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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중국 스촨성 여행이야기(7)

 

여행은 내가 나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선물이고

그 선물을 통해 자유를 얻는 나는

다시 제자리로 설 수 있게 된다.


2009년 8월 7일(금)

성도-(국내선항공)-구채구

 

새벽 4시 50분. 23시간의 긴 버스 여행 끝에 성도의 숙소인 우호호텔에 도착했지만 구채구행 비행기 탑승 시간에 쫓겨 아침 도시락만 챙겨가지고 공항으로 이동한다.

 

 

 

 

탐승 비행기로 가는 셔틀버스

 성도-구채구 국내선여객기

 

6시 30분 구채구행 비행기가 성도공항을 이륙한다. 운해 위로 불쑥 솟아나온 산군들의 웅장한 골격미가 장관이다. 약 1시간 정도 비행하고 구황공항(구채구와 황룡에서 한자씩 따 온 듯하다)에 안착한다.

 

  

 

 

 

 

 


 

장개석이 군용공항으로 이용하던 구황공항은 해발 3500m의 높은 곳에 위치하며, 중경, 서안, 성도에서만 연결된다.

 

 

구채구와 황룡 관광을 맡은 가이드는 연변출신의 조선족 3세 안영남(26세) 총각이다. 전용버스를 타고 구채구 마을로 이동한다. 관광지답게 깨끗하고 주위 풍광이 아름답다.

 


넓은 초원에는 대단위 야크 방목장이 조성되어 있고 차량과 야크의 충돌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철조망이 설치되어 있다. 구채구는 동충하초와 중풍약재로 사용하는 설연화(만년설에서 피는 꽃)가 특산물이라고 한다.


룽다를 여기서는 풍경기(경문이 적힌 바람에 나부끼는 깃발)라고 하는데 집집마다 대문 앞뒤로 세워져 있다.


공항에서 약 1시간 가량 이동하여 도착한 숙소는 격상호텔로 한글 간판이 이채롭다. 그러나 주인은 장족이라고 한다.  서울보다 면적인 큰 구채구는 장족, 강족, 회족 등 소수민족이 어우러져 살아간다. 다른 곳에서는 다른 종교와 다른 종족이 싸움의 원인이 되는데 이곳은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한다.


중국령에 속해 있다는 것을 빼면 티베트에 가깝다. 장족은 감추고 산다 즉, 자취를 남기지 않는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옛날 장족과 강족이 전쟁을 하여 강족이 패하고 여자들이 모두 포로로 잡혀갔다고 한다. 이때 여자 포로 한 명을 구하기 위해서는 양 한 마리가 필요했다고 한다. 바로 강(羊 +女=姜)족의 유래다.

 

 

약 1시간 가량의 샤워 시간이 주어지고 곧이어 조선족 교포가 운영하는 한식당 대장금에서 점심 식사를 한다. 삼겹살이 주 메뉴이고 야크불고기, 김치찌개, 잡채, 떡볶이 등이 제공된다.  대장금 사장이 게걸스럽게 먹는 여행객들을 신기한 듯 바라본다. 어제 일을 무마하려는 듯 삼겹살을 비롯한 모든 음식이 무제한 제공된다.

 


 

약 1시간의 점심식사가 끝나고 구채구 입구로 이동한다. 길게 늘어진 상점에서는 장사꾼들의 호객소리가 시끌벅적하다. 예전에는 한국돈 천원의 위력이 컸는데 지금은 중국돈 10위엔으로 바뀌었다. 물가가 배로 오른 것이다. 10위엔을 주고 짝퉁 카우보이모자를 사서 써 보니 그런대로 폼 난다.

 


 

입구에서 단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입장권을 끊어서 들어가면 구채구지역내에서는 인가된 셔틀버스만 타고 이동하게 되어 있다. 셔틀버스는 계곡전체를 왕복 운행하는데 보고 싶은 곳에서 내렸다가 다시 타고 이동하는 것은 자유롭게 몇 번이고 가능하다.

 

 

선녀들의 놀이터, 구채구

중국 속담에 “山을 보려면 황산(黃山)을 보고 물(水)을 보려면 구채구(九寨溝)”를 보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중국 최고의 절경이랄 수 있는 구채구는 중국 뿐 아니라 세계가 극찬한 관광지다. ‘세계자연유산’ ‘세계생물권보호구’라는 명성만으로는 구채구의 놀라운 자연은 설명될 수 없다. 눈앞에 두고도 믿을 수 없을 만큼 신비로운 자연, 구채구만이 가진 매력이다.


빽빽한 원시림으로 그 안에 봉우리, 골짜기, 호수, 폭포, 시내 등이 있고 100여종의 식물과 희귀동물도 살고 있다. 주요 관광구역은 'Y'자 모양을 띠고 있는데 크게 수정(樹正), 일칙(日則), 즉사(則査) 3개의 골짜기로 나뉜다.

 

 

구채구는 사천성 남평현 서남쪽으로 45km 떨어져 있는데 인(人)자형으로 된 골짜기 속에 9개의 장족(藏族) 마을이 있다고 하여 구채구(九寨沟)라고 불렀다. 구채구는 골짜기 총 길이가 50km를 넘는데 골짜기 내에 깨끗한 설산(雪山), 원시 상태의 삼림, 아름다운 호수 및 맑은 공기가 통합되어 ‘동화의 세계’, ‘인간세상의 신선경지’(人间仙境)로 소문이 났다. 현재 구채구는 중국 5A급 관광지로 대접 받으며 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30년 전 한 나뭇꾼에 의해 우연히 발견된 구채구는 114개의 호수와 17개의 폭포가 이루는 장관은 그 스케일부터가 다르다. 주변의 산세를 그대로 투영한 탓에 호수들은 제각각의 물빛을 띠고 그에 걸맞은 이름 하나씩을 가지고 있다.


계곡 입구로부터 5km에 걸쳐 다양한 형태의 호수가 연이어 펼쳐진 수정구, 티베트어로 웅장하다는 의미의 낙일랑 폭포,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화화해, 호수 밑에 용이 있다는 와룡해, 수심 40m의 구채구에서 가장 큰 호수 ‘장해’, 구채구의 산과 하늘이 거울처럼 비치는 ‘경해(거울호수)’, 맑고 깨끗한 각양각색의 호수가 펼쳐지는 일축구,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태초 그대로의 모습인 원시삼림, 한 호수에서 다섯 가지 영롱한 색이 뿜어 나오는 ‘오채지’ 등에서 감탄사를 연발한다.


장해 아래편에 위치한 오채지(五彩池)는 환상적인 빛깔이 으뜸인 곳으로 알려져 있다. 호수라 보기에 믿기 힘들 만큼 에메랄드빛이 감도는데 남태평양이나 인도양의 환상적인 바다에 뒤지지 않을 정도다. 이 호수의 영어 명칭이 ‘Multi-colour’로 소개될 만큼 다양한 색을 뿜어내고 있다.

 

 

 

 

 

 

 △ 락일랑폭포

 

 

 

 

맑디맑은 물과 원시비경이 빚어놓은 절경이 끝없이 이어진다.   구채구가 가장 뽐내는 오화해의 물빛은 비경중의 비경이다.

 

 

 

 

 

 

 

 

 

오화해(五花海)란 해발 2,472m에 이루어진 9만평방미터, 수심 9m의 호수인데 흙과 산체가 무너져 내려 막히면서 생긴 것이며 칼슘, 마그네슘, 동이온 등의 광물질과 이끼, 수조류 등이 있어서 햇빛 아래서는 녹색, 파란색, 보라색등 다양한 색을 띄우는바 그 모양이 공작을 방불케 하여 일명 공작해(孔雀海)라 부르기도 하는 곳이다.

 

 

 

 

 

 

 

진주탄 폭포(珍珠灘 瀑浦)의 모습은 마치 초승달 형태의 거대한 반짝이는 주렴을 보는 듯하다. 험준한 절벽과 같은 단층에서 밑으로 거세게 내려가는 폭포를 보면서 사람들은 하얀색 진주 알갱들을 떠올린다.

 

 

 

 

 

 

 

 

 

▲마니차

 

 

 

 

 

 

 

마을 왼쪽에 빽빽하게 불경이 적혀 있는 오색의 깃발과 구보연화연탑(九寶蓮花蓮塔) 9기가 서 있다. 장족은 바람에 깃발이 나부낄 때마다 경을 읽은 것으로 생각한다. 신앙심이 깊은 장족은 이처럼 자연의 힘을 빌려 생활 속에서 경을 읽고 기도를 드린다. 수정폭포 앞의 마니차도 이와 같은 의미로 설치되어 있다.

 

 

 

아홉 개의 장족 마을 중 현재는 3개의 마을만 개방되어 있고 6개의 마을은 개방되지 않았으며 개방된 3개의 마을도 민속촌이라는 이름으로 관광객을 상대하는 판매시설로 변해 있다.


 

 

 

 

 

 

수정채(樹正寨) 부근에 있는 수정폭포는 40여개의 해자(海子)가 7km 길이로 층층이 늘어서 있다. 제일 윗부분에 있는 해자의 물이 흘러내리면서 폭포를 형성한다. 이곳 폭포의 낙차가 가장 작은 곳은 10~20m고 가장 큰 것을 30m에까지 이른다.  마치 폭포가 산림을 이룬 것처럼 보인다.


 △수정군해

 

구채구 관광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꿀 판매점에 들려 설명을 듣고 시음도 해 보지만 구입하는 사람은 없다. 어제 일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여행사 사장이 꿀 1병씩을 선물한다.

 

 

저녁식사는 역시 대장금에서 점심과 동일한 한식이 제공된다. 저녁식사 후 발마사지를 받는다. 역시 어제 일 때문인지 1시간 30분 간의 무료 전신 마사지를 제공한다.

 

 

숙소로 돌아와 대전 팀 남자들만 호텔 앞 상점에서 양 꼬치와 야크 꼬치구이를 안주삼아  맥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눈다. 이번 여행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갖는 여유로운 밤 시간이다.

 


 

졸음이 밀려온다. 자정쯤 내일 일정을 위하여 숙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