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이 고생스러운 여행을 즐거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게 하듯
돌아갈 영원한 본향이 있어 이 땅의 고통스러운 삶도 행복해 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2009년 8월 9일(일)
성도-북경-인천-대전
6시 30분 모닝콜에 눈을 뜬다. 아침식사는 호텔식 뷔페. 모두들 피곤해 보이지만 표정은 밝다.
이제는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모든 일정이 끝나고 귀국하는 일만 남았다.
"어차피 인생이 선택이고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없다면 나는 미지의 세계를 선택하고 싶다"던 어느 여행가의 말처럼 우리는 또 미지의 세계를 선택할 것이다. 조금씩 모양과 색깔은 다르겠지만 즐거웠던 추억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또 하루하루 밀려오는 일상의 파도를 넘어서며 다시 떠날 수 있는 날을 꿈꿀 것이다.
곧바로 공항으로 이동한다. 탑승 수속을 마치고 북경행 비행기에 오른다. 비행기 창밖으로 솜털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오른다. 여행을 떠나올 때의 설렘이 이제 돌아가는 아쉬움으로 바뀐다. 나른함이 밀려온다.
과자 한 봉지가 간식으로 제공되고 비행기는 북경공항에 무사히 안착한다.
짐을 찾아 환승하는 경우에는 다시 검색대를 통과해야 한다. 국제선 탑승 수속을 마치고 면세점 쇼핑을 한 후 출출함을 달래기 위해 라면전문점에 들어간다. 종업원의 추천메뉴는 신라면. 정말 맛있게 끓여낸다. 그러나 라면 한 그릇 가격이 12000원이다. 암튼 서울 현숙님 잘 먹었어요...
셔틀버스 안. 용아가 <에비앙> 물 한 병을 샀다. 500ml 작은 물 한 병에 약 5천원이라는 가격에 놀란 일행이 한 모금씩 돌려 마시며 웃음을 터드린다. 여행은 70% 만족하면 훌륭한 여행이라고 한다. 그런데 끝까지 함께 웃을 수 있었던 이번 여행은 120%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다.
북경공항에서는 대기하고 있던 환승 도우미의 도움을 받아 어렵지 않게 인천행 비행기에 오른다. 관제탑의 이륙 허가를 기다리며 활주로에서 약 50분간 기다리던 비행기가 드디어 활주로 박차고 이륙한다. 인천까지는 금방이다.
대전행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공항청사 지하 식당에서 찌그러진 양푼이 비빔밥을 게 눈 감추듯 한 그릇씩 뚝딱 해치운다.
정신없이 흘러간 9일간 중국여행은 그렇게 서서히 막을 내린다. 여행을 끝내고 돌아갈 집이 있고 보고 싶은 가족이 있다는 것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이제 또 하나의 여행은 끝이 난다. 이제 다시 활력을 얻어 일상으로 돌아가지만 모두들 머지않아 또 다시 일탈을 꿈꿀 것이다.
에필로그(EPILOGUE).
여행에는 정답이 없다, 마치 인생처럼-
-7월 28일 중국 신문기사 중에서-
중국 쓰촨(四川)성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연일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 그에 따른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도 엄청나 지난해 대지진의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한 쓰촨성 주민들이 망연자실하고 있다.
지난 1955년 이후 가장 많은 비가 내린 것으로 기록된 이날 미이현에 내린 강수량은 반나절(12시간) 동안 177mm이다. 특히 26일 밤 10시부터 27일 새벽 4시까지 총 6시간 동안 내린 비만도 166.7mm이다. 이번 폭우는 거센 비바람까지 동반해 산사태와 홍수가 발생하면서 많은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를 냈다.
특히 베이촨(北川), 칭촨(青川), 장요우(江油), 핑우(平武), 싼타이(三台), 샤오진(小金) 등 22개 현(시, 구)에서 188만명의 재해민이 발생했고, 8명 사망하고 5명이 실종됐다.
또한 캉딩(康定)현에서 23일 새벽 폭우가 쏟아지면서 산사태가 발생해 4명이 숨지고 50여명이 실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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