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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

15. 지석골-작은배재-신선봉-삼불봉고개-심우정사-상원암-작은배재

일시 : 2006년 9월 17일(일) 

코스 : 계룡산(지석골-작은배재-신선봉-큰배재-삼불봉고개-심우정사-상원암-작은배재-지석골)


꼭 두 달만이다. 그 날도 장맛비 때문에 설악산 산행이 취소되어 지석골을 통해 심우정사를 처음 찾아갔었는데 오늘도 북상 중인 제13호 태풍 산산으로 인해 설악산 산행이 취소되어 같은 코스로 산행을 다녀왔다.


7시. 대전시청에 차를 주차하고 관홍님 승용차에 동승하여 약속 장소로 이동한다. 삽재를 넘어 박정자삼거리를 향해 내려서자 시야가 탁 트이며 눈앞으로 다가서는 장군봉의 위용이 당당하다. 예전에 '계룡대'에 근무하던 대령 하나가 이곳 장군봉에서 치성을 드리고 장군으로 진급 했다고 하는 일화가 생각난다.


대전에서 30분. 자연사박물관 입구 공터에 도착하자 계백장군님을 비롯하여 먼저 도착한 귀연 식구들이 산행 준비를 하며 반갑게 맞아준다. 학림사(鶴林寺) 절 마당에서 청산님 일행과 합류하고 지석골매표소로 향한다.


'지석골'은 제석골의 충청도 사투리다. 불교설화에 등장하는 하늘의 왕 제석천(帝釋天)에서 따온 마을 이름으로 조선 중기까지 제석사라는 절이 있었다고 한다.


7시 50분. 지석골 매표소 조금 못 미친 지점에 왼쪽으로 보이는 산행들머리로 들어선다. 출입통제 안내판이나 또는 출입을 막는 줄이 쳐져 있지 않은 이곳은 아는 사람들만 이용하는 들머리다. 솔직히 국립공원 입장료를 아낀다는 의미도 있지만 이 길이 조망이 훨씬 좋기 때문이다.


20여분 진행하면 하늘을 향해 곧추 세운 바위가 지키고 있는 전망 좋은 곳에 닿는다. 조망이 시원하게 펼쳐지며 바가지바위를 안은 치개봉에서 황적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한 눈에 들어온다. 


빗방울이 굵어진다. 물 한 모금으로 거치러진 호흡을 달래고 10분 정도 오르면 전망대에 닿는다. 시원하게 펼쳐지는 조망을 감상하고 단체 기념사진을 촬영한다.


작은배재에서 갓바위로 오르는 길을 버리고 목재 울타리로 막아 놓은 길을 따라 진행하면  장군봉에서 신선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으로 치고 올라서게 된다. 하신리와 고청봉이 한 눈에 조망된다.


잠시 쉬면서 로즈마리님이 주신 배 한 조각은 꿀맛이다. 생각보다 많은 인원이 참석하는 바람에 정작 주인인 로즈마리님과 청산님은 배낭에 무겁게 지고 올라와서 맛도 보지 못했다. 무지 죄송해요^^


신선봉을 지나 큰배재로 내려선다. 전설에 의하면 이 고개는 세상이 홍수로 잠겼을 때 배를 맸던 장소라고 한다.


남매탑고개로 이어지는 오른쪽 편안 돌길을 버리고 그대로 직진하여 목재울타리를 넘어 진행한다. 봉우리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내려서면 남매탑삼거리에 닿는다. 왼쪽 남매탑으로 이어지는 평지 길을 버리고 다시 목재 울타리를 넘어 오르막길을 오른다.


10분 정도 험한 오르막을 오르면 취음 권중면 선생의 묘가 보인다.

7-8분 정도 더 진행하여 삼불봉 고개로 내려선다. 운무로 인해 더욱 운치가 있는 남매탑으로 이어지는 돌길을 버리고  그대로 직진하여 다시 목재울타리를 넘는다. 오른쪽 길은 삼불봉으로 오르는 길이다.


평탄하고 부드러운 길이 이어지는가 싶더니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얼마 지나지 않아 치성터를 지나고 곧바로 너덜지대로 들어선다. 오아시스님의 안내로 지난번보다 편안 길을 따라 오성대에 닿는다. 삼불봉고개에서 약 30분 소요.


오성대(五聖臺)는 오성부원군 백사 이항복 선생의 수련처로 알려져 있다. 옛 암자 터로 마르지 않는 샘이 흘러나와 심우정사까지 은빛 수도호스가 이어진다. 호스를 오른쪽 10여m 아래에 두고 뚜렷한 등로가 심우정사까지 이어진다.


가파르고 험한 내리막길을 내려 서기 전 고개를 들면 바위 절벽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가 운무와 어우러져 멋진 풍광을 만들며 강인한 생명력을 자랑한다.


11시 10분 목초스님 부도가 보이고 곧바로 심우정사에 닿는다. 단정하게 정리정돈 된 절 앞마당 장독대에는 장독들이 가지런하게 놓여있고 마루에는 언제나처럼 두중차가 가득 담긴 커다란 보온통이 나그네를 맞는다. 따끈한 두충차 한 사발을 마시자 갈증을 싹 사라진다.


비 맞고 찾아온  나그네들을 위해 방을 선뜻 내 주고 전기장판에 불까지 넣어 준 법수스님한테서 부처님의 자비가 느껴진다. 둘러 앉아 펼쳐놓은 도시락은 웰빙 식단이다.

심우정사에서 거의 한 시간을 보내고 상원암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심우정사에서 상원암까지는 약간의 오르막길을 오르고 산허리를 돌아 진행한다.


해우소를 지나 상원암에 닿는다. 약 30분 정도 소요. 현재의 상원암은 임진왜란 당시 전소됐던 것을 1996년부터 5년간에 걸친 복원 불사를 통해 완공된 것이다.


남매탑에 잠깐 눈길을 준다. 신라 33대 성덕왕 23년에 건립된 이 두기의 석탑은 1950년대에 무너져 있던 것을 1961년에 복원한 것이며, 7층탑은 오라비탑, 5층탑은 누이탑으로 모두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남매탑 앞에는 일부러 설치해 놓은 듯한 돌 거북이 여러 개 흩어져있는데, 지금의 상원암이 세워지기 전인 50여 년 전 절의 복원을 위해 준비된 주춧돌이라 한다.


남매탑에서 30분 정도 내려서면 지석골로 갈라지는 갈림길을 만난다.

새벽안개님이 망태버섯을 발견하여 모두들 신기한 듯 바라본다. 장마철에서 가을에 걸쳐 주로 대나무 숲이나 잡목림 등의 지상에서 발생한다. 갓의 내면과 흰색자루 위쪽 사이에서 노란색 망사 모양의 망태가 확 퍼져 땅까지 내려온 모습이 마치 화려한 레이스를 쓴 것처럼 아름답다.


지석골에는  물봉선이 한창이다.

 
심우정사에서 주차장까지 약 2시간 소요. 14시 정각. 원점회귀 산행은 완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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