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 2005년 9월 11일 (일)
산행구간 : 냉정고개∼신풍고개(23.3km)
산행자 : 청록, 신샘, 강산에, 참소리, 전천후, 홍수염, 풍선, 뫼꿈, 허허자, 한림정, 무심이,거브기, 홍성산꾼, 황태자, 김경덕, 김찬기, 조진대부부, 서바위, 산사내, 노고지리(21명)
2시 50분. 18명의 낙남정맥 종주대원을 태운 버스는 유성톨게이트로 진입하여 대진고속도로로 갈아타고 전조등으로 어두움을 밀어내며 거침없이 질주한다. 진주분기점에서 다시 남해고속도로 접어들어 마산방면으로 향한다. 톨게이트로 들어선 지 2시간 30분이 지나서 아침식사를 위해 장유휴게소에 정차한다. 재첩국과 소고기국밥 등 각자의 입맛대로 아침식사를 하고 디저트로 자판기 커피 한 잔씩을 마신다. 40분간의 아침식사 후 곧바로 장유톨게이트로 빠져나가 1042번 지방도로를 찾아 들어선다.
6시 30분. 용지봉 산행안내도가 서 있는 냉정고개에 도착하니 어제 낙남정맥 2구간 산행을 한 산사내님과 서바위님 그리고 이곳에 사시는 노고지리님이 반갑게 맞이한다.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간단한 산행 준비 후 산행은 시작된다. 냉정고개란 이름은 차가운 물이 샘솟는 샘(井)이 고개 아래 있었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정맥길은 전경부대 오른쪽 울타리를 따라 이어져 있다. 시멘트 포장도로 따라 5-6분 정도 오르면 용지봉 5km 이정표가 보이고 길은 왼쪽 숲 속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471.3m봉까지 도상거리는 약 1.8km이며 코가 땅에 닿는 급경사길이다. 숨가쁘게 25분을 치고 오르면 안부에 닿는다. 잠깐 숨을 고르고 평탄한 길을 따르면 471봉에는 김해 301 삼각점이 박혀있다. 용지봉까지는 일반 산행객들도 많이 다녀 길은 뚜렷하고 가끔 평탄한길을 따라 걷지만 전반적으로 오르막길이고 이따금씩 바위사이로 오르락내리락 한다. 습도가 높아 이른 아침인데도 온 몸은 벌써 땀으로 흠뻑 젖는다.
등로 오른쪽으로 조망이 좋을 것 같은 바위에 올라서 보지만 짙은 운무로 보이는 것은 없다. 물 한 모금으로 거치러진 숨을 고르며 휴식을 취한다.
냉정고개에서 약 1시간. 임도와 만난다. 전경부대 2.6km 오른쪽 진례평지 왼쪽 장유 대청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서 있는 임도를 가로질러 진행한다.
걷기 좋은 평탄한 길을 따라 1km 정도 진행하면 사거리가 타나나고 왼쪽 장유사 오른쪽 용전마을 직진하면 용지봉1.3km 이정표가 보인다. 직진하여 오르막길을 3-4분 정도 오르자 다시 부드러운 길이 이어진다. 오르막을 오르고 평탄한 길을 걷고 다시 가파른 오르막길을 치고 오른다.
산행을 시작한지 1시간 40분. 드디어 낙남정맥 두 번째 주봉인 용지봉(743m)에 도착한다. 20평 남짓한 정상에는 용제봉(龍蹄峯) 표지석과 대암산까지 2.7km 이정표가 서 있다.
용지봉은 낙남정맥과 남쪽의 불모산으로 치닫는 지맥이 만나는 정점이다. 불모산의 지봉으로 알려져 있지만 산경표에서는 불모산 못지 않게 중요하게 분류되는 영봉이다. 날씨만 좋다면 북쪽으로 굽이치는 낙동강과 남쪽으로 진해만의 출렁이는 푸른 물결을 조망할 수 있으나 사방이 짙은 안개 속에 모습을 감추었다. 강산에님이 준비한 냉막걸리가 한잔씩 돌아가는 사이 후미 일행이 도착하고 용제봉 표지석을 배경으로 단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30분간의 휴식을 끝내고 대암산으로 향한다.
가파른 내리막길을 5분 정도 내려서면 평탄한길이 이어진다. 철탑 아래를 지난다. 용지봉 0.9km 신정봉(707봉) 0.5km 이정표를 지나 오르막길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운무가 살짝 걷히면서 숨었던 산들이 제 모습을 보여준다.
숨가쁘게 6분 정도 올라 신정봉(707m봉) 정상에 도착한다. 돌탑이 하나 서있고 4분 정도 진행하면 나그네들의 정성이 쌓아올린 4개의 크고 작은 돌탑이 반긴다.
대암산을 향해 완만한 내리막길을 내려서니 주위는 온통 억새밭이다. 대암산 0.6km 이정표가 보이고 이곳부터 0.5km를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오르면 대암산 정상인 듯한 봉우리에 닿지만 정상은 이곳에서 100m쯤 더 진행해야 한다.
용지봉에서 50분. 이름 그대로 큰 바위들이 즐비한 대암산 정상에 도착한다. 둥그런 구조물 위에 정상석이 서있다. 바위에 걸터앉아 간식을 나누며 25분 동안 휴식을 취한다.
산 아래로 창원공단이 있으나 짙은 운무만 깔려있다. 오히려 정신 없는 조망 보다 나은 지도 모르겠다. 10시 정각. 다시 산행을 시작한다. 암릉구간이 이어진다.
7분 정도 진행하면 암릉구간이 끝나고 걷기 좋은 길이 이어지며 산행 속도가 빨라진다. 가파른 내리막길을 5분 정도 내려서면 남산치(비음령) 사거리 안부에 닿는다. 산행에 지친 나그네를 위한 긴 나무의자 2개가 놓여있고 목장승 2개가 반긴다. 왼쪽은 아파트로 내려서는 길이고 직진하면 진례산성(0.6km)을 지나 비음산 정상(1km)으로 가는 갈림길이다.
직진하여 가파른 오르막길을 8-9분 오르면 나무계단이 있고 더욱 더 가파른 오르막길을 1-2분 오르면 비음산 청라봉(517m)이다. 조망이 시원하다. 직진하여 50m 정도 진행하면 고산고개다. 진례산성 안내 표지판이 보인다. 정맥길에서 살짝 비켜선 비음산 정상에 다녀오기 위해 걸음을 재촉한다.
10시 53분. 비음산에 도착하여 간식을 나누며 15분 정도 휴식을 취한다. 진례산성 주변을 따라 온 산을 붉게 물들이는 진달래의 절경은 일품으로 알려져 있다. 비음산(飛音山)이라는 이름은 한자 그대로 풀이하자면 '음이 날으는 산'이란 뜻으로 예로부터 이곳에 숲이 무성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비음산을 뒤로하고 오던 길로 비음산정상 0.63km (20분 소요)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까지 되돌아간다. 이정표에는 20분 소요라고 적혀 있으나 실제 5분 정도 걸린다. 갈림길에서 왼쪽 정병산 방향으로 들어선다.
완만한 내림막길을 내려서면 평탄한길이 이어지고 등로 오른쪽으로 진례산성이 성벽은 보이지 않지만 대신 너덜이 능선을 따라 길게 이어져 있다. 옛 성벽이 허물어진 것이다. 천년 세월 이끼 낀 돌덩이마다 켜켜이 쌓인 역사의 무게를 주체하지 못하고 허물어진 채 나그네를 맞는다. 경남기념물 제128호로 지정된 진례산성은 둘레가 약 4km로 동문과 서문의 터가 남아있고, 성벽은 대부분 붕괴되었으며 김해쪽 동남벽 일부 구간이 형태를 유지하고 있을 뿐이라고 한다. 완만한 오름길을 오르면 야트막한 봉우리 쉼터인 용지 벌거숭이공원(505봉)도착한다. 점심식사를 위해 자리를 잡고 도시락을 펼친다. 후미 일행이 속속 도착한다. 소주잔이 오고가고 즐거운 대화가 이어지며 40분간의 달콤한 점심식사를 마치고 12시 정각 다시 길을 나선다.
내리막길 평탄한길 내리막길이 번갈아 가며 10분 동안 계속되고 오르막길이 나타난다. 매미울음소리 산새 지저귀는 소리만 들리는 소나무 호젓한 숲길이다. 갈림길이다. 왼쪽은 용추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이고 오른쪽이 정맥길이다. 정병산삼거리까지는0.8km이다. 정병산 4km 이정표를 지나면서 천천히 고도를 낮추던 길은 점점 가파른 내리막길로 바뀌더니 안부에 닿는다. 식수를 보충하기 위해 선두 일행이 물병을 가지고 오른쪽은 우곡사(0.7km)길로 내려가고 나머지 일행은 휴식을 취한다. 20분이 지나 식수를 보충하러 갔던 일행이 도착하고 5분 더 휴식을 취한 다음 12시 50분 산행은 계속된다.
소나무 숲을 따라 3분 정도 진행하면 갈림길이다. 왼쪽은 용추계곡(1.25km)으로 내려가는 길이고. 정병산정상(3.5km)은 직진이다. 운무가 걷히면서 감추어졌던 조망이 보이기 시작한다.
13시 5분. 나무계단을 오른다. 턱 밑까지 차 오르는 거친 숨을 토해내며 가파른 길을 오르고 통나무 계단을 한번 더 오르면 운동기구들이 있는 체육공원이 나타나고 오르막길은 계속된다.
이마에서 굵은 땀방울이 뚝뚝 떨어진다. 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땀은 뭔가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성취감이 느껴져 나는 이 느낌을 좋아한다.
13시 20분. 내정병봉에 도착한다. 창원시가지가 한 눈에 들어오고 산아래 조망이 아주 좋다.
멀리 정병산이 눈에 들어온다. 10분간의 휴식을 끝내고 6분 정도 진행하면 왼쪽으로 길상사로 내려가는 갈림길이다. 완만하게 고도를 낮추고 잠깐 동안 평탄한길이 이어지더니 서서히 고도를 높인다. 정병산이 코앞으로 다가오고 독수리바위 철계단을 오르는 산행객들이 눈에 띤다.
첫 번째 나무계단을 오르면 창원분지와 김해평야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5분 정도 진행하여 2번째 나무계단을 올라서 뒤돌아보니 지나온 능선길이 아름답다.
조금 더 진행하면 세 번째 나무계단을 오른다. 이곳에서 정상까지는 어려움 없이 진행된다.
2시 15분. 드디어 정자 쉼터가 있는 봉림산에 도착한다. 정상 암봉에서 선두일행이 반긴다.
해발 567m 봉림산(鳳林山), 뒷면에는 일명 정병산(精兵山)이라 적힌 정상석이 서있다. 정병산은 일제때 일본군이 이곳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했다는 데서 유래된 이름. 창원지방 산악인과 향토사학자들이 정병산은 일제가 지은 산 이름이라 하여 지난 1995년부터 봉림산으로 고쳐 부르고 있다.
창원의 옛이름 복림에서 유래된 봉림산 아래에는 통일신라시대 구산선문의 하나인 봉림사 절터가 남아 있다. 아직도 제 이름을 찾지 못한 봉림산은 창원의 진산답게 장엄하고 장쾌한 산세를 자랑한다. 북으로 주남저수지, 남쪽으로 불모산, 동쪽으로는 김해평야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각자의 배낭에서 꺼낸 마지막 간식을 나누며 휴식을 취하고 봉림산 표지석를 배경으로 단체 기념사진 촬영한다.
35분 동안의 달콤한 휴식을 끝내고 하산길로 접어든다. 뚝 떨어지는 가파른 내리막길이다.
돌계단과 나무계단을 따라 20분 정도 내려서면 등나무쉼터가 있는 소목고개에 닿는다. 갈림길이다. 왼쪽은 사격장(1km) 오른쪽은 등업가는 길이다. 정맥길은 그대로 직진하여 완만한 오르막길을 오른다. 가쁜 숨을 토해내며 7분 정도 오르면 운동기구가 있는 체육공원 조금 못미처 오른쪽으로 안내방송 시설이 보인다. 정맥길은 이제까지 왔던 길하고 달리 인적이 없어 호젓하고 조용한 오솔길이다. 정맥종주는 마루금을 따라 가는 것이므로 뻔히 뚫린 기존의 등산로를 제쳐두고 마루금이 가리키는 잡목 숲이나 우거진 수풀사이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하늘을 덮는 조릿대나무 사이로 정맥길이 이어지고 감나무단지 울타리용으로 탱자나무군락이 길게 이어진다. 바람 한 점 묻어나지 않는 답답한 길이다.
걸음을 멈추고 물 한 모금 호흡을 고르고 휴식을 취한다. 특고압시설을 통과하고 10분 정도 진행하면 시야가 탁 트이면서 멀리 남해고속도로가 시원하게 조망된다. 창원 컨트리클럽을 지나 약 3km 정도는 지루하고 짜증나는 길이다.
5분 정도 진행하면 쉬기 좋은 바위군락이 나타난다. 바위에 걸터앉아 휴식을 취하고 3분 정도 내려서면 좋은 길과 만나는 데 왼쪽 좋은 길의 유혹을 버리고 오른쪽 철조망에 붙은 표지기를 따라 숲 속으로 진행한다. 민가 한 채가 있는 임도로 내려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면 곧바로 용강경찰초소가 있고 14번 국도 상의 신풍고개에 닿는다.
16시 45분. 길 건너 대복집 간판의 조그만 가게에 도착하여 낙남정맥 3구간 산행은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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