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tube 영상으로
2025. 12. 28(일) 서해랑길 85~86구간(18.4km) : 평택호 예술공원 주차장-(6.4km)-신영2리 마을회관-(5.9km)-평택항-(2.1km)-신당근린공원-(4km)-원정초등학교
서해랑길 85구간(12.3km) : 평택호 예술공원 주차장-(6.4km)-신영2리 마을회관-(5.9km)-평택항

버스는 예정된 시간보다 한참 늦게 도착했다.
기사님의 늦잠이라는, 다소 황당하면서도 인간적인 이유 때문이었다. 약 한 시간의 공백이 생겼지만, 누구 하나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다. 오히려 서로를 바라보며 웃음이 번진다.
세상 살다 보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일이 더 많다. 알람을 못 듣고 잠들 수도 있고, 하루의 시작이 엉킬 수도 있다. 그 사실을 아는 사람들 앞에서 지연은 더 이상 불편이 아니라 이해의 여지가 된다. "그럴 수도 있지"라는 생각이 공기를 부드럽게 만든다.
버스에 오르는 귀연 식구들의 얼굴을 찬찬히 바라본다. 조급함 대신 여유가 있고, 불평 대신 농담이 오간다. 작은 해프닝 하나에도 마음을 다치지 않는 태도에서 이분들의 인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함께 시간을 견뎌낼 줄 아는 마음, 타인의 실수 앞에서 한 걸음 물러설 줄 아는 넉넉함이다.
출발은 계획보다 늦었지만, 마음은 오히려 한 박자 느긋해진다.
어쩌면 인생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조금 늦어져도 괜찮다고, 함께라면 더더욱 그렇다고.

평택호 관광단지는 '평택호 예술관', '한국의 소리터', '평택 자동차 극장', '평택호 예술 공원', '모래톱 공원', '평택호 소리길' 등이 평택호 주변에 다양한 조형물과 포토 존으로 조성되어 있다.


대전에서 이곳까지 오는 동안 부슬비가 진눈깨비로 바뀌더니 다행히 도착해서는 날이 개기 시작한다. 바람도 없어 포근한 느낌이다.
평택호 소리길을 따라 아산만방조제로 향한다.



평택호 데크길을 따라 걷는다. 평택호 소리길이다. 길은 경기둘레길 45코스 평택섶길 4코스 '원효길'과 함께 한다. 4코스 원효길은 평택항 관광지 혜초비에서 원효대사 오도성지인 수도사까지다.


평택호 예술관에서 280m 떨어진 곳에 전통예술의 육성을 목적으로 개관한 '한국소리터'가 있다.

한국소리터에는 야외공연장인 농악 마을, 실내 공연장인 지영희 홀, 지영희 국악관, 한국 근현대 음악도서관이 있다.

지영희 선생은 중요 무형문화재 제52호 시나위 예능 보유자다. 국악관현악단의 창시자이며 해금산조와 시나위의 명인이다. 일제의 침략과 서양 문물에 밀려 전통이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던 그 어두운 시절에도, 국악의 현대화와 대중화를 위해 힘쓴 분이다.







'노랑바위' 지명으로 불리는 곳에 뱃머리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아산호를 가로지르는 서부 내륙고속도로와 국도 39호선 평택호대교 아래를 통과하여 아산방조제 배수갑문 쪽으로 이어간다.


아산만 방조제가 안성천 하구를 가로막고 있으며 오른쪽으로 배수갑문이 보인다.



평택호 관광안내소와 아산만방조제를 지나면 평택시 보훈 공원을 만난다.


이곳은 일제 강점기 3·1독립운동 당시 평택 지역 최초로 만세 시위가 벌어진 곳이다.

보훈 공원에는 현충탑, 무공수훈자공적비, 6·25 참전공적비, 평택 3·1독립운동 기념 조형물이 있다.


국도 38호선 서동대로(경기도 서쪽과 동쪽을 잇는 도로)를 따라간다.

우경삼거리를 조금 지나서 서동대로와 헤어져 숙박시설이 즐비한 권관길을 따라간다.


경제 자유구역 현덕지구로 지정된 드넓은 들녘으로 나간다. 한적하고 고즈넉한 시골길을 걸으며 낮선 풍경과 문화를 만난다.

드넓은 방아다리들 농로를 따라가니 막혔던 시야가 탁 트인다. 들길은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장수리 마을 입구까지 길게 이어진다.

전신주 곳곳에 경기둘레길을 알려주는 각종 표식이 달려있다. 서해랑길은 거기에 슬쩍 얹혀가는 느낌이다.





현덕면 장수리는 예전에 언덕 넘어 해안가에 마을이 있다고 하여 두메라고 불러오다가 두메산골 지명의 느낌이 좋지 않다고 하여 긴 해변을 끼고 있는 장수리(長水里)로 개명하였다고 한다.


들길에 사랑과 평화가 그득히 넘친다.


매상길을 따라가면 매상마을에 이른다. 매상동청장년회 건물과 신영2리 마을회관이 보인다.




포승읍 포승산단로를 걷다 보면 만나는 Main Street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단순한 카페를 넘어 베이커리, 포토존, 루프탑, 다양한 콘셉트 공간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평택항만로를 따라 걷다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편의점에 들어가 컵라면 하나를 고른다. 뜨거운 물을 붓고 전자레인지 앞에서 기다리는 짧은 시간마저 소소한 설렘이다.
편의점 앞 야외테이블에는 천막이 쳐져 있어 바람을 막아준다. 안쪽은 생각보다 포근하다. 그 작은 공간이 오늘의 식당이 된다. 테이블 위에 하나둘 점심상을 펼친다.

길 위에서 먹는 음식은 늘 특별하지만, 동행들과 함께하면 그 맛은 배가 된다. 웃음이 오가며 이야기가 이어지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컵라면 옆에 와인, 그리고 파래전. 짭조름한 바다 향과 와인의 부드러움이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이 의외로 훌륭하다. 길 위에서 먹는 한 끼는 늘 가장 따뜻하게 기억하게 만든다. 함께 걷고 함께 나누는 이 점심시간은 음식뿐만 아니라 시간이 맛있다.

평택항으로 걸음을 이어간다.


평택항은 서해안 중심에 자리 잡아 수도권 및 중부 내륙권의 대표 관문 항만으로 기능하고 있다.


서해랑길 85코스 바로 옆 평택항 마린센터 14층에는 서해대교와 평택항의 항만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특히 이곳에서 바라보는 서해 일몰은 아름답기로 유명한데, 올라가 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서해랑길 86구간(6.1km) : 평택항-(1.8km)-신당근린공원-(4.3km)-원정초등학교

서해랑길 85코스 종점이자 서해랑길 86코스의 시작점은 평택항여객터미널 주차장 전기차충전소 앞 삼거리에 있다.
서해랑길 86코스는 경기둘레길 46코스와 시종점이 일치하는 코스로, 평택 섶길 4코스와도 일부분(평택항~수도사) 공유한다.

서해랑길 86코스는 안내판이 있는 사거리에서 직진 방향의 '평택항만길'을 따라 걷는다. 평택항 주변의 항만시설 때문에 항구와 바다를 볼 수가 없다. 86코스의 절반은 포승공단을 통과하는 길이다. 화물차와 컨테이너 차량이 주차되어 있는 도로변과 공단길을 걸어야 한다.



평택지방해양수산청을 지난다.


해양경찰서앞에서 평택섶길과 잠시 헤어진다. 평택섶길은 오른쪽, 서해랑길은 직진한다.


평택항만 동부두 제5정문 삼거리에서 오른쪽 평택항 홍보관으로 향한다. 완만한 오르막이다.

경기둘레길 쉼터다. 들어가려 하니 문이 잠겼다. 일요일이라 그런가보다.



평택항 홍보관에서 오른쪽 걷기 좋은 소나무 숲길을 내려서면 신당근린공원이다.




포승읍 원정리 마을 길 중앙을 관통하고 있다.

도곡근린공원의 포승작은 도서관을 지난다.

건널목을 건너 왼쪽으로 휘어져 '포승공단순환로'를 따라 약 30m쯤 진행하다가 오른쪽에 보이는 나무계단을 오르면 원정리 빌라단지가 이어진다.


원정 초등학교에 도착하여 오늘 트레킹을 마무리한다.


원정초등학 교문옆에 괴태곶봉수공원이 있다 조선시대 군사통신시설인 봉수대가 있었던 봉화재(해발 83m)에 조성하였다.

학교 바로 옆 순창밥상에서 늦은 점심겸 뒤풀이를 한다.

뒤풀이 자리는 늘 자연스럽게 이어지지만, 그 시간이 당연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쓰는 손길이 있기에 가능한 순간이라는 걸 우리는 잘 안다.
총무님과 운영진은 늘 한 발 앞서 움직인다. 장소를 고르고, 시간을 맞추고, 빠진 것은 없는지 살핀다. 누구는 웃으며 자리에 앉아 있지만, 누군가는 끝까지 마음을 놓지 못한 채 사람들의 표정을 살핀다. 덕분에 우리는 아무 걱정 없이 하루를 마무리한다.
그렇게 준비된 뒤풀이는 언제나 만족스럽다. 음식의 맛이나 분위기 때문만은 아니다. 함께한 시간 속에 배려와 정성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웃음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하루의 피로가 서서히 풀린다.
그래서 마음 한편에 늘 고마움이 남는다. 말로 다 전하지 못해도, 그 수고를 알고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히 전해지고 싶다. 오늘도 편안한 자리에서 웃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묵묵히 자리를 지켜준 총무님과 운영진 덕분이었다. 그 고마움이 오래도록 잔잔하게 마음에 머문다.


끝.
'서해랑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서해랑길87-88구간(화성방조제 이동통신안테나~전곡항) (0) | 2026.01.26 |
|---|---|
| 서해랑길87-86구간(화성방조제 이동통신안테나~원정초등학교) (1) | 2026.01.13 |
| 서해랑길84-85구간(구성리2구 마을회관~평택호 예술공원 주차장) (1) | 2025.12.15 |
| 서해랑길83-84구간(맷돌포 선착장~구성리2구 마을회관) (3) | 2025.11.24 |
| 서해랑길82~83구간(유곡2교차로~맷돌포구) (0) | 2025.1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