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7일(토)-셋째 날
새벽 4시 20분 모닝콜에 눈이 떠 커튼을 여니 날이 맑다. 호텔에서 마련한 방한복을 입고 로비로 나서니 일출을 보기 위한 관광객들로 북새통이다.
어제 다녀온 사자봉(獅子峰)으로 오른다. 청량대(淸凉臺)는 사자봉 중턱의 해발 1,640m 지점으로 일출과 운해를 보기에 가장 좋은 장소이다. 이곳에서는 시신봉(始信峰)이나 십팔나한조남해(十八羅漢朝南海) 등을 조망할 수 있다. 청량대에는 먼저 도착한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이 북적인다. 사자봉(獅子峰 해발 1670m)은 청량대에서 계속 위로 올라간다. 20분 정도를 더 올라 동쪽 먼 하늘이 밝아 올 즈음 사자봉에 도착하니 비교적 한산하다.
어제 온천지를 뒤덮었던 운해는 모두 사라지고 맑은 날씨와 상쾌한 아침 공기가 기분까지 상쾌하게 한다. 동쪽 하늘에 붉은 기운이 감돌더니 붉은 해가 불쑥 모습을 드러낸다.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황산에 소나무를 배경으로 뜨는 해는 한 폭의 동양화처럼 아름답다.
언제나처럼 떠오르는 태양이지만 황산의 사자봉에서 맞이한 일출은 색다른 감흥으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다. 일출을 볼 확률이 5%밖에 안 된다는데 참으로 행운이다.
호텔로 돌아와 모닝 커피를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하고 아침 식사 전 어제 빗속에 정신 없이 걸었던 서해 호텔까지 천천히 산책을 나선다. 서해호텔 앞에 단하봉을 배경으로 자리잡은 서해산장이 멋진 엽서처럼 눈에 들어온다.
아침 식사 후 트레킹을 나선다.
오늘 트레킹 코스는 광명정-비래석-배운정-서해대협곡 일부-배운정-북해호텔-(점심식사)-몽필생화-시신봉-관음봉-(운곡케이블카)-연곡사로 이어진다.
북해빈관에서 돌계단을 따라 40분 정도 가면 황산 제이봉(第二峰)인 광명정(光明頂)이다. 광명정에는 돔형의 기상대 시설과 광명산장이 자리잡고 있다. 이곳에 서면 연화봉을 비롯하여 천도봉까지 한 눈에 조망할 수 있고 운이 좋으면 멋있는 운해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인데 어제와는 달리 깨끗한 시야에 벌거벗은 채 황산은 그 전모를 드러내고 어제 우리가 걸었던 길도 한 눈에 들어온다.
광명정에서 대한항공 CF로 유명한 비래석(飛來石)까지 이동하면서는 발아래 펼쳐지는 서해대협곡이 눈길을 떼지 못하고 걸음을 자꾸 멈춰 서게 한다.
두 손을 모아 합장하는 모습을 한 합장바위를 지나 비래석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한다. 눈을 감고 남자는 오른손, 여자는 왼손으로 비래석을 만지며 비래석을 세 번 돌면 소원이 성취된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배운정에서 다시 서해대협곡으로 내려선다. 어제 운무에 가려 보지 못한 풍광들이 너무나 멋진 모습으로 두 눈에 빨려 들어온다. 보선교까지 내려갔다 오려는 계획은 부족한 시간 때문에 중간에서 아쉬운 발걸음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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