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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랑길 지도 : https://blog.naver.com/lsw24001/222688517335
서해랑길 안내 : https://blog.naver.com/lsw24001/222205983302
다 같이 걷자 한반도 한 바퀴
“처음엔 그냥 걸었어. 비도 오고, 기분도 그렇고 해서.(중략) 미안해, 너의 집앞이야.”(‘그냥 걸었어’, 임종환)
“걷다가 보면, 항상 이렇게 너를, 바라만 보던 너를 기다린다고 말할까.”(‘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거야’, 장범준)
1994년과 2019년 가요계를 흔든 노래 두 곡이다. 25년이라는 세월의 간극에도 두 노래의 가사는 닮아 있다.
무작정 길을 걷다가 문득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고, 고백을 결심하는 서사는 긴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설득력 있다.
사람은 오랫동안 ‘걷기’라는 단순한 행위 속에서 내면을 들여다보고, 인생에서 가야 할 방향을 깨달아 왔기 때문이다.
영화 ‘와일드’의 주인공 셰릴(리즈 위더스푼 분)도 가족을 잃은 뒤 배낭 하나 짊어진 채 길을 나선다.
그가 걷는 길은 미국의 유명 트레일 코스인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4260㎞) 중 1700㎞ 구간. 하루 20㎞씩 걸어도 최소 3개월을 걸어야 하는 곳이다.
발이 부르트고, 끊임없이 위기가 나타나지만 그는 매일 다시 길을 나선다. 그리고 걸음 속에서 아픔을 치유하고 인생의 2막을 직접 선택한다.
꽃 피는 춘삼월(春三月)을 지나 여느 때보다 걷기 좋은 계절이 왔다.
이번 주말에는 봄바람을 맞으며 노래나 영화 속 주인공처럼 한번 걸어보는 건 어떨까.
장기화한 코로나와 긴 겨울 속에 ‘동면(冬眠)’에 들었던 몸과 마음을 깨우고, 어지러웠던 머릿속을 정리하는 데 걷기만큼 좋은 행위도 없다. 건강은 덤이다.
올해는 더욱이 한반도 가장자리를 잇는 ‘코리아 둘레길’이 완성되는 해다.
동해 해파랑길, 남해 남파랑 길에 이어 서해를 품은 서해랑 길이 최근 열렸다.
삼면의 푸른 바다를 품은 한반도 국토를 한 바퀴 빙 둘러 걸을 수 있게 되면서 걷기 마니아들의 발걸음이 각 해안을 향하고 있다.
길마다 다른 해변의 매력과 거기에 어우러진 자연이 손짓한다.
해외 여행길이 조금씩 열리면서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등 ‘버킷리스트’로 간직해 온 명품 트레킹 코스에서 걷기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다.
걷기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목적지를 자신이 정하고, 언제든 그만둘 수 있다는 것이다. 어느 길이든 상관없다.
자신만의 템포로 정처 없이 걷다 보면, 놓치고 있던 삶의 중요한 부분이 문득 떠오를지 모른다.
미국의 고전 작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말을 품은 채 우선 한 발 내디뎌 보자. “내 다리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내 생각도 흐르기 시작한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12첩 수라상' 같은 해파랑길
길을 걷는 것은 때로 잊었던 기억을 다시 찾는 기회이기도 하다.
트레킹은 코로나19로 인해 잊고 있던 일상의 기억을 되살려주는 근사한 각성제다.
때로는 산길을 따라 걷기도 하고 숲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가기도 한다.
해변을 걸을 때면 그리움이 가슴속으로 번지곤 한다. 해파랑 길에서 남파랑 길을 거쳐 서해랑 길과 평화 누리길까지 이어지는 코리아 둘레길 중 가장 인기 있는 해파랑길 39코스와 서해랑길 47코스를 직접 걸어봤다.
해파랑 길은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파도 소리를 벗 삼아 함께 걷는 길’이라는 뜻이다.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시작해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이르는 750㎞의 장대한 길이다.
총 10개 구간 50개 코스의 해파랑길 중 가장 인기 있는 길은 ‘해파랑길 39코스’다. 푸른 바다와 몸을 섞는 39코스를 직접 걸었다.
해파랑길 39코스의 원래 주인은 강원 강릉 바우길 5구간이다. 강릉 바우 길은 강릉을 대표하는 트레킹길로 2009년 민간이 조성했다.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가 개통한 해파랑 길의 강릉 코스는 강릉 바우 길의 기존 구간을 상당 부분 재활용했다.
해파랑길 6개 코스가 강릉 바우 길과 겹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해파랑길 39코스와 강릉 바우길 5구간은 판박이처럼 포개진다.
해파랑길 39코스는 음식으로 따지면 먹을 것 많은 12첩 수라상이다.
해안 길을 따라가는 도중에 송정해변과 경포해변, 사천해변 등 이름난 해변과 만나고 경포대, 허난설헌 생가터, 오죽헌 등 강릉의 대표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전체 길이가 16㎞로 다소 긴 느낌이 있지만 평지인데다 솔밭과 해안가가 끝없이 펼쳐져서 지루할 틈이 없다.
39코스의 시작점은 강릉항 근처의 솔바람 다리다. 솔바람다리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강릉커피거리가 나온다.
카페거리에 있는 커피숍만 대략 30곳이 넘는다. 한창 전성기 땐 50곳 가까운 커피숍이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았다.
강문해변에서 안목해변까지는 해송 숲이 이어진다. 국내에서 가장 긴 해송숲길이다.
코스를 걷지 않고 해돋이만 보러 왔다면 강문해변 솟대다리나 사근진 해변이 좋다. 동해의 추암 해변 못지않은 장엄한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코스 중간에 경포대가 있다. 이름은 많이 알려졌지만 실상 조선 시대 양반이 풍류를 즐긴 경포대를 직접 올라간 본 사람은 많지 않다고 한다.
허난설헌 생가터 뒤의 솔밭과 생가에 연이어 펼쳐지는 가시연습지도 꼭 들러볼 만하다. 아직은 풍경이 쓸쓸하지만 신록에 물이 오르면 싱그러운 산책로로 탈바꿈한다.
39코스의 마지막 코스는 사천진리해변공원이다. 공원 옆 사천 항에서는 수많은 어선이 바다로 떠날 준비를 한다. 바다는 무심한 눈빛으로 연신 하얀 포말을 해변 가로 밀어내고 있다.
강릉=글·사진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변산반도 해안선이 반기는 서해랑길
지난달 26일 찾은 전북 부안의 서해랑길 47코스. ‘서해랑길’이라고 적힌 파란 표식을 보며 발을 내디뎠다.
한눈에 들어오는 변산반도의 시원한 해안선이 걸음을 더욱 재촉했다.
파란 하늘과 바다를 한눈에 담으며 맞는 따스한 봄바람은 일상의 녹을 씻어주는 듯했다.
얼마나 걸었을까. 종아리 뒤편에서 느껴지는 기분 좋은 긴장감이 ‘그래, 잘하고 있어’라고 대신 말해 줬다.
서해안을 잇는 서해랑길이 지난 3월 개통돼 ‘걷기 여행 족’을 본격 맞이하고 있다.
직진 남북 거리는 동해안보다 짧지만, 해안선이 구불구불해 걸을 수 있는 구간이 길다.
그만큼 코스 내에 볼거리도, 즐길 거리도 많다. 관광객에게 첫 인사를 건네고 있는 서해랑 길의 인기 코스(전남 목포·신안, 전북 부안, 충남 태안) 일부를 사흘에 걸쳐 직접 걸어 봤다.
서해랑 길은 전남 해남 땅끝탑~인천 강화 평화전망대를 잇는 길이다.
109개 코스, 1800㎞에 달하는 길이로, ‘코리아 둘레길’을 구성하는 길(해파랑길, 서해랑길, 남파랑길) 중 최장 거리다.
첫 코스로 택한 목포 서해랑길 18코스는 남도 항구도시의 매력이 가득했다.
목포지방해양수산청부터 갓바위, 삼학도, 유달산 등을 거쳐 용해동 행정복지센터까지 이어지는 약 18㎞의 길이다.
도시 자락과 함께하기 때문에 길을 걸으며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수산물을 파는 어민의 활발한 모습과 항구를 떠나는 배의 그림자가 겹친다.
일제강점기 건축 양식으로 지은 가옥이 남아 있는 근대 역사거리를 지나며 아픈 역사의 흔적도 느낄 수 있다.
인근 유명 관광지와 묶어 걷기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다.
목포의 해상 케이블카, 시화마을, 유달산 등을 거쳐 신안으로 넘어가면 요즘 가장 핫한 여행지 중 하나인 ‘퍼플섬’도 걸어볼 수 있다.
BTS의 상징색인 보라색으로 마을 전체를 꾸며 이색적인 ‘보라색 길’이 반긴다.
부안의 변산반도 주변은 서해랑길 여러 코스 중에서도 풍광이 특히 뛰어났다.
격포항~수성당~송포항~변산 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47코스는 지루할 틈이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서해 바다가 맞아준다.
이 길 내에 있는 채석강은 바다와 해안 절벽, 해식 동굴 등이 어우러져 이국적인 풍경을 자랑한다.
해식 동굴 속을 직접 들어가 보는 것도 가능하다.
태안반도의 서해랑길 69코스도 빼놓을 수 없다.
‘만리포니아’로 불리며 서핑의 성지로 떠오르고 있는 만리포와 천리포를 지나 태배전망대, 의항출장소까지 13㎞를 잇는 둘레길이다.
소정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갈 수 있는 천리포 수목원은 바다를 둘러싼 소나무 길을 걸으며 봄꽃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해 질 녘 붉게 물드는 낙조는 태안 일대의 빼놓을 수 없는 명물이다.
목포·부안·태안=정소람/김채연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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