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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맥 길따라

한북정맥8(국망봉-견치봉구간)

산행일 : 2009년 6월 7일(일)

산행코스 : 국망봉휴양림-신로령-국망봉-견치봉-연곡리


경기도 포천시 일동에서 이동을 잇는 47번 국도 주변은 포천의 명물 이동갈비집이 즐비하다. 포천의 또 다른 명물은 이동막걸리이다. 처음에는 포천의 군부대에 이동막걸리가 납품되기 시작했는데, 이때 막걸리 맛에 반한 군인들이 고향에 돌아가 그 맛을 입소문내면서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고 한다. 

 


이동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약 2km정도 진행하면 크리스탈 생수공장이 보이고 그 왼쪽으로 국망봉휴양림 매표소가 있다. 

 

휴양림은 도시에서 찌든 심신을 자연 속에서 편안히 쉬어 갈 수 있는 시설로 2천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다. 국망봉휴양림에는 63만주에 달하는 잣나무, 소나무, 낙엽송 등이 조림되어 있다고 한다.

 




하늘금을 이루는 한북정맥의 신로봉과 국망봉이 갈라지는 갈림길에서 단체기념사진을 촬영하고 광산골로 접어들어 신로령을 향해 오른다.


금계국이 만개한 시멘트 도로를 따라 걸어 오르자 장암저수지가 파란 물 위에 산자락과 여름 신록의 자태를 비춘 반영이 멋지다.






금계국



숙박시설

약수


캠핑장에서 왼쪽으로 들어서자 계곡의 바위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물이 소에 담겨 투명하다.


캠핑장






가파른 오르막길을 쉼 없이 오른다. 신로령에 닿는다. 왼쪽으로 손에 잡힐 듯 솟은 봉우리가 신로봉이다.


신로봉
 

잠시 호흡을 고르고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고 진행한다. 국망봉은 그 높이에 비해 산세는 비교적 단순하다. 국망봉 정상으로 가는 능선 길은 해발 1000m가 넘는 기분 좋은 오솔길로 조망 또한 좋은 곳이다. 새소리, 바람소리와 풀, 나무 냄새가 피로를 잊게한다.



울창한 참나무와 물푸레나무 숲이 계속되는 능선은 아름다운 들꽃들이 군락을 이루어 펼쳐지며 멀리서 아침 일찍 찾아온 산꾼들을 반긴다.


초록의 길, 생명의 길이다. 화고초(꿀풀), 붓꽃, 둥굴레, 쥐오줌풀, 졸방제비꽃 등이 군락을 이루고 함박꽃과 때죽나무도 하얀 꽃을 화사하게 피웠다.

붓꽃

 


때죽나무

 

숨 가쁘게 봉우리를 올라서자 돌풍봉이라는 표지가 보인다. 운무가 산을 삼킨다. 선두는 시야에서 멀어진지 오래다.



참조팝나무





                눈개승마

 

국망봉에는 현재도 분단의 상처가 깊다. 국망봉 바로 남쪽이 38선으로 해방 이후 수년간 북한 땅이었다. 한겨울 영하 20도 이하로 내려가는 전방고지 화악산이 지척이고, 대성산 등 수많은 최전방 고지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군부대나 군시설도 주변에 많다.




쥐오줌풀

 

헬기장을 지나자 앙증맞으면서도 순결해 보이는 은방울꽃이 잊을만하면 깊고 그윽한 향기를 뿜어낸다.


국망봉 정상 가까운 능선 고산지역서만 보이는 큰앵초 군락은 지친 발걸음에 힘을 불어넣는다. 국망봉 정상 30m전 상암저수지에서 올라오는 길에 이정표가 서 있다.








은방울꽃


경기도에서 세 번째로 높은 국망봉(國望峰·1168m)은 주능선의 길이만도 15㎞에 이를 정도로 산세가 웅장해서 일명 "경기의 지리산" 이라고도 불린다.


널리 알려진 전설대로 '望國'은 후 고구려(태봉)의 궁예의 전설이 어린 이름이다. 호족 집단인 왕건 일파에 쫓긴 궁예가 이 봉우리에 올라 도읍인 철원을 회한에 젖어 바라보았다. 해서 '國望'이라 지었다고도 하고, 궁예가 자신의 폭정을 말리던 부인 강씨를 현재 일동면 '강씨봉'(832m) 아래로 귀양 보낸 뒤 나중에 왕건에 패해 쫓기며 강씨를 찾았으나 이미 죽어 그 부인을 그리워하며 올랐다 해서 '國望'이라 지었다고 한다.


물론 이런 이야기는 사료에 없는 전설일 뿐이지만 포천에는 울음산(鳴聲山),패주(敗走)골, 항서(降書)골 등 궁예가 포천지역을 둘러싸고 얼마나 치열한 공방전이 전개 했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포천에 전해지는 민중들의 전설은 승자인 왕건보다 패자인 궁예에 대해 더욱 애틋한 마음과 친근감을 담고 있다.

 

조선 정조때 실학자 신경준의 '산경표'(최성우 장본 59쪽)의 한북정맥에 보면 백운산(白雲山)과 운악산(雲岳山) 사이에 망국산(望國山)이란 이름이 별다른 설명 없이 끼어 있다. 적어도 조선 후기에는 지금의 국망봉이 망국산으로 불렸다는 이야기가 된다. 포천시지에 그런 기록이 있는 자료는 찾을 수 없지만, '망국'이 불경스러운 의미의 '亡國'과 발음이 같아, 어느 때인가 이름을 바꾸면서 급도 낮춰 '봉'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인터넷검색발췌-

















견치봉과 이어진 능선은 거의 없는 육산이다. 이 길은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아 수풀이 길을 막는다. 견치봉은 흡사 개의 이빨같이 생겼다고 해서 개이빨산이라고 한다.



지난 번 부상당한 오른쪽 발목이 시큰거린다. 이대로 계속 산행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어 혼자 하산을 한다.


국망봉 주능선은 부드럽지만 하산 길은 거칠다. 가평 쪽으로 내려갈 수 있지만 교통여건 상 등산객들은 거의 포천시 이동면 쪽으로 하산한다. 이동 쪽 하산길은 급경사다.

 

가랑비가 내린다. 나뭇가지를 잡을 때마다 나뭇잎에 맺힌 물방울이 후드득 떨어진다. 장향나무 꽃향기가 그윽한 산길을 아무런 생각 없이 혼자 걷는다.


정향나무(산라일락)

??


걷는다는 것은 생명을 가진 모든 것과 만나는 것이다. 한북정맥 8구간 산행이 국망봉 산행으로 끝이 나고 가보고 싶던 강씨봉과 청계산은 오르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커다란 나무 아래에서 간단하게 점심식사를 마치고 장암리 마을로 내려선다. 초롱꽃, 매발톱, 금낭화 등이 눈을 즐겁게 하며 걸음을 멈춘다. 하루밤 묵어 가고 싶은 예쁜 펜션들이 많이 눈에 띤다.


흰섬초롱

매발톱꽃

함박꽃(산목련)

 


금낭화


길 아래 아득히 먼 마을을 내려다보며 숨을 고른다. 마당처럼 너른 바위가 있어서 마당바위 또는 장암리라고 부르는 마을이다.






산딸나무?



싸리꽃







포천시 이동면 장암리20-5 개미마을 하얀집

 

47번 국도에서 지나가는 택시를 타고 일동파출소 앞에서 하차하여 버스 기사님과 통화를 한다. 태우러 갈 테니 기다리란다.

 


버스는 오두기령에서 하산하는 일행을 태우기 위해 무리울 마을로 향한다. 오뚜기령에서 무리울마을로 이어지는 길이 6km의 산판도로는 이곳 군사지역(오두기부대)의 사단장에 의해 개설된 것이라고 한다. 그 후 강씨봉고개가 오뚜기령으로 변경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