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19일(일)
12코스(통일이음길) : 도신3리 마을회관-3.2km- -4.6km-신탄리역-6.2km-역고드름 종점
경기평화누리길 12코스는 일명 ‘통일이음길’로 불리는 도보 여행길로 경기도 평화누리길 마지막 코스다.
경기도 연천 군남홍수조절댐을 출발하여 옥녀봉, 신망리역을 지나 신탄리역을 거쳐 역고드름 종점에 이르는 28.2km의 비교적 긴 구간이다.
경기도는 연천 신탄리역에서 끝나는 평화누리길 12코스를 강원도 철원군 경계까지 연결해 운영하기로 했으며, 이에 따라 평화누리길 12코스 ‘통일이음길(군남홍수조절지~역고드름 종점)’과 강원도 평화누리길 1코스 '금강산길'이 하나로 이어졌다.
2024년 11월에 군남홍수조절댐에서 도신3리 마을회관까지 16.8km를 이미 진행하였고, 오늘은 도신3리 마을회관에서 시작하여 신탄리역을 지나 고대산 폐터널(동굴) 역고드름 종점까지 남은 구간과 이어지는 강원도 평화누리길 1코스 '금강산길' 의 백마고지역을 지나 철원 역사문화공원까지 진행하기로 한다.
이 구간은 DMZ평화의길 14코스와 겹치고, 경기둘레길 11코스의 일부이기도 하다.
버스에서 내리자 맹위를 떨치던 추위가 한층 누그러져 포근해진 날씨 덕분에 여행이 여유롭다. 눈 덮인 금학산의 아름다운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 역고드름 표지판을 따라 평화누리 자전거길을 걸으며 자연의 고요함과 함께 한다.
군남홍수조절지에서 시작한 DMZ 평화의 길 13코스는 대광리역에서 끝이나고 14코스가 시작된다.
겨울 들판을 걷는 도보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는 곳곳에서 눈길을 사로잡는 고니와 재두루미다. 따스한 햇살 아래 낮잠을 즐기는 철새 떼의 모습도 DMZ 평화의 길을 평화롭게 한다.
바람에 흔들리는 마른 풀과 차가운 대기는 한겨울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더하고, 새들의 움직임은 이 황량한 풍경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도보여행 중 만난 이 특별한 풍경은 마음에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
B팀은 경기도 연천 신탄리역을 잠시 둘러보고, 고대산 북쪽 경원선 폐터널의 역고드름과 경원선 종착역인 백마고지역을 거쳐 철원평야와 비무장지대 최고의 조망점인 소이산을 넘어 철원 역사문화공원(노동당사)까지 걷는다.
2019년 4월부터 경원선 전철 공사로 디젤동차 운행을 중단하고, 신탄리역부터 연천역까지 지자체 부담으로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현재 역사는 폐사된 채 방치되어 있다.
신탄리(新炭里)는 ‘새숯막’이라는 지명에서 알 수 있듯이 예전부터 고대산의 풍부한 임산자원을 목재와 숯으로 가공하여 생계를 유지한 마을이다.
신탄리역은 경원선의 마지막 역으로 우리나라 최북단 역이다. 한국전쟁으로 철로가 끊겨 1955년부터 신탄리역을 종점으로 운행해 왔다. 신탄리역에서 휴전선 넘어 평강 사이의 철길이 폐지되면서 1971년 경원선 철도 중단점 표지판을 설치하였다.
대전차 방호벽을 지나면 경기도 끝 집이 나타난다. 커피, 라면, 막걸리, 김치전 등을 판매하고 있는 역고드름 쉼터다.
곧이어 연천 역고드름 터널에 이른다.
연천 역고드름은 고대산 자락에 있는 경원선 폐터널에서 볼 수 있다.
연천 고대산에 일제 강점기 용산과 원산을 잇는 공사로 진행되었던 터널이 일본의 패망으로 완공하지 못하고 방치되었다. 6.25 전쟁 때 북한군이 폐터널을 탄약고로 사용했는데 미군의 폭격으로 터널에 균열이 생겨 그 틈으로 물이 흘러내리고 겨울이면 그 물이 얼어 역고드름이 생겨 신비하면서도 장관이다.
길이 100m, 폭 10m의 터널 바닥에 역고드름 수백 개가 12월 중순부터 자라기 시작해 이듬해 3월까지 볼 수 있다.
오래전에 마이산 탑사와 덕유산 오수자굴에서 소규모 역고드름을 본 적이 있지만, 이렇게 규모가 큰 역고드름은 처음이다.
고드름이 떨어질 위험이 있어 동굴 안은 진입 금지이다. 또한, 길이 나 있지 않은 곳은 가면 안된다. 지뢰가 묻혀 있을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아직 한창 조사 중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위험하다.
경기 평화누리길 1~12코스 189km의 긴 여정의 도보여행은 경기도 연천과 강원도 철원의 경계가 종점이다.
차탄천 구 경원선 철길 교량 일부가 보인다.
여기서부터 평화누리길 강원 구간 1코스가 시작된다.
강원도 평화누리길 1코스 '금강산길'을 따라 백마고지역을 향해 걷는다.
휴전선은 보통‘38도선’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경기도 연천이 북한의 개성시보다 더 북쪽이고, 강원도의 화천,철원,김화,양구,임제,양양,고성이 모두 3.8선 이북이다.
그 까닭은 강원도 지역에서 치열한 격전 끝에 군사분계선을 위로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휴전회담이 시작되던 1951년 6월부터 1953년 7월 27일 휴전회담이 체결되기까지 전투는 주로 강원도지역에서 집중적으로 그리고 연천(벙커고지)에서 전개되었다. 강원도 양구군에만도 9개 격전지가 있다. 격전지마다 일진일퇴하는 전투 속에서 무수한 희생 위에 승리하여 지도를 북방으로 끌어올린 것이 연천-강원지역의 군사분계선이다.
DMZ 평화의 길 14코스 종점인 백마고지역에 도착한다.
백마고지라는 명칭의 유래는 전쟁중 포격에 의해 수목이 다 쓰러져 버리고 난 후의 형상이 누워 있는 백마 처럼 보였기 때문에 백마고지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설과, 당시 참전했던 어느 연대의 부연대장이 외신기자의 질문에 "화이트 호스 힐 (White Horse Hill)"이라고 대답하여 비롯되었다는 설 등이 있으나 일반적으로 격전을 치루고 난 처절한 산의 형상이 백마의 와상(臥床)과 같다하여 불리게 되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이 전투를 계기로 전투를 수행한 제9보병사단의 부대 애칭을 백마부대라 부르게 되었다.
멀지 않은 곳에 태극기 휘날리는 백마고지가 눈에 들어온다.
이 고지는 경기도와 북한 함경도를 잇는 남북 교통의 요충지에 위치해 있어, 지리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곳이다.
백마고지 전투는 1952년 해발 395m의 이름 없는 고지를 탈환하기 위해 국군 제9사단과 중공군 제38군 3개 사단이 벌였 던 전투다. 열흘간 12번에 걸친 공방전이 벌어지고 고지 주인이 7번이나 바뀔 만큼 6·25전쟁 중 가장 격렬한 전투 중 하나였다.
당초 395고지가 백마고지로 불리게 된 유래는 전투 후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없이 돌가루와 흙더미만 남은 모습이 마치 백마가 누워있는 듯하다고 해서다.
6.25전쟁 당시 치열한 전투 끝에 백마고지를 잃었다는 보고를 받은 김일성은 이 고지를 잃은 것에 대해 굉장히 아쉬워하며, 백마고지 오른쪽 뒤편 고암산에서 사흘간 통곡하였다 한다. 그래서 고암산을 김일성 고지라 일컫기도 한다.
15시. 시간이 늦어져 백마고지역에서 버스에 탑승하여 철원문화역사공원으로 이동한다. 기다리던 B팀을 태우고 식당으로 이동하여 뒤풀이를 하고 대전으로 귀가를 서두른다.
산용님이 휴게소에서 쏜 참붕어싸만코 한 마리씩 덕분에 차 안에서 웃음꽃이 활짝 피었던 순간은 정말 즐거웠다. 작은 아이스크림 하나가 만들어낸 그 따뜻한 분위기는 우리 모두를 한층 더 가깝게 만들어 준다.
이번 여행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포천~세종 간 고속도로의 포천~안성 구간이 새로 개통된 덕분에 귀가가 훨씬 수월했다. 대소 분기점에서 중부고속도로로 연결되는 경로를 따라가며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던 덕분에 길 위에서의 스트레스가 크게 줄었다. 새로운 도로가 가져다주는 편리함과 효율성에 새삼 감탄한다.
또한, 산줄기따라님이 들려주신 우리나라 도로에 관한 이야기는 단순히 여행을 넘어 교육적인 경험이었다.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는 흥미로운 도로 관련 지식을 풍성하게 해 주었고, 고속도로가 지역 간 연결뿐 아니라 경제와 문화의 교류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이번 여행은 단순히 길 위에서 함께한 쏠쏠한 즐거움과 새로운 지식을 공유하며 더 특별해졌다. 앞으로도 이런 유쾌한 여행이 계속되기를 기대하며, 이번 여행은 정말 잊지 못할 추억으로 간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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