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수로 22년 동안 나의 발이 되어준 나의 애마(그랜저 XG, 2000년 産)다.
직장에서 가장 오래된 차로, 지역 표시가 있는 녹색 번호판이다.
그러나 누적 주행거리는 16만km도 안 된다.
지금은 보기 어려운 카세트테이프와 CD도 작동된다.
그동안 한 번의 사고도 없었고, 속 썩인 적도 없었다.
주기에 맞춰 엔진 오일 교환해 주고, 배터리와 타이어 교체해 주면 잘 달렸는데,
년식이 오래되다 보니 유리창 고무가 삭아 장마철에는 비도 조금씩 샌다.
바퀴 주변 철판이 녹슬어 부식되고, 운전대 위 대시보드도 툭 튀어나왔다.
부품 생산은 이미 단종된 지 오래고 폐차장에서 찾아 교체해야 하는데 그것도
쉽지 않다.
서운하지만 이제는 떠나보내야 한다.
올해 1월에 계약한 새 차가 다음 주에 출고된다고 연락이 왔다.
정년퇴직 기념으로 가족들이 새 차를 선물해 준 것이다.
트렁크에 20년 묵은 잡동사니가 한가득하다. 언제 치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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