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09년 4월 19일(일)-20명
산행코스 : 울대고개 - 챌봉 - 한강봉 - 호명산 - 양주산성 - 오산삼거리 - 임꺽정봉 - 샘내고개(도상거리18.7km, 실제거리22km)
좋은 길...
사람의 만남은 등산길이지요.
정성으로 성심껏 만나다 보면 길이 생기겠지만
만남의 노력에 수고를 더하고 곱하지 않으면
이미 잡풀이 돋아나 걸어온 길마저 덮이겠지요.
-천숙녀 <길>중에서-
울대 마을에서 의정부시 가능동으로 넘어가는 울대고개(울치 鬱峙)는 고개가 매우 높고 험하여 넘을 때 매우 답답함을 느낀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천주교 길음동성당 울대리묘지 안으로 들어선다.
정맥 마루금을 찾기가 쉽지 않다. 성묘 길을 따라 올라가 능선으로 붙는다. 잠시 호흡을 고르며 뒤돌아보자 도봉산 포대능선과 오봉 그리고 아득히 위용을 자랑하는 북한산과 병풍처럼 어우러진 상장능선의 산줄기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427봉 삼각점을 지나 시멘트 포장도로로 내려서 조금 더 진행하면 양주항공 무선표시국 철조망이 접근을 못하도록 길을 막는다.
표지기를 보고 철조망을 따라 진행한다.
넓은 공터를 지나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오면 소나무와 12지신 동물 조각들이 어우러진 十二支神 공원이 조성 되어 있다. 홍복고개를 가로지른다.
호흡이 거치러질 즈음 챌봉에 닿는다. 넓은 헬기장으로 무인산불감시 시설이 있다. 멀리 보이는 돔형의 흰 건물은 천문대이고, 오른쪽으로 고령산 앵무봉(622m)이 시야에 들어온다.
챌봉(521.0m)은 산봉우리가 채를 친 것 같이 보인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과, 주변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여서 ‘제일봉’이라 불렀는데, 미군이 이 봉우리를 ‘챌봉’으로 발음하면서 챌봉이 되었다고 한다. 산 정상에는 움푹 파여진 흔적은 임진왜란 당시 피난민들이 와서 만든 피난구덩이라고 한다.
한북정맥과 오두지맥이 갈라지는 갈림길에 닿는다. 한북정맥의 산줄기인 한강봉과 챌봉의 중간지점인 능선분기점에서 지맥으로 갈라져나가는 오두지맥은 말머리고개에서 개명산과 월롱산, 그리고 기간봉으로 이어지며 오두산전망대까지(오두산성) 이어지는 이 산줄기다. 이 산줄기가 조선시대 신경준의 산경표에 표시된 한북정맥 마루금이고, 도봉산을 거쳐 장명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는 도봉지맥이라는 설명이다.
한강봉(漢江峰 475.0m)은 산 정상에서 남서쪽으로 한강이 보인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정상은 널찍한 공터로 ‘문산 470, 1992 재설’ 삼각점이 박혀 있고 예쁘게 단장된 노란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다. 신산경표는 이곳을 감악지맥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 봉우리에 비가 와서 남쪽으로 흐르면 한강으로 흘러가고, 북쪽으로 흐르면 임진강이 된다.
양주시 백석면 복지리와 장흥면 부곡리 및 송추로 이어지는 11번 군도 좁은 포장도로에 내려선다. 흥복과 신지로 이어주는 고개다.
도로가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지점에서 거슬러 오르면 묘지를 비롯한 널찍한 공터가 나온다.
흥복약수터 갈림길과 벙커 통풍구가 돌출된 봉우리를 지나 오른 호명산에는 각목과 판때기로 만든 정상표지와 낮은 돌무더기 그리고 ‘↓ 작고개 1.8km’ 팻말도 있다.
호명산(虎鳴山 423.0m)은 과거에 호랑이가 살아 산에 오르면 호랑이 우는소리가 산 전체에 울려 퍼졌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철탑(덕계13번)이 나타나는데 조망이 터지면서 백석면의 넓은 들녘이 평화롭게 펼쳐진다.
경기도 양주시 백석면과 주내면을 연결하는 7번 군도 상의 포장도로인 작고개는 고개가 작다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버스 정류소 팻말에는 ‘어둔동(於屯洞) 고개’로 표기되어 있다.
대모산성(大母山成 212.8m)은 양주시 어둔동과 백석읍 방성리에 연접한 대모산(212.9m) 정상부를 에워싸고 있는 산성으로 양주산성이라고도 한다. 분지형을 이룬 산꼭대기를 돌아가면서 쌓은 테뫼식 석축산성으로 원래는 내성과 외성의 2중 구조로 되어 있었으나, 현재 내성은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다.
대모산성은 초기축성의 정확한 기록이 없다. 3곳의 성문과 성벽 축법에서 신라성으로 추정된다. 다만 삼국시대 때 치열한 영토전쟁을 벌였던 지역이라 발견된 유물은 고구려, 신라, 백제 양식의 유물이 수습되고 있다.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 1500년 전 산성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에 고마움을 느낀다.
방성리(오산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들어서면 간이 주막이 보이고 오르막을 쉬엄쉬엄 오르다보면 약수터를 만난다. 시원한 약수로 목을 축이고 무거운 발걸음을 옮긴다. 능선갈림길에는 이정표와 출입통제 안내판이 보이고 군부대 철책이 삼엄하다.
소요산의 대중적 인기에는 미치지 못해도 바위를 타는 재미로 치면 양주 불곡산도 만만치 않다. 500m도 안 되는 나지막한 높이지만 작은 규모에 비해서는 암릉이 많고 아기자기하고 길게 이어지는 바위산이라 매우 스릴 있으면서도 위험하지 않아서 산행의 묘미를 한껏 즐길 수 있는 산이다.
바위지대인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계단으로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다. 산 아래 동네들이 까마득하게 내려다보이는 산정의 조망은 거칠 것이 없다. 시원한 바람에 동서남북으로 퍼져나간 시원스런 풍광을 보며 휴식을 취한다.
▲ 전망 좋은 봉우리, 이곳에 올라서면 발아래로 백석읍, 광적읍 일대가 널리 바라다 보인다.
임꺽정봉
불곡산은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의적 임꺽정과 관련된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는 산이다. 그가 태어난 곳도 이곳이며 활동의 중심지였던 청석골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임꺽정은 불곡산 남동쪽 유양동에서 출생했다고 전해온다. 이 주변에는 소나무가 웃는다는 청소골, 소나무가 많은 골짜기라는 청송골 등의 지명이 남아 있다.
임꺽정의 소굴로 알려진 청석골과 비슷한 이름의 지명들이다. 또한 주민들은 불곡산 북서쪽에 있는 450m봉을 임꺽정봉으로 부르고 있다.
불곡산(468.7m)은 경기도 양주시청 뒤편에 솟은 산줄기다. 국립지리정보원 발행 지형도에는 나라 국(國)자를 사용해 ‘불국산(佛國山)’으로 표기되어 있다. 하지만 등산인들은 예전부터 이곳을 불곡산(佛谷山)으로 불러왔다. 이곳은 산 이름에서 유추해 불교와 연관된 산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불곡산은 산자락에 회양목이 많아 겨울철 붉은 빛이 물든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제일 상봉은 마치 투구와 같아 투구봉이라 부르며, 그 밑에 약수가 있어 가물어도 물이 줄지 않는 명산이다.
불곡산은 주능선에서 보는 조망이 뛰어난 산이다. 양주·의정부·동두천 등 주변 동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것은 물론, 남쪽으로 펼쳐진 도봉산에서 북한산으로 흐르는 산줄기가 수려하다. 그 옆을 장식한 수락산에서 불암산으로 이어지는 산맥도 한눈에 든다. 북쪽으로 장막을 친 감악산과 마차산, 소요산으로 연결된 산줄기도 위풍당당하다. 산줄기에 포위된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산이다.
까다로운 암릉지대다. 등산로에는 로프와 계단이 설치되어 있지만 조금만 길을 벗어나면 벼랑이 앞을 가로막는다. 군 유격훈련장으로 활용되던 바위 봉우리들로 임꺽정봉은 1980년대에 와서야 민간에 개방됐다.
양주시 지명 유래집에 의하면 상투봉은 시루봉이라고도 불리며 시루처럼 생겼다하여 붙여진 이름이고 상투봉은 상투머리에 망건을 쓴 것처럼 보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위의 유래로 보아 상투봉은 시루의 모양과 망건의 모양을 본 따서 지은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 관련하여 일제 강점기에 노름꾼들이 사람들의 눈을 피해 이곳에서 노름을 즐겼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원형 철조망을 조심스럽게 넘어 군부대유격장(연병장)안으로 들어간다. 유격훈련장 철책문 옆에 한 사람이 겨우 통과할 수 있는 틈새가 있다.
청엽굴 고개는 고개주변의 산들은 과거 수목이 없어 산이 붉었으나 유독 이 고개만 푸르다 하여 청엽굴 고개라고 부르고 있다 한다. 님의동산 추모공원을 지난다.
도락산(道樂山 439.8m) 분기점은 임도 삼거리로 ‘도락산 등산로 안내’ 팻말이 설치돼 있다.
간이 체육시설이 있는 쉽터에서 잠시휴식을 취하고 진행하다 오른쪽 샛길로 들어서 잠시 알바를 하고 산북리로 내려선다. 산북리란 땅이름은 양주의 주산인 불곡산 뒤에 있는 마을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산뒤 -산디-산대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 지역은 꽃 벼루 우물이 있어 고려시대부터 현재까지 일반적으로 샘내로 불린다.
3번 도로를 따라 샘내고개로 이동하여 산행을 끝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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