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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랑길

14-15구간(23.9km 초동마을~별암선착장)

2023.5.28(일)

 14구간(15.7km 초동마을~당포정류장)

초동마을-오시아노 해변-오시아노 관광단지-인지마을-송촌마을-후포마을-장수마을-당포정류장

 

길을 걷는다는 것은

                                        - 용혜원 -​

길은 걷는다는 것은

갇혔던 곳에서

새로운 출구를 찾아 나가는 것이다

 

천천히 걸으면

늘 분주했던 마음에도 여유가 생긴다

 

걸으면

생각이 새로워지고

만남이 새로워지고

느낌이 달라진다

 

바쁘게 뛰어 다닌다고

꼭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디

사색할 시간이 필요하다

삶은 체험 속에서 변화된다

 

가장 불행한 사람은

자기라는 울타리 안에

자기라는 생각의 틀에

꼭 갇혀있는 사람이다

 

갈을 걷는다는 것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고

희망을 갖게 한다

 

지난번 해남~영암 1구간(서해랑길 14구간)은 중화민국(대만) 가족여행으로 참석하지 못하고 4주 만에 다시 서행랑길을 찾아가기 위해 집을 나선다.

 

사흘 연휴 기간이고 비 소식도 있어 참가인원이 가장 적다. 단출하게 10명이다.

한 사람당 2칸씩 좌석을 차지하고도 자리가 남는다.

 

7시. 호남고속도로로 서대전톨게이트로 진입하여 여산휴게소와 함평휴게소에서 잠시 정차하고 목포를 향해 달린다.

목포에 까까워지니 다행히 내리던 비가 잦아든다. 산이교를 넘어간다.

 

참고로 서해랑길 14구간은 학상마을회관이 시작점이다. 안내표지판을 스쳐 지난간다.

1030. 버스는 지난번 걷기 여행을 멈춘 서해랑길 14구간 초동마을에서 정차한다.

 

바다를 배경으로 일렬로 서서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 걷기 시작한다.

 

비 예보가 있어 마음은 조급하지만, 잔뜩 찌푸린 하늘이 햇빛을 막아주고 솔솔 부는 바람이 걷기에 딱 좋은 날씨다.

 

국립수산과학원 수산 종자 육종연구소를 지나자 30년 묵은 애물단지라는 오명이 붙은 '오시아노관광단지'가 나타난다.

'오시아노관광단지'해양'을 뜻하는 이탈리아어에서 따온 이름으로 리조트, 호텔, 해변 캠핑장, 골프장 등 종합휴양 단지다.

1992년 해남군 화원면 일대 약 150만 평 부지에 조성하기로 한 오시아노관광단지는 '한국판 페블비치'로 불릴 만큼

관광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았지만, 사업이 지지부진하며 30년 가까이 표류하는 골칫덩이로 전락했다가 최근 들어 관광단지 조성사업이 다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성질 급해서 먼저 피었던 꽃잎은 바닥에 나뒹굴고

사람들은 그것이 예뻤던 시절은 기억하지 않는다.

피어있는 꽃들만 바라보며 감탄한다.

우리네 인생과 다름이 없다.

 

위험한 차도를 피하기 위해 서해랑길 리본은 안전한 농로로 돌아가도록 안내하며 펄럭인다.

들녘에는 모내기가 한창이다. 사람들은 거의 없고 농기계만 분주하다.

 

길은 걷는 것은 일종의 시간 여행이 되기도 한다.

걷기에만 집중하니 오히려 마음이 더 느긋해졌다.

아무 생각 없이 걷다 보면 묵은 기억들이 되살아나기도 한다.

 

인지마을 표지석이 보이고 화원반도 자전거길을 만난다.

 

12시 30분. 송촌마을 회관 옆 정자에서 점심을 먹으며 휴식을 취하고 길을 재촉한다.

 

지나가는 길옆 밭에는 양배추, 고추, , 보리, 양파, 호박, 단호박, 무화과 등 다양한 농작물들이 풍요롭다.

사실 양배추, 단호박, 무화과는 자라는 것을 처음 본다. 흥미롭다.

 

오후 4시 정각 별암선착장에 도착하여 이번 도보 여행을 마무리한다.

화원면 별암리 앞바다에는 20여척의 낚시배가 정박해 있다. 이곳은 갈치 낚시꾼들에게는 소문난 곳이다.

기사님이 준비해 준 낙지 탕탕이를 안주 삼아 시원한 맥주 한잔으로 갈증을 달래고 귀가를 서두른다.

 
 

↑ 양파는 이름이나 맛에서 알 수 있듯이와 비슷한 종이다. 오래 보관하면 위에서 파줄기가 자라기도 한다.

성욕 증진이나 정력 보강, 콜레스테롤을 제거하거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효능이 정말로 있는지 확실한 근거가 없다. 

참고로 남한에서는 서양에서 들어온 파라는 뜻으로 양(洋)파라고 하지만, 북한에서는 비늘줄기의 둥근 특징에 따라 '둥글파'라고 부르며 옛말로는 옥파라고도 한다. 

 15구간(8.2km 당포 버스정류장~별암선착장 )

당포재-월호마을-월하마을-수동마을-마산제-저상마을-별암선착장

 

비닐하우스 속에서는 단호박이 주렁주렁 매달려있다. 밤맛이 나는 포실포실한 식감으로‘밤호박’으로 불리며, 전국에서 생산되는 단호박 중에서도 손꼽히는 해남의 명품 특산물이다.

양파는 작고 여린 몸으로 혹한의 겨울을 나고, 희고 둥근 뿌리가 점점 커지다가 흙 위로 둥실 드러나고 잎은 쓰러졌다.

이제 양파를 수확할 때가 된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