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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맥 길따라

낙남정맥2-2(청학동-고운동재)

낙남정맥 (청학동-고운동재)

산행일 : 2009년 9월 20일(일)-27명

산행코스 : 청학동-갓걸이재-외삼신봉-고은동재-청학동


차창 밖으로 스치는 풍경에서 가을 향기가 물씬 풍긴다. 아침식사를 위해 덕유산 휴게소에서  정차한다. 휴게소 뒤편 쉼터에서 바라보는 농촌 들녘에는 풍요로운 가을이 무르익어 가고 있다.


 

 ▲엔젤 트럼펫(천사의 나팔)

 

                   ▲계란가지

 

단성요금소를 빠져나와 곧바로 만나는 사거리를 지나 10여m 쯤 진행해서 우회전하여 새로 난 19번 국도를 타고 시천 중산리 방향으로 향한다.


중산리 4km전방에서 왼쪽 1047번 지방도로 들어서 하동 청학동방향으로 향한다. 곧바로 예치터널을 통과하면 잘 정돈된 민박촌 예치마을이 나타난다. 차는 힘들게 고개를 오르고  삼신봉 아래 해발 650m 지점을 관통하는 길이 2㎞의 삼신봉 터널을 따라 하동속으로 들어간다. 터널(차로 약 2분)을 빠져나와 내리막길을 잠깐 내리고 표지판을 따라 우회전하여 청학동으로 들어선다.


굽이굽이 길을 따라 서당간판이 수없이 보인다. 청학(靑鶴)은 중국의 문헌에 나오는 '태평시절과 태평한 땅에서만 나타나고 또 운다'는 전설의 새이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태평성대의 이상향을 청학동이라 불렀다. 80년대 이후 청학동에 대한 소문이 퍼지고 어쩔 수 없이 이곳도 변화의 물결에 휩싸여 도인촌이라기보다 관광촌이라 할 정도로 달라졌다. 청학동 주차장에 정차하여 산꾼들을 내려놓는다. 매스컴으로 유명해진 김봉곤 서당 몽양정이 보인다.


▲주차장에서 바라본 독바위

 

 

지리산 청학동탐방안내소 앞에서 단체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산길로 들어선다. 길은 넓고 완만한 오르막이다.

 

 

심산에서만 들을 수 있는 새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한꺼번에 밀려든 등산객으로 지체된다. 돌길을 따라 천천히 오른다. 길은 흙길로 바뀌고 오르막길이 계속된다. 돌길과 흙길이 번갈아 가며 이어지고 5분 정도 지나 나무다리를 건넌다. 더욱 가파른 돌길을 거친 숨 몰아쉬며 한 발 한 발 오로다보니 샘터에 다다른다. "청학동 1.7km 삼신봉 0.8km" 이정표가 보인다. 시원한 물 한 바가지로 갈증을 달래고 길을 이어간다.

 

 

 

 

 

 

가파른 돌계단을 숨 가쁘게 6분간 치고 올라 갓걸이재 안부에 도착한다. "청학동마을 2.0km 삼신봉 0.5km 세석대피소 8.0km" 이정표가 서 있고 조망은 없다. 왼쪽으로 이어지는 길은 삼신봉을 거쳐 세석대피소로 향하는 길이고 오른쪽 나뭇가지로 막아놓은 길이 외삼신봉으로 이어지는 정맥길이다.


 

산죽을 헤치며 진행하다보면 외삼신봉 정상에 도착한다. 정상은 넓은 암봉이며 사방으로 조망이 탁 트여 지리산을 한 품에 앉은 듯 장쾌한 연봉이 파노라마를 이루고 있다. 손을 뻗으면 잡힐 듯 다가와 있는 천왕봉을 중심으로, 왼쪽으로는 제석봉 촛대봉 영신봉 칠선봉이 오른쪽으로 중봉 하봉이 100리 능선 길을 이룬다.

 

 

 

 

 

10여m 높이의 절벽을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조금 더 진행하여 바위에 자리를 잡고 앉아 천왕봉을 바라보며 점심 식사를 한다.

 

 

 

거의 5km에 이르는 악명 높은 산죽터널을 지나면서 온 몸은 땀으로 범벅이다. 정맥 길은 묵계치를 지나서야 조금 온순해진다. 철문울타리를 타고 진행하여 고운동재에 도착한다.


 

굽이굽이 도는 포장도로는 왼쪽은 고운동으로 오른쪽은 청학동으로 연결되는 길이다.

 

고운(孤雲)은 지리산에서 신선이 되어 영생한다는 최치원의 호(號)다. 고운동이란 지명은 최치원의 호에서 따왔다. 고운(孤雲) 최치원(崔致遠)이 머물렀을 정도로 계곡이 빼어나다. 지리산록에는 옥천대, 문창대, 세이암, 환학대 등 고운과 관련된 지명에 친필이라고 알려진 쌍계사 진감선사 대공탑비, 쌍계석문(雙磎石門), 광제암문(廣濟癌門) 등의 글씨가 남아 있지만 그의 호를 딴 지명은 고운동이 유일하다. 그만큼 고운동의 경관이 뛰어나다는 뜻일 것이다.

 

 

95번 국도가 지나는 돌고지재까지 진행하는 정맥 본 팀을 뒤로하고 5명의 여유산꾼들은 청학동을 향해 걸어 내려간다.  당분간은 무엇인가에 쫓기는 듯한 모습의 속도 산행은 자제하고 여유롭게 즐기는 산행을 하려한다.


 

단성IC로 갈라지는 삼거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지나가는 청학동 훈장을 차를 얻어 타고 청학동 버스주차장까지 편안하게 이동한다. 아직 시골 인심이 좋다.


주차장 한켠에서 약초와 나물을 파는 촌노가 하동 가는 시외버스가 방금 출발했고 막차는 오후 5시에 출발한다고 알려준다. 주인 인심이 좋은 성남식당에서 파전과 도토리묵을 시켜놓고 동동주와 맥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눈다. 산에가자님이 계산하고 오후 5시 하동행 버스에 오르자 졸음이 밀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