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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산행일지

민주지산

2005년 1월 16일 (일)

아직 추위에 적응이 덜 된 몸은 자꾸 움츠러들기만 한다. 생활까지 소극적으로 변할까 걱정이다. 부산 금정산 산행을 위하여 집을 나선다.


8시 25분 산악회 버스는 대전톨게이트로 진입하여 경부고속도로를 거침없이 1시간 정도 질주하고 칠곡휴게소에서 15분간 정차한다.



동대구를 지나면서 눈발이 제법 굵어지고 도로에 금방 많은 눈이 쌓인다. 미쳐 월동 준비를 하지 않은 차들이 곳곳에서 미끄러지면서 접촉 사고를 낸다.




11시 30분 더 이상 진행이 어려워 영천톨게이트로 빠져나간다. 고속도로 진입을 막는 도로공사 직원과 15분 정도 실랑이 끝에 톨게이트로 진입하여 대전으로 향한다.



12시 정각 경산휴게소에서 15분간 정차한다. 하얀 세상으로 변한 휴게소 주차장은 눈사람을 만들며 좋아하는 어린아이들의 놀이터로 변하고 나뭇가지에 내려앉은 소담스런 눈은 멎진 설경을 만들어 낸다.




동대구를 지나면서 하행선 도로는 꼬리에 꼬리를 문 수많은 차들로 거대한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고속도로에서 접근이 가까운 민주지산 산행을 하기로 의견을 모은다.


13시 30분 황간 톨게이트로 빠져나가 곧바로 물한계곡 이정표를 따라 우회전하여 49번 지방도로를 타고 무주방면으로 향한다. 상촌면 임산리를 지나고 하도대삼거리에서 왼쪽으로 들어서 물한계곡으로 향한다. 14시 한천주차장에서 하차하여 곧바로 산행을 나선다.



계곡수를 보호하기 위해 철조망이 쳐진 길을 빠르게 걷는다. 계곡은 깊은 동면에 빠져있다.



14시 25분 전나무 숲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들어선다. 10분 정도 지나 갈림길에 민주지산 2,6km이정표가 보이고 오른쪽으로 들어서자 완만한 돌길 오름길이 시작된다. 눈 쌓인 미끄러운 오르막길을 40분 정도 오르자 민주지산 1km 이정표가 보이고 오름길은 점점 가팔라진다. 겨울 산을 오르는 길은 호젓하다. 등에 땀이 배어도 바람 한줌이면 금새 말라버린다. 잠시 쉬면 한기가 들어 또 발길을 떼어야 한다. 그렇게 오르는 산길.



정상 주변 나무들은 가지마다 눈꽃을 피워내 멎진 설경을 연출하며 황홀경이 펼쳐진다.



턱 밑까지 차오르는 거친 숨을 토해내며 15분 정도 오르자 쪽새골 안부 갈림길에 다다른다. 왼쪽은 석기봉을 거쳐 삼도봉으로 향하는 길이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5분 정도 더 올라 민주지산 정상에 도착한다.



겨울 꽃이 활짝 피었다. 하얀 눈꽃이 나무들을 온통 뒤덮고 눈꽃세상이 펼쳐진다. 추위로 손과 볼은 얼얼해도 마음만은 넉넉해진다. 하얀 겨울 꽃은 강추위도 감내해낼 만한 매력으로 사람들을 빠져들게 한다.



정상표지석을 배경으로 기념사진 한 장을 남기고 하산을 시작한다. 쪽새골 갈림길 나무의자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간식으로 허기를 달래고 아이젠을 착용한 다음 올라온 쪽새골로 내려선다. 힘겹고 고생스럽게 높은 산을 올라가면 그 만큼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는 시간이 길어지고...조금 올라가다 힘겹다고 포기하면 그 좋은 경치들을 볼 시간도 그만큼 줄어들게 되는 것이 사람의 삶과 꼭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16시 20분 민주지산 2.6km 이정표가 서 있는 갈림길에 도착한다. 물 한 모금으로 거침 숨을 고르고 10분 더 내려서자 전나무숲 갈림길에 다다르고 다시 10분 정도 빠른 걸음을 옮기자 황룡사입구에 다다른다. 황룡사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대웅전과 삼성각만 있는 보잘 것 없는 조그마한 절이다. 포장도로를 따라 한천주차장으로 향한다.


16시 45분 한천주차장에 도착하여 하산을 완료한다. 버스에 올라 배낭을 벗어놓고 때늦은 점심겸 저녁식사를 마친다.


17시 35분 마지막 일행이 도착하고 닭(금정산)대신 꿩(민주지산)을 잡은 눈꽃 산행을 가슴에 담고  버스는 대전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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