내려와 계곡을 가로지르는 목재교량 아래 물 맑은 계곡에서 족탕을 하며 잠시 산행을 피로를 덜어낸다.

장각동 마을을 지나자 진한 포도향기가 코끝에 전달된다. 길 따라 조금 진행하면 왼쪽에 나무계단이 눈에 띤다. 상오리칠층석탑으로 오르는 계단이다. 보물 제683호 상오리칠층석탑은 탑신의 경쾌함이 돋보이는 탑으로, 탑은 2단의 기단(基壇) 위에 7층의 탑신(塔身)을 세운 일반적인 모습으로, 흙을 다져 만든 단 주위에 돌로 테두리를 잡아 구역을 정한 후 그 위에 탑을 세웠다.

 

크기가 장중하고 전체적인 균형의 정제미가 뛰어나서 통일신라시대의 석탑양식을 이어받은 고려 전기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탑이 세워진 이 곳은 장각사라는 절이 있었던 곳으로 전하나 확실한 기록은 없다.

장각동매표소에서 속리산 산길과 화북면 관광지가 잘 소개되어 있는 화북면관광안내도를 하나 받아든다.

장각 폭포 앞 주차장에서 산행이 끝이 난다. 천황봉에서 시작한 시냇물이 장각동 계곡을 굽이쳐 흐르다가 약 6m 높이의 절벽을 타고 떨어져 작은 못을 이룬다. 폭포 위의 기암에는 금란정이 세워져 있고 주위에는 오래된 소나무 숲이 있어 한층 더 운치를 돋운다.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과 태양인 이제마, 무인시대 등이 촬영된 곳이기도 하다.

 
보너스 사진(펌)-장각폭포의 여름

 

보너스 사진(펌)-장각폭포의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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