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10년 6월 6일(일)
산행코스 : 삼수령(피재)-매봉산(천의봉)-작은피재-구봉산-해바라기언덕-대박등-대조봉삼거리-유령산-느릅령-우보산-통리
산행거리 및 소요시간: 약 10km, 5시간 30분(후미기준)
동행 : 귀연산우회 33명
▶가는 길
알면 보이고 보이면 사랑하게 된다고 했다. 내 나라 내 땅을 제대로 사랑하는 일은 제대로 아는 일에서 시작해야 한다.
백두대간(白頭大簡)은 백두산 장군봉에서 지리산 천왕봉에 이르는 길이 1천494.3㎞의 산줄기이다. 이미 존재해 오던 우리나라의 전통적 지리개념을 1800년 전후에 편찬한 '산경표'(山經表)를 통하여 정리하였다. '산경표'에서는 우리나라의 큰 산줄기를 1대간 1정간 13정맥으로 구분하여 정리하고 있는데, 이중에서 근간이자 기둥이 되는 가장 커다란 산줄기가 바로 백두대간이다.
반면 산맥 개념은 일제침략기에서 뿌리를 찾을 수 있다. 20세기 초 일본 지질학자 고또 분지로는 대략 14개월에 걸쳐 한반도의 지질조사를 실시하였으며 그 조사결과인 '한반도의 지질구조도'에서 산맥개념을 처음 확립하였다. 그러나 이 지질선에 입각한 산맥개념은 실제 지형과는 다른 것이다. 이때부터 산맥도가 원래 산줄기의 개념인 산경도를 대신하게 되었으며 백두대간이 사라진 자리를 태백산맥이 차지하게 되었다.
이우형씨가 <산경표>를 찾아냄으로써 잊힐 뻔 한 우리 민족 고유의 지리 인식 체계를 복원해냈다면 이를 세상에 널리 알린 이는 의사이자 산악인인 조석필씨다. 1993년 조씨는 <산경표를 위하여>라는 책을 자비로 펴냈고, 이를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보완한 <태백산맥은 없다>를 1997년 4월 펴냄으로써 백두대간이 비로소 세상에서 빛을 보게 만들었다.
산경표(지도화한 것이 산경도)에서는 우리나라의 산줄기를 1대간 1정간 13정맥으로 체계화하고 있다.
대간은 모든 산줄기의 근간이자 기둥이 되는 산줄기이다. 우리나라를 동서로 구분하며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기둥이 되는 하나의 산줄기가 바로 백두대간이다. 백두대간에서 하나의 정간과 열세개의 정맥이 뻗혀져 나온다.
하나의 정간이 장백정간이며, 열세개의 정맥이 청북정맥, 청남정맥, 해서정맥, 임진북예성남정맥, 한북정맥, 한남정맥, 금북정맥, 금남정맥, 호남정맥, 낙동정맥, 낙남정맥, 한남금북정맥, 금남호남정맥이다. 정간은 대간은 아니지만 정맥과는 높은 급이다. 최근 정간과 정맥을 묶어 14정맥으로 통합해야 한다는 견해가 많다. 정맥은 열개의 큰 강을 구획하는 울타리이자 분수령이다. 따라서 정맥의 좌우 물길은 별개의 강이며, 정맥의 이름을 물길에서 따고 있다.
10대 강과 그 분수계는 다음과 같다.
▶두만강 : 장백정간, 백두대간
▶압록강 : 청북정맥, 백두대간
▶청천강 : 청북정맥, 청남정맥
▶대동강 : 청남정맥, 백두대간, 해서정맥
▶예성강 : 해서정맥, 임진북예성남정맥
▶임진강 : 임진북예성남정맥, 백두대간, 한북정맥
▶한강 : 한북정맥, 백두대간,(한남금북정맥), 한남정맥
▶금강 : 금북정맥, (한남금북정맥), 백두대간,(금남호남정맥), 금남정맥
▶섬진강 : 호남정맥, (금남호남정맥), 백두대간
▶낙동강 : 낙동정맥, 백두대간, 낙남정맥
@녹색: 백두대간, 왼쪽하단 황색: 호남정맥, 오른쪽 하늘색: 낙동정맥
영월과 고한·사북 거쳐 태백시로 간다. 고산 도시 태백은 평균 해발 높이가 800m를 훌쩍 넘는 '산고을' 이다. 사람이나 동물이 가장 활동하기 좋은 높이가 해발 700~800m라고 하는데, 태백은 모든 지역이 여기에 속한다. 한여름에도 모기가 없다고 한다.
태백은 강의 발원지이자 낙동정맥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태백시내에서 삼척 하장면과 정선 도계읍 방향으로 이어지는 35번 국도를 타고 피재(삼수령 920m)에서 내린다. 연초록으로 새 단장한 숲이 눈부시고 낯익은 표지석이 반갑게 맞이한다.
피재는 백두대간에서 낙동정맥이 갈리는 지점이다. 피재란, 병자호란 등 전란 때 주민들이 이 고개를 넘어 태백산 일대 산중으로 숨어들었던 데서 비롯한 이름이다. 태백시는 최근 피재의 어감이 좋지 않다며, 한강·낙동강·오십천 세 물길이 갈리는 곳이란 뜻의 삼수령으로 바꿨다.
이곳에 떨어지는 빗물이 북쪽의 한강을 따라 황해로, 동쪽의 오십천을 따라 동해로, 남쪽의 낙동강을 따라 남해로 흐르는 분수령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삼수령 조형물 앞에 빗물 가족의 운명에 얽힌 이야기를 살펴보는 것도 소소한 즐거움이다.
빗물의 운명
하늘이 열리고, 우주가 재편된 아득한 옛날 옥황상제의 命으로 빗물 한가족이 大地로 내려와 아름답고 행복하게 살겠노라고 굳게 약속을 하고 하늘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이 빗물 한가족은 한반도의 등마루인 이곳 三水嶺으로 내려오면서 아빠는 낙동강으로 엄마는 한강으로 아들은 오십천강으로 헤어지는 운명이 되었다. 한반도 그 어느 곳에 내려도 행복했으리라 이곳에서 헤어져 바다에 가서나 만날 수밖에 없는 빗물가족의 기구한 운명을 이곳 三水嶺만이 전해주고 있다.
대간길을 따라 매봉산으로 향한다. 강원도 태백의 매봉산은 백두대간과 낙동정맥으로 갈라지는 분기점이다. 또 동시에 낙동강과 남한강의 근원이 되는 의미 깊은 산이기도 하다.
옛날 어느 땐가 강릉 일대에 해일이 일어 산봉우리에 매 한 마리만 앉을 수 있는 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침수되었다고 한다. 그 후 이 봉우리의 이름이 매봉산이 된 것이다. 원래 이름은 천의봉이다. '하늘의 봉우리'라는 뜻이다. 이는 하늘에서 떨어진 빗물이 한강과 낙동강, 오십천으로 흘러들도록 물줄기를 만들어 주는 산이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낙동정맥 분기점인 1145봉에서 낙동정맥으로 들어서자마자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7~8분 내려가니 임도가 나오고 삼수령목장이다.
@백두대간과 낙동정맥의 분기점인1145봉
@마시리님 독도中
@임도 오른쪽 외딴집
@취나물 채취-길가에 취나물이 군락을 이룬다.
@임도따라 작은피재 가는 길
울창한 낙엽송이 뿜어내는 피톤치드의 상쾌함을 온몸으로 만끽하며 여유로운 걸음을 걷는다.
@35번 국도가 지나는 작은피재 : 커브길 교통사고 주의!!
멀리 함백산과 그 기슭의 오투 리조트 스키장이 눈에 들어온다. 총 길이 15.1㎞의 슬로프 12면, 표고차 580m, 리프트 5기, 곤돌라 1기 등을 갖추고 있으며 초보자도 해발 1420m 최정상에서 스키하우스까지 3.2㎞ 슬로프를 활강할 수 있다고 한다.
@함백산 오투리조트 스키장 원경
@매봉산 원경
해바라기언덕을 지난다. 아홉 마리 소가 배불리 먹고 누워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고 이름 붙여진 '구와우 마을'은 매년 8월이면 해바라기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일교차가 큰 고산지여서 색깔이 선명한 약 백만 송이의 해바라기가 동해를 바라보며 나그네를 기다린다고 한다.
@해바라기언덕 조형물
922봉에 올라서자 매봉산과 풍력발전기들이 눈에 들어온다. 몇 년 전 백두대간을 종주하면서 만났던 '바람의 언덕' 이라 불리는 매봉산 정상(해발 1303m) 고랭지채소밭과 풍력발전기의 모습이 이국적인 풍광을 자랑한다.
@바람의 언덕 풍력발전기가 있는 풍경
잠시 잡목 숲으로 진행하다 목장 초원지대와 만나고 조금 더 올라서면 대박등(930.8m)이다.
@대박등 정상 깃발
@슬러쉬 맥주 한 잔이면 갈증이 한 방에 싹~
@휴식
@산라일락
@고사리 채취중
@가슴아픈 현장
@두릅재취
@점심식사
@남실장 요리는 단연 인기짱!
보기 흉하게 절개된 재를 지난다. 가슴이 아프다. 대박등에서 약 1시간 남짓 진행하면 공사 건설장비들이 흉물스럽게 방치되어 있는 예낭골을 지난다.
@공사장비가 방치되어 흉물스러운 예낭골의 가슴 아픈 현장
유령산은 느릅령 유령제에서 유래한 이름인 듯하다.
유령산(932.4m)을 내려서면 느릅령이다.
느릅령은 오래 전 영동과 영서를 잇는 교통의 요충지였으며, 산세가 험하고 맹호가 많아 고개 밑에서 여럿이 모여야 넘을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전설에 의하면 옛날 황지에 사는 효자 한 분이 소달장(지금은 도계장)에서 조상 제사에 쓸 제수를 사러 가는 길에 고개를 넘게 되었는데, 큰 호랑이가 나타나 효자에게 덮쳐 들어 기절하였으나 한참 후에 깨어 보니 큰 범이 옆에 앉아 말하기를 '나는 이 곳 산신이다. 너희들이 제사를 지내지 않고 고갯길을 함부로 다니기에 사람을 잡아먹었으나 너는 하늘이 낸 효자라 살려 보내니 돌아가서 산제(山祭)를 정성껏 지내면 다시는 재앙이 없으리라' 하고 홀연히 사라졌다.
이후 이 지역일대의 상장, 하장, 소달면 주민들이 합심하여 고갯마루에 산신당을 짓고 제사를 지냈는데, 지금도 효자가 산신에게 계시를 받은 날인 음력 4월 16일에 매년 제사를 지내게 되었다고 한다.
@느릅령
@느릅령 길가에 '유령산영당(楡嶺山靈堂)' 이라는 이름의 산신각이 세워져 있다.
@유령산영당 비문에 따르면 느릅령은 신라 때 임금이 태백산천제를 올리기 위해 소를 몰고 넘던 고개라고 한다.
느릅령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10여분 오르면 지도상에 표시된 우보산(牛甫山)이다. 특별한 표지석은 없다. 우보산 전망바위에 서서 북쪽으로 내려다보면 삼척시 도계읍이 한눈에 들어온다.
@삼척시 도계읍 전경
@하단부분이 절단된 묘지 앞 석상
문·무인 석상은 봉분의 정면 양쪽으로 한 쌍씩 배치하는데, 왕릉의 경우는 문인과 무인석상을 함께 배치해 만조백관의 하례를 받는 형식을 취한다.
민묘에선 고인이 문인이었다면 문인석상을, 무인이었다면 무인석상을 세우는데, 문인은 홀(笏, 제사 절차를 기록한 문서)을 가슴 앞쪽에 양손으로 잡고, 무인석상은 칼을 집고 서 있는 형태다.
@통리
@곰취 재배밭
해발 720m에 자리 잡은 통리재에는 영동선 철도역인 통리역이 자리를 잡고 있다. 통리역은 고갯마루에 역사가 들어서 있는 유일한 역이다. 무연탄을 주로 실어 날랐던 통리역, 지금은 한가하기 이를 데 없는 시골의 작은 역에 불과하다. 그러나 통리역에는 무연탄을 캐며 살았던 광부들의 애환이 서려있다.
@1구간 종료 : 통리역
▶낙동강 발원지 황지연못을 찾아서...
태백은 서울의 젓줄인 한강과 영남의 생명선인 낙동강, 오십천의 거대한 물줄기가 발원지이기도 하다. 검룡소에서 발원한 한강은 서해로 흘러들고, 황지연못에서 시작하는 낙동강은 경상도를 휘돌아 남해로, 삼수령에 떨어진 빗물은 오십천을 지나 동해로 흐른다. 시내 한복판에 있는 낙동강의 발원지인 황지연못을 찾았다.
황지는 옛날 천황이라고 부르던 곳이다. 마을 가운데에 커다란 연못이 있어 천황이라 하였고 세월이 지나면서 황지(黃池)로 쓰고 부르게 되었다.
낙동강 천삼백리가 예서부터 시작된다. 낙동강의 이름은 상주에서 나온 것이다.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낙동의 이름은 낙양의 동쪽 강이라는 데서 나온 것이라 적고 있다. 낙양은 상주의 다른 이름이다. 상주는 명성은 예만 못하지만 자부심만큼은 여전해 " 대한민국의 중심, 경상도의 뿌리 상주"라는 말을 듣는다.
황지는 연못의 둘레가 100m인 상지와 중지, 하지 3개로 구분되며 흘러드는 물길이 없는데도 하루 약 5천톤의 물이 용출되는 신비의 못이다. 퐁퐁 솟는 것이 아니라 마구 솟는다. 황지에는 믿기 힘든 내려오는 전설이 있는데 바로 이곳에 살던 황부자가 시주를 요하는 노승에게 시주대신 두엄을 퍼주어 이에 천지가 진동하면서 집터가 연못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새파란 물 색깔도 일품인데다가 연못에 조경수가 가지런히 심겨져 있어 많은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다.
▶뒤풀이
▶귀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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