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의 보석 '싱가포르'
싱가포르는 말레이시아 반도 남단에 위치한 작은 섬나라로 총면적은 서울시(605㎢)보다 약간 큰 660㎢이다. 인구는 540만명으로 서울 1000만명의 절반 정도 수준이다. 10% 정도 더 넓은 지역에 절반 정도의 인구가 거주하는 셈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1인당 GDP는 2014년 기준 우리나라가 2만8739달러로 세계 29위 수준인데 싱가포르는 5만6114달러로 8위에 올라 있다.
'아시아의 네 마리 용',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경제가 급속도로 성장한 동아시아의 네 국가에 해당하는 대한민국 · 홍콩 · 싱가포르 · 중화민국(대만)을 일컫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3만불 앞에서 멈춰있는 사이 싱가포르는 6만 달러를 육박하는 수준을 보이고 있다. 국제적인 금융 허브도시로 성장한 싱가포르가 최근에는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해 국가경쟁력 순위도 스위스와 미국에 이어 3등이었다.
싱가포르의 나무 사랑은 곳곳에 드러나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창이국제공항은 원래 벤저민과에 속하는 창이(Changi)나무 이름을 따 지었다. 나무가 귀한 싱가포르에서 자라던 이 나무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공습을 막기 위해 모조리 베어내면서 씨가 말라버렸다.
창이나무에 얽힌 최근의 일화가 있다. 공항 근처 공사현장에서 오래된 창이나무 한 그루가 발견돼 온 나라가 들썩였는데 인부 하나가 그만 실수로 그 나무를 그냥 베어 버리고 말았다. 지금 그 나무는 싱가포르 동물원 앞에 모형으로 제작해 전시하고 있다.
싱가포르가 지금과 같은 녹음이 짙은 도시 모습을 갖추게 된 건 1965년 초대 총리인 리콴유(李光耀)가 나무를 심는 정책을 추진하면서부터다. 싱가포르 도시개발의 핵심 콘셉트인 정원도시(garden city) 프로젝트도 이때 시작됐다.
현재 싱가포르 섬 전체에 심어진 가로수는 300여만 그루에 달한다. 매년 나무 한 그루를 가꾸는 데 평균 3만5000싱가포르달러(약 2800만원)의 정부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지금은 나무도 많고 전체 인구의 15%가 넘는 사람들이 원예 관련 업종에 종사하고 있지만 처음 나무를 심기 시작했을 때는 인력도 부족했다. 1965년 국민 중에서 원예전문가를 모집했는데 수소문 끝에 모은 인원이 4명에 불과했다. 이들조차 영국인 가정집에서 화단을 가꾸던 정원사 등으로 대부분 원예를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었다.
싱가포르는 1960년 이후 100만가구가 넘는 고층아파트를 건설하여 시민과 영주권자의 90% 이상에게 주택을 공급했고 그중 85% 이상이 자가 주택을 소유한 것으로 유명한데 5명 중 4명이 주택개발청(HDB)이 건설한 공영 아파트에 살고 있다. 국가 소유로 99년간 임대가 가능하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높은 자가 소유율을 달성하기까지 토지 국유화, 강력한 정부기구, 정치적 리더십 등 전체 조건에서 우리나라와 큰 차이가 난다.
머라이언파크
싱가포르의 상징, '머라이언 파크'를 중심으로 정면에는 마리나베이샌즈가, 뒤로는 래플스 플레이스의 빌딩 숲, 왼쪽 옆으로는 두리안을 닮은 에스플러네이드가 한눈에 들어온다.
싱가포르 랜드마크 마리나 베이 샌즈(Marina Bay Sands)는 피사의 사탑보다 10배나 더 기울어진 최고 52도에 달하는 가파른 경사에 인간이 창조한 ‘피사의 사탑’이라 불리며 아시아 최고의 건축물로 떠올랐다.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 리조트 운영 회사 샌즈로부터 개발되었다. 설계는 모쉐 사프디, 건설은 쌍용건설이 하였으며 2561개 객실을 갖춘 초호화 호텔과 컨벤션센터, 극장, 쇼핑몰, 레스토랑, 카지노 등을 갖췄다.
▲ 이스라엘 출신의 모쉐 사프디에 의해 설계 디자인한 아트 사이언스 뮤지움은 시드니의 오페라 하우스를 연상케 한다.
▲ 1980년대 초 쌍용건설이 세계적인 건설사로 도약을 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던 건축물 '래플즈 시티 싱가포르'
싱가포르는 3가지가 비싸다. 술, 담배, 자동차. 그중 소주는 상상을 초월한다. 동행한 일행 중 한 분이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며 한국 소주 한 병을 주문했다. 세금을 포함해 21 싱가포르달러였다. 현재 환율로 약 1만 7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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