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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일본 큐슈 배낭여행 스케치

2005년 2월 17일 부터 21일까지 4박 5일 일본 큐슈 배낭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여행 중 설레던 가슴이 서서히 제자리로 찾는 시간, 가장 가슴에 남는 건 미련입니다. 보지 못한 것에 대한, 아깝게 놓쳐 버린 시간에 대한, 그리고 보고도 이해하지 못한 것에 대한...기억이 다 마르기 전에 사진과 함께 정리합니다.

첫째 날.
대전역에서 부산행 새마을호를 탄다. 부산까지 약 3시간 소요. 부산역에서 택시를 이용하여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로 향한다.




승선수속을 마치고 뉴 카멜리아호에 승선. 고려 훼리 소속의 뉴 카멜리아호는 부산과 후쿠오카(하카다)를 주 6회 왕복한다. 부산에서는 22시 30분에 출발하여 다음날 06시에 후쿠오카에 도착하고 하선은 08시부터 한다. 후쿠오카에서는 12시 30분에 출발하여 18시에 부산항에 도착한다. 깔끔한 옷차림을 한 직원들은 매우 친절하고 배의 여러 부대 시설도 깨끗하다. 레스토랑, 면세점, 노래방, 게임방, 휴게실, 목욕탕, DVD 감상실, 자판기 등의 시설이 있고 주방에서는 온수와 전자렌지 등을 이용할 수 있다.


2등석 다인실에서 여장을 풀고 출발시각을 기다린다.




드디어 출항. 배가 파도에 조금씩 흔들린다. 갑판에서 바라보는 부산의 야경이 아름답다. 24시. 선실로 돌아와 깊은 잠에 빠진다.


둘째 날.
6시. 아침 일찍 일어나 세면을 하고 갑판으로 나갔다. 이미 배는 후쿠오카항에 도착해 있었다. 여유 있게 바다를 바라본다.




햇반과 컵라면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KBS 뉴스를 시청하며 하선 시각을 기다린다. 8시 하선.


일본 입국 수속을 할 때 일본 내 숙소 주소와 전화번호를 기입하도록 요구하여 약간 지체된다.

하카다항 국제여객터미널을 나오면 왼쪽에 버스정류장이 있다. 안내판에 한글 표기가 되어있다. 16번 버스를 타고 하카다역으로 이동한다. 15분 정도 소요되며 요금은 220엔.
일본 버스의 특징은 우리나라처럼 앞으로 타서 요금을 내고 뒷문으로 내리는 시스템이 아니고, 중간 문으로 타서 내릴 때 앞에서 요금을 내고 앞으로 내린다. 버스를 타면서 문 옆에 붙은 정리권을 뽑는다. 요금 체계에 따라 택시의 미터기처럼 요금이 올라가며 운전석 위쪽에 정리권 번호와 요금이 표시된다. 내릴 때 정리권과 요금을 운전석 옆 요금통에 넣는다. 미리미리 잔돈을 준비해야 한다. 잔돈이 없으면 1000엔 지폐를 동전으로 교환해 주는 교환기가 요금통에 붙어있다.


하카다역에서 출발해서 서양 문물이 가장 먼저 상륙한 나가사키(長崎), 유서 깊은 구마모토(熊本), 큐슈 제일의 대자연 아소(阿蘇), 온천으로 유명한 벳부(別府)와 아름다운 휴후인(由布院)을 돌아보고 다시 하카타(博多)로 돌아오는 코스로 철도를 따라 여행하며 일본을 느낄 수 있는 일정이다.


하카다역에서 JR큐슈패스 5일권(대인 16,000엔)을 구입하고 "큐슈를 통째로 삼기는 한글 가이드북"을 얻었다. JR 큐슈패스는 일본철도(JR)가 일본을 여행하는 외국인들에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만든 패스중의 하나로 큐슈에서만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지하철은 사용할 수 없다.



기차여행의 출발점인 후쿠오카는 큐슈 최대의 도시이다. 후쿠오카는 본래 나카가와를 중심으로 동부지방을 하카다(博多: 상인의 도시), 서부지방을 후쿠오카(福岡: 무사의 도시)라고 불렀으나 1889년 두 도시가 병합되면서 후쿠오카로 명명되었다.
 
하카다역에서 나가사키까지는 큐슈에서 가장 좋은 특급열차 가모메(갈매기)를 탄다. 기차의 바닥은 광택이 나는 원목 마루이고 가죽 냄새나는 검은 회전의자로 비행기보다 더 넓고 좋은 실내는 모노톤의 멎진 내장을 하여 쾌적한 열차 여행을 즐길 수 있다. 1시간 50분 정도 소요.





나가사키는 16세기 후반 외국에 개항한 이래 포르투갈이나 네덜란드 등 서양 각국과의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진 곳이다.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원폭이 투하되는 비극의 무대가 되기도 하였으며, 여러 가지 문화와 역사의 빛과 그림자가 함께 교차하는 도시이다.




나가사키 시내에서는 「진친 전차」라고 불리는 노면 전차가 도로 한복판을 달린다. 요금은 100엔. 2호선 전차를 타고 평화 공원이 있는 마츠야마마치에서 하차한다. 걸어서 평화공원으로 향한다. 빗줄기가 굵어진다.


평화공원(하이에 고엔)
1945년 원폭이 투하된 중심지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하며 당시 형무소가 있었던 곳인데 지금은 세계 평화를 기원하며 조성된 공원이다.



계단을 오르면 평화의 분수가 힘차게 물줄기를 뿜어내고 멀리 평화의 상이 눈에 들어온다. 각국에서 기증한 평화 기원 조형물을 감상하며 평화의 상으로 향한다. 평화의 분수는 원폭 투하 후 목마름에 시달리며 죽어가던 수많은 사람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분수 앞의 비에는 당시 목마름에 고통받던 소녀가 남긴 글이 새겨져 있다.






평화의 상
높이 9.7m 의 청동으로 제작된 평화기념상으로 치켜든 손은 "원폭의 공포"를, 옆으로 쳐든 손은 "평화의 염원"을, 감은 눈은 " 죽은 자에게 명복을 빈다"는 의미라고 한다.



평화의 상 양쪽에 기학탑(祈鶴塔)이 있고 피폭자들의 명복을 비는 종이 학들이 걸려있다.



왼쪽으로 무연고 원폭사망자 추모기념당이 보인다.



원폭 투하 중심지
1948년 8월 9일 11시 2분. 히로시마에 이어 두 번째 원자폭탄이 떨어졌던 바로 그 자리. 우라카미천주당(성당)의 유벽(遺壁)과 평화를 기원하는 상이 서 있다. 




우라카미천주당
평화의 공원 뒤 조금 높은 언덕 위에 서 있는 붉은 벽돌의 건축물로 우아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다. 1895년부터 약 30년에 걸쳐 신도들이 완성시킨 것으로 당시는 동양 제일의 대성당이었으나, 피폭에 의해 무너진 뒤 현재의 성당은 1959년에 재건된 것이라고 한다.




노면전차를 타고 나가사키역으로 돌아와 점심 도시락을 준비하여 하카다행 특급열차 아리아케를 탄다. 환승역 도스(鳥栖)에서 하차하여 구마모토행 특급열차 가메모로 갈아탄다. 도스(TOSU)역 앞에는 도스 스타디움(축구장)이 보인다.



도스에서 구마모토행 특급 릴레이쯔바메(TSUBAME)를 탄다. 아리아케와 같은 787계 열차로 원래는 쯔바메로 불리었는데 큐슈신칸센이 개통된 이후 쯔바메란 이름을 신칸센에게 물려주고 릴레이쯔바메로 이름을 바꾸었다고 한다.




구마모토
인구 65만 명의 구마모토시는 구마모토현의 현청소재지로 시가지는 근대적이면서도 옛모습이 곳곳에 남아있다.



구마모토역에서 도보로 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구마모토 스테이션호텔에 투숙하였다. 저렴한 숙박비(4000엔)에 비해 시설이 양호하고 주변 전망이 훌륭하다. 치약, 칫솔, 샴푸, 면도기, 커피포트, 헤어드라이어는 물론 조그만 냉장고에 녹차 1병이 무료로 제공되었다.




쇼핑과 저녁식사를 위해 호텔을 나와 노면전차를 타고 시내 번화가로 향한다.



가라치마치역에서 하차(구마모토역에서 2호선 5정거장 요금은 150엔)하면 곧바로 아케이드가 설치되어 있는 넓은 상점가와 연결된다. 대형가게, 음식점, 영화관 등 각종 점포가 들어서 있으며 많은 관광객과 쇼핑객들이 붐빈다.



한신백화점 식품 코너에서 간식거리를 사고 음식체인점 메시아돈(각종 정식 전문점으로 24시간 영업하며 공기밥이 무료로 추가 제공된다)에서 정식(590엔)으로 저녁식사 후에 전자상가(베스트전기)에서 전자제품 구경을 하였다.




음식은 한국이 제일이다. 식문화에 있어서 고급문화는 발효음식이고 그 다음은 익혀먹는 음식 그리고 저급 음식문화는 날로 먹는 거라고 한다. 일본은 날로 먹는 것을 좋아하는 민족이니 ㅋㅋ... 왜(倭)라는 이름도 손으로 날 음식을 먹는 족속이라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셋째 날.
7시. 눈을 뜨고 창문을 여니 상쾌한 바람이 밀려든다.



샤워를 하고 아침 식사 후에 호텔 체크아웃(8시 40분)을 하고 구마모토역으로 향한다. 구마모토역에서 노면 전차를 이용하여 혼묘지로 이동한다. 2호선을 타고 가다 가라치마치에서 3호선으로 환승. 12정거장 150엔


혼묘지(本妙寺)
가토 가문의 보리사. 혼묘지로 올라가는 길은 공동묘지로 납골당이 줄지어 있다. "무네쓰키 칸키" 라는 176단의 돌계단을 올라가면 키요마사가 잠들어 있는 조치뵤가 있다. 중앙에는 가토의 묘가 자리하고 있다.







노면 전차를 이용하여 구마모토성으로 향한다. 성 입구에 가토 동상이 서 있다.



입장료 500엔을 지불하고 한글안내서를 받는다.


구마모토 성(熊本城)
오사카성, 히메지성과 함께 일본 3대 명성 중 하나로 꼽히며 구마모토현의 상징이다. 1600년에 있었던 세키가하라 전투 후에 가토 세이쇼(가등청정)이 7년에 걸쳐 심혈을 기울여 쌓은 성이다. 지하 1층 지상 6층의 천수각(天守閣)을 비롯해 성루 49개, 누문 18개, 성문 29개를 가진 장엄하고 호화스러운 성이었으나 1877년 니시난의 난(西南の役)으로 천수각을 비롯한 대부분이 소실되어 중요문화재인 우토야쿠라(宇土櫓)외 11개의 망루와 돌담만 남아 있다. 현재의 천수각은 1960년에 재건된 것으로 특히 천수각 지붕 처마 끝에는 조선의 와공(瓦工)이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조선 기와가 장식되어 있다. 천수각의 내부는 전시관으로 개조되어 구마모토성과 관련된 영상물과 미니어처, 각종 병장기 등이 전시되어 있다.



전망대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일본 전역의 유명한 성의 사진들이 걸려 있고 천수각의 맨 꼭대기에 위치한 전망대에서는 구마모토마치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우토야쿠라(宇土櫓)
천수각의 바로 뒤에 위치해 있는 우토 성루는 1877년 니시난(西南)전쟁 때 소실되지 않고 남겨져 축성 당시의 면모를 갖추고 있어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우토성의 천수각을 이곳에 옮겨지었다고 한다.



구비가케석(首掛石)
구마모토성의 축성 때 '요코테노고로' 라고 하는 괴력을 가진 자가 목에 걸고 끌어 옮긴 돌로 전해진다. 요코테노고로는 아버지가 가토 키요마사에 의해 살해돼 그 원한을 풀기 위해 축성부로 들어왔다고 한다.



천수각
성은 성부의 권력의 상징이며 전쟁과 정치의 거점이다. 그 중에서 천수각은 성의 중심적 건축물이다.



구마모토역에서 라면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아소행 특급 열차를 탄다. 약 1시간 소요.





날씨 관계로 아소화산으로 오르는 로프웨이 운행이 중단되었다고 한다. 다음 기회를 기약하며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 아소신사로 향한다. 기차로 두 정거장 지나 미야지역에서 하차. 조그만 간이역이다.



아소신사(阿蘇神社)
아소의 개척신인 다케이와타쓰노미코토(健磐龍命)를 비롯해 12주의 신들을 모신 유서 있는 신사. 현재의 신전은 에도 시대 말기에 영주 호소카와(細川)에 의해 재건된 것이며, 본전은 아소식이라고 불리는 느티나무로 만들어진 건축물이다. 누문은 두겹 지붕이며 멎진 조각이 새겨져 있다. 합격, 건강, 결혼 등의 소원을 담은 수 없이 쪽지가 눈길을 끈다.





돌아오는 길에 100엔 상점에 들려 기념품을 쇼핑한다.


역 옆 편의점에서 허기를 속일 김밥과 샌드위치를 사 가지고 벳부로 향하는 기차를 탄다. 기차 안에서 40년 전에 귀화하여 오이타(大分)에 거주하는 목포가 고향인 강(姜)씨 아주머니가 토마토와 고급과자를 선물로 주신다. 일본은 결혼하면 남편 성을 따른다고 한다. 아소역에서 잠깐 만났다가 헤어진 한국학생(혼자 9박 10일 배낭여행중인 김선호군)과 벳부역에서 다시 만나 택시를 타고 벳부 유스호텔로 이동한다.


벳부유스호텔
회원 숙박비 3360엔으로 22시까지 투숙가능. 주인이 매우 친절하고 전자렌지와 온수를 이용할 수 있고, 실내 목욕탕은 23시까지 무료이다. 침대 방과 일본식 다다미방이 있는데 다다미 방에서 여장을 풀고 가까운 대형슈퍼에서 저녁 식사용 김밥과 간식, 그리고 아침 식사용 즉석 우동을 구입하여 유스호텔로 돌아온다.




넷째 날.
식당에서 어제 준비한 우동과 커피로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한다. 주의 할 것은 은박지 포장을 한 제품은 뜨거운 물 만 부어 먹는 것이 아니고 조리를 해야하는 제품이다. 8시 40분 체크아웃.


지옥(지코쿠) 온천 순례를 하기 위해 칸나와 온천으로 향한다. 칸나와까지 버스 요금은 320엔. 온천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벳부(別府)의 칸나와(鐵輪)일대는 엄청난 수증기가 압권이었다. 이곳은 1200여년 전부터 뜨거운 증기, 열탕, 흙탕물 등이 분출되고 있어 사람들이 도저히 접근할 수 없어 지옥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지옥은 화산 활동으로 생겨난 것으로 지하 300m에서 섭씨 100도 전후의 열탕이 제각각의 색깔과 모양으로 분출되고 있다.


한 곳 당 관람료는 400엔. 아홉지옥 모두를 관람하는 공통 관람권은 2000엔이다. 공통관람권을 구입하여 차례대로 돌아본다. 눈보라가 친다.


 


귀석방주지옥(鬼石坊主地獄 오니이시보즈지코쿠)
옛날 깊은 산골자기의 스님이 벌을 받아 빠졌다는 전설이 있는 지옥으로 뜨거운 진흙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모양이 마치 중의 머리모양을 닮았다하여 지어진 지옥 이름.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는 지옥.




바다지옥(海地獄 우미지고쿠)
9개의 지옥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지옥으로 약 1200년 전의 화산 폭발로 생긴 분화구에 형성된 짙푸른 코발트색의 연못이다. 깊이가 120m에 섭씨 98도나 되는 열탕으로 달걀이 5분만에 반숙이 된다. 온천수로 자라는 연꽃은 지옥 옆쪽에 자리하고 있는 식물원에서 자라는 커다란 연꽃이 또 다른 볼거리이다.





산지옥(山地獄 야마지코쿠)
산의 여기 저기에서 치솟고 있는 증기와 온천열이 흡사 한증탕을 연상시킨다. 이 온천열을 이용하여 코끼리, 하마, 라마, 홍학 등 세계 각국의 동물들이 사육되고 각종 식물들을 재배한다.




가마솥지옥(가마도지코쿠)
지옥에서 뿜어져 나오는 증기로 밥을 지어 신에게 바쳤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여섯 개의 연못 색깔이 온도에 따라 달라지는데 온도가 높아질수록 주황색으로 변한다.




귀산지옥(鬼山地獄 오니야마지코쿠)
다른 지옥에 비하여 분출 기운과 열탕의 압력이 강하다. 1923년 일본에서 처음으로 온천열을 이용하여 악어사육을 시작한 곳으로 현재도 약 150마리의 악어가 있어 악어지옥이라고 불린다.




백지지옥(白池地獄 시라이케지코쿠)
분출 시에는 무색 투명한 열탕이지만 물이 연못에 떨어지면 온도와 압력 저하로 청백색으로 변한다. 온천열을 이용하여 각종 대형 열대어를 사육하고 있다.




금룡지옥(긴료지코쿠 金龍地獄)
용출량은 벳부지역 제일이며, 11개소의 시영 온천수의 공급원이다. 수증기가 새벽 동이 틀 때, 마치 황금색의 용이 승천하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혈지지옥으로 가기 위해 16번 버스를 타고 이동한다. 요금은 180엔.


혈지지옥(지노이케지코쿠 血池地獄)
펄펄 끓어오르는 점토는 열기까지도 빨간색. 적탕천(赤湯泉)으로 일본 최고의 천연지옥이며 붉은 점토가 탕에 녹아 있는데 시뻘겋게 물든 못의 광경이 장관이다.




용권지옥(다쓰마키지코쿠 龍卷地獄)
20m 이상 열탕이 분출되는 벳부시 지정 천연기념물인 간헐천. 간헐천은 일정한 간격으로 열탕과 열기를 분출한다.




16번 버스를 타고 귀천(龜川)역으로 향한다. 소요시간은 5분 요금은 140엔.



귀천역에서 기차를 타고 벳부역으로 이동한다. 벳부역에서 간단한 점심 도시락을 준비해서 유후인행 특급열차를 탄다. 유후인까지 약 1시간 소요.


유휴인
미술관과 아트갤러리가 곳곳에 있으며 마을 전체가 차분한 분위기가 감도는 인기 최고의 온천마을. 유후인역은 오이타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이도자키아라타가 설계했으며 역내에는 아트갤러리가 있어 편안한 쉼터를 제공한다.




긴린코(金鱗湖)
둘레가 약 400m 정도의 작은 호수. 호수의 잉어가 수면 위를 뛰어오르는 모습이 석양에 비쳐 그 비늘 빛이 금빛으로 보인다해서 긴린코 (금린호/金鱗湖)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유후인의 상징인 금린호의 밑바닥에서는 온천수가 솟아나고 있어서 수면 위에 물안개가 피어나 주변 풍경과 어우러져 신비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유후다케산(1584m)의 신비스런 풍경이 때 마침 내린 눈으로 흰옷을 입어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민예촌
우리나라의 민속촌과 같은 곳으로 옛날 초가집에서 도구 및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전시하여 당시의 생활상을 재현해 놓았다. 손으로 만드는 일본 종이나 죽세공, 한지 공예 공방이 있으며 염색공예와 도예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입장료는 민예촌, 도예촌 각각 650엔. 너무 비싸 일본 관광객도 기념 사진만 촬영하고 떠난다.



관람을 포기하고 멎진 식당에서 때늦은 점심식사를 하고 유휴인 역으로 이동한다.



역까지 이어지는 거리에는 기념품점과 갤러리가 많이 있다. 기념품점은 손으로 만든 상품이 많아 흥미를 끈다. 한 곳에 들려 쇼핑을 한다.


하카타행 특급열차를 탄다. 유휴인에서 갈아타는 곳 도스역까지는 특급열차 유휴인 노 모리를 이용. 특급열차 유후인 노 모리는 실내에 올라가는 계단이 있고 기차의 중간 연결 부분에 화장실과 휴게실이 귀엽고 예쁜 모습으로 꾸며져 있어 마치 호텔 같은 느낌을 준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 또한 매우 아름답다. 기차 내 여승무원은 차장(검표원)의 역할과 잡화판매원 역할을 함께 한다. 유휴인에서 하카타까지는 약 2시간 소요.


20시 30분 하카타역에 도착. 도보로 1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하카타파크호텔(4300엔)에 체크인하고 100엔 순환버스를 타고 캐널시티하카타로 향한다. 100엔 순환버스는 한국말 안내 방송을 한다.


캐널시티 하카타(キャナルシテイ 搏多)
"도시 속의 또 하나의 도시" 캐널시티는 입체적으로 교차하는 미래도시형 공간이다. 건물 중심에 운하(캐널)가 흐르고 하얏트호텔과 시티극장 등 13개의 영화관이 있는 일본 최대의 복합시설로 하이테크, 놀이시설, 테마파크 "후쿠오카 조이플리스" 등 방대한 규모와 다양한 시설로 주목받는 관광지이다. 호텔과 영화관을 제외한 내부는 식당과 의류 등의 쇼핑시설이다.



식당에서 때늦은 저녁식사 후에 시가지의 야경을 구경하고 호텔로 돌아와 잠자리에 든다.


다섯째 날.
7시 눈을 뜬다. 아침 시간을 쪼개 신사와 절을 관람하기 위해서 세수만 하고 호텔을 나선다.
15분 정도 걸어서 구시다신사에 도착한다.


구시다신사(節田神社)
헤이안(平安)시대(757년)에 창건된 것으로 하카타의 수호신인 '하카타기온야마사카'의 봉납 장소로 경내에 거대한 은행나무가 상징목이다. 서민적 신사로 사랑 받으며 불로장수나 상업 번성을 기원하고 결혼식을 행하는 커플이 많다고 한다. 출근하던 사람들이 들려 손뼉을 두 번 치고 합장하여 기도를 하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하카다마치야 후루사토관
19세기 말경 하카타의 전통가옥을 이전 복원한 향토관. 오전 10시에 개관하고 관람료는 200엔.



순정사(順正寺)
시내 한 복판에 있는 공동묘지 중의 하나. 무수히 많은 납골당 비석이 볼거리를 제공한다.



도초지(東長寺)
서기 806년 고보(弘法)대사가 당나라에서 귀국하여 건립한 사찰로 목조 천수관음입상(국가중요문화재)과 일본 제일의 목조 대불 좌상이 있는 절.




다시 걸어서 숙소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간단하게 빵과 커피로 아침식사를 한다. 9시 45분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걸어서 하카타역으로 이동한다.


하카다역 옆에 있는 교통센타 건물 4층에 위치한 100엔플라자에서 간단한 기념품을 쇼핑하고 큰 도로를 건너 E정류장에서 하카타항 국제여객터미널 가는 11번 버스에 오른다. 한국어로 안내 방송을 한다. 버스는 신호대기 정차시 공회전으로 인한 매연을 줄이기 위해 시동을 끈다.


부두이용료(출국세) 400엔 짜리 티켓을 구입한 후 2층 출국장으로 향한다. 출국수속을 하고 면세점에서 선물을 쇼핑한다. 올 때와 같은 배 같은 선실에 여장을 풀고 햇반으로 점심식사를 한다. 12시 30분 드디어 하카타항을 출항한 카멜리아호는 힘찬 물살을 가르며 망망대해를 빠르게 미끄러진다.




잠깐 눈을 붙이고 일어나니 대마도를 지나고 있다. 17시 30분 부산항이 보이기 시작한다.



도선사가 배에 오르고 서서히 속도를 줄여 부산항에 도착한다.



에필로그(EPILOGUE).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우리나라와 사회, 경제, 문화적 측면에서 많은 것들을 공유하며 미래지향적 파트너로 진일보하고 있지만, 양국간의 해결되지 않은 역사적인 문제들이 남아있어 아직도 원만한 관계를 형성하지 못해 안타깝다.


4박 5일 그것도 일본 땅에서 3일 동안 머무르면서 일본은 안다는 것은 처음부터 생각지도 않았다. 단지 기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큐슈지방의 대도시를 접해봄으로 조금이나마 일본을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한 배낭여행이었다.


친절과 청결이 생활화된 나라. 하나 하나 보면 별 것도 아니지만 일본인 특유의 사회성과 공동체 의식을 잘 간직한 나라. 국가에서 하지 말라는 일은 안 하는 나라. 일찍이 서구화되어 유흥 문화가 우리보다 잘 발달된 나라. 그러면서도 기본을 잘 지키려는 민족. 옛 것을 잘 보존하려는 나라.




일본인들은 국민소득 40,000달러가 넘는 선진국임에도 그리고 강대국이면서도 참 검소하고 소박하게 생활한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이 매우 친절하여 깊은 감명을 받았다. 어찌 보면 개개인의 일본인들은 한국인보다 덜 영악스런 듯했으며 오히려 상당히 순진한 느낌을 받았다.


사실 직장만 아니라면 좀 더 긴, 최소한 일주일은 보내야 하는 아쉬움을 간직한 채 다음을 기약한다.


마지막으로 질질 끌고 다니는 여행용 가방은 숙소를 계속 옮겨 다니고 대중교통 수단과 도보로 여행하는 배낭 여행객들은 매우 불편하기 때문에 가방은 절대적으로 배낭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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