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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중국 스촨성 여행이야기(8)

 

"세상은 한 권의 책과 같은 것, 여행을 하더라도 그 한 페이지 밖에 읽지 못한다"

아우구스티누스의 명언이다.


2009년 8월 8일(토)

구채구-황룡-성도


6시 30분 모닝콜 소리에 잠에서 깬다. 세상모르고 단잠을 잤다. 간단히 샤워를 마치고 식당으로 향한다. 아침식사는 호텔에서 제공하는 뷔페식이다. 한 원탁에 둘러앉은 대전 팀들의 표정이 밝다.


지난 밤 고생스럽던 23시간의 버스 투어 이야기가 단연 이야기의 주제다. 고생은 지나고 보면 언제나 기쁨으로 승화되어 자아를 성숙하게 한다. 모두들 뜻하지 않은 이번 여행이 좋았다고 이구동성이다. 벌써 또 다른 세계로의 여행을 꿈꾸고 있다.  


체크아웃을 하면서 실수로 부러뜨린 카드키 값( 30위 엔)을 지불하고 버스에 오른다.


구채구에서 황룡까지 거리는 128km로 약 3시간이 소요된다. 노선버스도 운행된다. 개별 여행객들은 송판(松潘)이나 성도행 버스를 타고 90km 정도 떨어진 천주사(川主寺 / 홍군대장정 기념비가 있는 곳)에서 내려 다시 평무(平武)방향의 버스로 갈아타고 동쪽으로 40km를 가면 황룡에 도착할 수 있다.

 

여행이란 다른 문화와 풍습, 다른 역사, 그리고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를 경험하게 된다.


장족은 일부다처제나 일처다부제가 보통이다. 다만 다처일 경우의 여자들은 자매간이고, 다부일 경우의 남자들은 형제간일 경우가 많다.


마음에 드는 여자 집에 가서 3년 동안 야크 방목을 도우면 여자를 아내로 맞이할 수 있다고 한다. 형제가 한 여자와 결혼하는데, 먼저 여자의 방에 들어간 사람이 방 앞에 자기 소지품으로 표시를 하며, 아이는 큰 형의 호적에 올리고 나머지는 모두 삼촌이 된다고 한다. 큰 형이 죽으면 둘째가 형수를 차지한다고 한다. 야크나 양을 치는 유목민이 가족의 단결을 위해 형제들이 일처를 공유하는 것이다.


장족의 장례 방법에는 토장, 수장, 천장(조장)이 있다. 수장은 아이나 결혼하기 전에 질병으로 사망하는 경우 시체를 물에 띄워 보내는 방법인데 현재는 금지하고 있다고 한다. 장족의 특이한 장례 풍습은 천장 즉 조장(鳥葬)이다. 조장의 전문 장의사가 조자바인데, 시신은 조자바에 의해서 조장터로 옮겨진다. 근친간인 사람들은 도중에 돌아가고 라마승들만 시체를 언덕 위로 옮긴다. 시신은 살갗을 벗기고 뼈와 살을 발라 놓는다. 라마승들은 독수리가 먹기 좋을 정도로 잘게 자르고(보통 7도막) 내장과 골수 등도 독수리에게 던져진다. 뼛조각마저 부수어 보리에 버무려 독수리에게 준다. 시신으로 배를 채운 독수리가 하늘 높이 날면 사람의 영혼도 하늘을 향하며, 조장을 통한 마지막 선행이 망자의 부활을 위한 길이라고 믿는다.


장족 주민은 짠바(糌粑)를 주식으로 하고 “쑤요”(酥油: 양 젖을 졸여 기름을 짜낸 차)를 즐겨 마시며, 유목민은 소, 양고기를 주식으로 하고 승려도 육식을 한다.


장족들은 대부분이 머리를 길러서 땋은 머리를 하고, 모자나 챙이 넓은 가죽 모자를 즐겨 쓴다. 옷차림의 경우 각 지역마다 다소 다른 점이 있지만 공통점이라고 하면 가죽으로 만든 긴팔 두루마기를 많이 입고 있다.

 

장족의 옷차림은 크게 유목민과 농민으로 나뉠 수 있는데 유목민의 경우 가죽으로 된 두루마기를 많이 입으며 윗부분은 품이 넓어서 여러 가지 물건들을 넣을 수 있으며, 잠을 잘 대는 허리띠를 풀어 온 몸을 감싸고 이불 대용으로 가능하다.


남자들은 허리에 긴 허리띠를 매고 활동하기에 편하게 두루마기의 오른쪽 팔소매를 두루마리 안으로 넣어버리거나 양쪽 팔소매를 허리 부근에 묶어 버리기도 한다.


농가 부녀들은 색갈이 화려한 옷을 입고 귀걸이와 목걸이 같은 액세서리로 장식하기를 좋아하며 야크 털로 짠 모포로 만든 긴 두루마기를 즐겨 입는데, 장족어로 “빵단(邦單)”이라고 하는 빨간색을 위주로 색깔이 선명한 천으로 허리를 묶는다.

 


-인터넷 검색사진-

 

이들은 일생에 3번 목욕을 한다고 한다. 태어나서 만년설 녹은 물에 1번, 결혼하기 전에 1번, 세상을 떠난 후 1번.


춥고 건조한 이 나라에서는 물이 귀하다. 또 이러한 기후 하에서 매일 몸을 닦으면 증발하는 수분에 의해 몸으로부터 기화열을 빼앗긴다. 그러므로 추운 밤에 목욕을 한다는 것은 죽음을 재촉하는 일일 수도 있다. 몸을 닦지 않고 있으면 몸의 때가 공기로부터 몸을 차단시키는 작용을 하여 체력 유지에 도움을 주며 자외선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고 한다.


버스 안은 어린 시절 추억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운다. 해발 3000m를 넘으며 도로 포장공사 중이다. 이제는 비포장도로도 익숙한 길이다. 문명의 발전과 더불어 직선화되려고 몸부림치는 것이 길이다.  길이 막혀도 어느 누구하나 불평 없이 길이 열릴 때까지 기다리고, 길이 열리면 차는 또 달린다. 고도는 점점 높아간다. 해발 3800m를 넘어서자 천지분간이 안될 정도로 짙은 안개가 자욱하다. 안개가 밀려왔다 흩어졌다를 반복하며 힘겹게 산을 넘어간다.


 

굽이굽이 돌아가는 산길이 길게 차량행렬이 이어진다. 구채구를 출발한지 2시간 30분. 민산 주봉인 설보정(4202m) 정상을 넘어간다. 황룡까지는 산길을 따라 30분을 더 내려가야 한다.

 


 

황룡에 도착하여 점심식사를 마치고 케이블카(삭도)타는 곳까지 셔틀버스로 이동한다. 케이블카를 탄지 7분 지나면 해발 3500m 지점에 내려놓는다. 나무판으로 만든 산책로를 따라 삼림욕을 즐기며 오채지로 이동한다.

 

 

▲흰 벽면 앞에 보이는 것은 일회용 산소통

 

 

 

 

 

 

 

네팔의 국화인 랄리글라스(중국명 : 황모장주)가 많이 눈에 띤다.

 

 

황룡은 계곡에 따라 마치 누런 용이 길게 누워있는 듯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누군가에 의해 일부러 만들어 놓은 것 같은 눈앞의 풍광이 자연 스스로 이루어 놓은 것이라니 놀랍다.

 

 

 ▲  모습이 하늘에서 보면 마치 한 마리의 누런 용이 누워있는 모습같다해서 황룡이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 고소증세로 고통스러워 하는 관광객

 

황룡사는 지금으로부터 600여 년 전인 서기 1403년 명나라때 세워진 도교사원으로 뒷마당쯤에 오채지를 두고 있다.

 

 

▲ 황룡고사

 

수천 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얼음물 속에 있던 석회질이 쌓이고 또 쌓여 다양한 색깔의 물빛을 만들어 내는 것이란다. 오채지의 물빛은 석회층에 따라 다양하게 연출된다.


 ▲오채지


 

 

 

 

 

 ▲쟁염지-연한 파스텔톤을 띠고 있다.

 

 

계단식 연못이 3400개나 있다고 하니 신기하고 놀라울 뿐이다.


 

분경지

 

 

 

 

 

 

 

 

 

처음엔 얼음이었다가 계곡을 따라 약 7.5km를 오색영롱한 색깔로 물들이더니 어느덧 힘찬 물줄기를 내뿜으며 폭포의 얼굴로 인사를 건넨다. 자연의 절묘함 앞에 그 어떤 뛰어난 인간의 재능을 견줄 수 있을까.

 

 

 

 

 

 

 

 

오채지부터 시작하여 일사분란하게 황룡 탐방코스를 돌고 천주사로 이동한다. 천주사는 원래 사찰이름으로 마을 이름이 여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비가 내리고 도로공사로 길이 막혀있다. 포클레인이 돌을 치우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그 뒤로 차량들이 줄지어 서있다. 다행히 30분 만에 길이 열린다.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끝내고 옆 토산품점에서 이곳 특산품인 버섯 등을 선물로 구입한다. 공항까지는 약 8km로 20분 거리다.

 

 

 

구황공항은 짐 검사가 매우 엄격하다. 티베트 소요사태의 여파인 듯하다. 특이하게 각종 배터리는 꼭 붙이는 짐이 아닌 기내로 반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밤 8시. 통관 수속을 마치고 탑승하자마자 비행기가 곧바로 이륙한다. 성도공항에서는 경춘가이드 대신 보조가이드였던 Mr. 주와 Mr. 리가 마지막 일정을 돕는다. 경춘 가이드는 오늘 한국에서 들어온 쓰꾸냥산 등정 팀을 인솔하여 일륭으로 떠났다고 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중국내 교통사정이 정상화될 때까지는 쓰꾸냥산이나 황룡 구채구 관광은 자제하고 여행사에서는 상품 판매를 하지 않는 것이 좋은 듯하다.


숙소인 우호호텔에 마지막 밤 여정을 풀고 간단하게 샤워를 한 후 예쓰창(夜市場 야시장) 구경을 나선다.  야시장은 우리 개념으로는 밤에 서는 시장이지만 중국 개념으로는 저녁 무렵부터 노천에 서는 포장마차로 점포 앞의 공터를 이용하여 파라솔과 테이블을 갖추고 야시장을 운영한다. 사천식 바비큐인 ‘샤오카오(烧烤)’가 많다. 족발을 비롯하여 소고기볶음, 닭갈비, 토끼꼬치구이, 메추리알 등 다양하고 푸짐한 안주가 먹을 만하다. 빈 맥주병이 점점 늘어가고 이번 여행을 하면서 보고 듣고 느꼈던 에피소드 들을 이야기하며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른다. 새벽 1시까지 8명이 배부르게 먹었는데 비용은 150위엔(우리돈 3만원)이다.


숙소에 돌아오자 서울 팀들도 한 방에 모여 여행 뒤풀이로 흥에 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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