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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립공원

태백산

산행일 : 2006년 2월 5일 (일)
산행코스 : 화방재-유일사쉼터-장군봉-영봉(천제단)-문수봉-소문수봉-당골광장


입춘(立春)전날부터 다시 찾아온 한파가 사흘째 맹위를 떨치고 있다.
도시의 겨울은 그저 춥기만 할 뿐 새하얀 자연에서 맛보는 겨울의 정취는 직접 떠나지 않고는 결코 누릴 수 없는 행복이다.

 

8시 25분 대전톨게이트로 진입한 산악회 버스는 경부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를 약 1시간 정도 달려 일죽톨게이트로 빠져나가 곧바로 좌회전 38번 국도를 타고 장호원방향으로 향한다. 35분 정도 진행하여 박달령휴게소에서 15분간 정차한다.

 

박달령 휴게소에서 박달재 터널을 통과하여 제천을 거쳐 영월까지는 한산한 도로를 따라 30분 진행하고 영월에서 31번 국도로 갈아타고 태백방향으로 진행하다가 고씨굴 이정표가 보이는 곳에서 88번 지방도로를 타고 진행한다. 태백으로 이어지는 길은 아직까지는 옛 모습 그대로이다. 상동에서 31번 국도로 들어선 버스는 고개를 숨가쁘게 오르내리고, 강의 굴곡을 따라 이리저리 휘어지며 하늘 동네 태백으로 간다.

 

12시 정각. 화방재에 도착한다.


 

일명 어평재라고도 불리는 화방재는 고갯마루에 철쭉과 진달래가 무성하여 화방재(花房峙)라 한다. 영월과 태백을 오가는 31번 국도 상에 있는 고갯마루로 백두대간이 지나는 곳이다. 남쪽 태백산과 북쪽 함백산을 명확히 갈라놓는 화방재는 일제의 산물로 사이토 총독 시절 설치한 방화선(防火線)에서 비롯된 것이라 한다. 어평재휴게소와 GS주유소가 넓게 자리를 잡고 있다.

 

주유소 옆 산비탈을 따라 10분 정도 진행하면 화방재도립공원 사길령매표소이다.

 

초입에 인파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줄지어 오른다. 태백산은 그 많은 사람을 모두 다 받아주는 넉넉함이 있다.

 

인파 속에 묻혀 밀려가듯 천천히 200m를 오르면 산령각이 있는 사길치에 닿는다.

 

예전 경상도에서 강원도로 가장 가깝게 들어오는 관문인데 산이 험하여 맹수와 산적들이 많이 출몰하기에 이곳을 넘는 보부상들이 무사안전을 위해 당집을 짓고 산신에게 제사를 올리던 곳이라는 안내판이 있고, 유일사쉼터 1.9km 이정표가 서 있다.

 

산행을 시작한 지 1시간. 길이 넓어지면서 정체가 조금씩 풀린다. 10분 정도 진행하자 왼쪽으로 유일사 매표소에서 오르는 길과 만난다. 6-7분 정도 진행하면 돌탑과 "해발 1311m 천제단 2km" 이정표가 보이고 오르막길이다. 10여분 정도 오르면 조망이 아주 좋은 곳에 최근에 만든 듯한 삼층석탑이 눈길을 끈다. 철망 울타리를 만들어 놓아 어색한 느낌이다.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서면 유일사 쉼터 사거리에 닿는다. 왼쪽은 유일사매표소 2.3km 사길령 2.4km 천제단 1.7km 이정표가 서 있고 산행객들이 점심식사를 하느라 북새통을 이룬다.


 

사거리에서 오른쪽(서쪽) 아래에는 유일사가 위치해 있고 유일사로 물건을 운반할 때 사용하는 조그마한 케이블카도 있다. 약 160개의 돌계단을 내려서면 무량수전을 비롯한 유일사 절 집이 고즈넉하다.

 

뽀드득거리며 발 밑에 밟히는 눈 소리를 들으며 유일사 쉼터에서 20분 정도 오르면 "해발 1575m 천제단 1.1km" 이정표가 보이고 수령 6백년을 자랑하는 주목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태백산의 명물 중 하나는 등산길의 여기저기서 만나는 주목이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간다는 주목은 그 무궁한 세월로 제 몸을 키워 태백산의 풍경을 엮는다.



 

10분 정도 더 오르면 길은 왼쪽 망경사로 내려가는 길과 갈라진다. 시야가 트이면서 조망이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정상 부근에 가까워지면 설경과 어우러져 더욱 멋진 모습의 주목군락이 마치 평원처럼 펼쳐진다. 태백산은 그 이름이 연상시키듯 크고 거대한 능선과 봉우리로 이루어진 육산 일뿐 아기자기만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먼 산이다.

 

하늘에 제사하는 산을 밝은 산(白山)이라 하는데, 그 가운데 가장 밝은 산이라 태백산(太白山)하고‘한밝뫼’혹은‘한배달’로 불리기도 한다. 태백산은 강원도 태백시와 영월군, 경상북도 봉화군과 접경을 이루는 곳에 위치한 해발 1,578m 높이의 산으로 백두대간의 중추이자 국토의 모산이다. 태백산은 천제단이 있는 영봉을 중심으로 북쪽에 장군봉, 동쪽에 문수봉(1,517m), 영봉과 문수봉 사이의 부쇠봉(1,546m)으로 이뤄져 있다.

 

장군단이 있는 장군봉에 도착한다. 남한에서 7번째 높은 태백산 정상이다. 장군단은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하여 설치한 3기의 천제단 중 하나이다. 둘레 20m, 높이 2m의 장방형으로 천왕단에 비해 조금 작으며, 원형이 비교적 잘 남아있다.

 

14시 50분. 천왕단이 있는 영봉에 도착한다. 단군시대부터 하늘에 제를 올렸다는 천제단은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곳으로, 자연석으로 쌓은 20평 가량의 원형 돌 제단이다. 지금도 해마다 개천절이면 하늘님 한배검(단군할아버지, 단군왕검)을 모시는 천제가 열리는 곳이다.

 

원형으로 담을 두른 제단 안쪽으로 들어가니 가운데 제단 위에는 '한배검'이라 새긴 비석이 하나 서 있고 삶은 돼지머리가 미소지으며 산행객을 맞이한다.

 

천제단 오른쪽에 서 있는 커다란 정상 표지석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기고 점심도시락을 펼친다.

 

20분 간 점심식사를 마치고 "당골광장 4.4km 망경사 0.5km 백단사 4.5km 문수봉 3km"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오른쪽 문수봉을 향해 내려선다.

 

태백산 주능선을 이루는 장군봉-문수봉 능선의 높이는 1500m 안팎으로 높낮이가 심하지 않다. 5분 정도 내려서면 하단에 닿는다. 천왕단에서 남쪽으로 300m 지점에 위치하는데, 하단은 3기의 천제단 중에 규모가 가장 작으며 정확한 이름을 알 수 없어 하단이라 부른다. 하단 앞에는 통정대부 밀양박씨묘가 자리잡고 있다.

 

천왕단에서 10분이면 천제단과 문수봉 사이 부쇠봉 삼거리 이정표가 있는 곳에 닿는다. 이정표는 "문수봉 2.2km, 천제단 0.8km"로 양팔을 벌리고 방향을 표시하고 있다.

 

해발 1546.7m 부쇠봉에서 오른쪽길은 백두대간길로 깃대기봉과 신선봉을 거쳐 도래기재로 이어진다.

 

부쇠봉에서 문수봉까지는 거의 평지나 다름없는 산길이다. 망경사(0.6km) 갈림길에서 그대로 직진하여 철쭉군락지와 자작나무(고채목, 사스레나무)군락지를 지나면 당골과 문수봉으로 갈라지는 갈림길과 만난다. 왼쪽은 당골광장·석탄박물관(3.9km) 직진하면 문수봉(0.4km)으로 오르막길이다.

 

곧이어 오른쪽으로 금천 갈림길이 나타나고 5분 정도 더 오르면 문수봉에 도착한다. 천왕단에서 약 40분 소요. 너덜지대의 가장 높은 곳이 정상(해발 1517m)이다.

 

정상에는 여러 기의 돌탑이 세워져 있다. 사방으로 탁 트인 시야는 천왕단이 있는 영봉과 그 아래 망경사가 보이고 멀리 함백산도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수십 수백의 산 능선 물결은 쌓인 눈과 명암의 조화가 신비롭다.

 

"당골광장 4km 소문수봉 0.8km" 이정표에서 400m 내려서면 다시 갈림길이다. 왼쪽은 당골광장(3.6km) 내려가는 길이고 그대로 직진하면 소문수봉(0.4km)가는 길이다. 문수봉에서 10분 정도면 소문수봉(해발 1465m)에 닿는다.

 

작은문수봉의 넓적한 바위 위에는 마고할미 우물이라고 불리는 얕은 물웅덩이가 있다. 마고할미가 손 짚고 엎드려서 물 마시느라 생긴 손자국이라는 전설이 있다. 이곳 역시 문수봉처럼 사방으로 시원스러운 조망이 펼쳐진다.

 

소문수봉에서 10분 정도 내려서면 오른쪽은 금천 왼쪽은 당골광장·석탄박물관(3.8km)으로 길이 갈라진다.

 

완만한 내리막길이다. 10분 정도 더 내려서면 문수봉에서 소문수봉을 거치지 않고 직접 내려서는 길과 합쳐진다. 다시 10분을 내려서면 병풍바위가 그 모습을 드러내고 곧이어 하늘정원으로 이름 붙어진 숲속 전망대를 지나 계곡을 가로질러 놓여 있는 목교를 건넌다. 당골광장 0.2km 이정표가 보인다.

 

10분을 더 내려서면 목장승 2개가 반기고 왼쪽으로 단군성전이 보인다.

 

17시 정각. 매년 개천절에 제를 올리는 단군성전을 둘러보고 태백산공원휴게소 당골광장으로 향한다. 당골광장은 지난 1월 태백산 눈꽃축제때 만든 각종 눈 조각들이 흥미롭다.

 

광장에서 오른쪽으로 보이는 최신 건물은 석탄박물관로 별다른 특징이 없고 전시물도 그저 그렇다.

 

당골매표소를 통과하면 주차장이고 도로 왼쪽은 집단시설지구로 식당들과 포장마차가 줄지어 늘어서 있다.

 

집단시설지구를 지나 버스에 도착하여 5시간 20분 동안의 산행은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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