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코스
★ 박정자-제2학봉교-장군봉-갓바위-신선봉-큰배재-남매탑(계명정사)-삼불봉-자연성능-관음봉-(천황봉)-은선폭포-동학사-주차장(8시간)
대전과 충남 공주시의 경계를 벗어나 국립공원 계룡산 동학사 지구로 접어들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곳이 장군봉이다. 계룡산을 찾는 사람들의 대다수가 동학사 지구를 통해 계룡산을 접하고 있으니 초입의 장군봉은 계룡산의 얼굴인 셈이다.
학봉리∼장군봉∼갓바위∼신선봉으로 이어지는 이 코스는 그동안 널리 알려지지 않아 일부의 산꾼들만이 소문 없이 찾는 계룡산의 숨은 코스다. 계룡산 국립공원 입구인 박정자마을에 이르니 장군봉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온다. 산사면 곳곳에 암벽이 있어 첫눈에 오르기가 수월치 않을 것으로 느껴진다.
오전 8시 20분. 학봉교 근처 길가에 차를 주차한다. 제 2학봉교를 건너 오른쪽 농로를 따라 50m 정도 걸어가다 병사골매표소가 보이는 곳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진행하면 장군봉으로 오르는 길이 나 있다. 물론 국립공원 입장료를 내지 않기 위한 산꾼들이 만들어 놓은 들머리이다. 장군봉코스는 산꾼들의 발길이 덜 밟힌 덕분에 깨끗하고 조용하다. 낙엽 쌓인 오솔길을 따라 오른다.
오전 9시 10분. 장군봉(해발 500m)에 올라서자 건너편 남쪽의 황적봉(664m)에서 쌀개봉(828m)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신선봉이 시야에 들어오고 산 아래가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장군봉은 사방팔방으로 뻗은 계룡산 산줄기를 몽땅 끌어안고 있다.
상신리 일원에서 찬바람이 불어와 정신을 맑게 해준다. 간식을 나누며 7-8분간의 휴식을 끝내고 장군봉을 출발한다. 중간중간에 매단 지 오래 되어서 모두 빛이 바랜 산악회 표지기가 가끔 보인다. 앞길을 큰 암릉이 가로막는다. 암릉을 지나면 잠시 내리막길이 나오다가 이어 가파른 산길을 오르면 암릉이 또 기다리고 있다. 어떤 암릉은 옆으로 길이 없어 암릉을 그대로 넘어야 한다.
10시 정각. 남매탑 2.9km 이정표가 반기고 곧바로 나무계단을 오른다. 10분 정도 진행하면 갓같이 생긴 '갓바위'가 보이고 갓바위를 알리는 이정표가 반긴다. 신선봉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신선봉 오름길은 고즈넉하다. 양 산 사면에는 잡목이 빼곡이 들어차 있어 잔잔한 분위기이고, 날등을 따라 자라고 있는 노송들이 눈길을 끈다. 신선봉의 정상은 여러 명이 앉아 쉴 만한 넓은 공터로 신선봉에 올라서자 바위능선이 펼쳐진다. 신선봉은 세 개의 암봉으로 이루어 졌는데, 가장 높은 봉우리에는 옆으로 누운 특이한 형태의 소나무가 있다. 신선봉 왼쪽으로는 우뚝한 삼불봉과 계명정사로 가는 안부가 가깝게 보인다. 삼불봉은 세 분의 부처님을 상징하는 세 개의 봉우리를 말한다. 세 개의 봉우리는 조물주가 만들었을 것이고, 그 의미는 인간이 부여했을 것이다. 수정봉이 그렇고, 관음봉과 연천봉이 그렇듯이...
장군봉에서 신선봉까지 산행 코스는 호젓한 암릉길을 밟으며 계룡산의 동쪽면 전체를 한 눈에 전망할 수 있는 멋진 코스다.
11시 10분 신선봉을 지나니 암릉길이 끝나고 걷기 편한 내리막길이다. 처음에는 오르막길, 이어 내리막길을 따라 내려가면 계명정사로 가는 돌계단과 만난다. 곧바로 '동학사 주차장 2.7km, 남매탑 0.6km, 장군봉 3.6km' 팻말이 설치된 큰배재에 도착한다. 큰배재에서 산길이 갈라진다. 오른쪽 길은 남매탑으로, 왼쪽 길은 천정골매표소로 이어지는 길이다.
11시 25분 남매탑고개(해발 550m)에 닿는다. 남매탑 0.3km 이정표가 서 있다. 10분 후 오뉘탑이 있는 계명정사에 도착한다.
남매탑이라고도 불리는 오뉘탑은 계명정사 부근, 옛날 청량사터에 위치해 있다. '신라시대 때 스님이 호랑이 목구멍에 걸려 있던 가시를 뽑아 주었더니 며칠 뒤 호랑이는 은공을 보답하는 마음으로 처녀를 등에 업어다 놓고 사라졌으며, 스님은 고심 끝에 그 처녀와 남매의 의를 맺고 비구와 비구니로서 불도를 닦다가 한 날 한 시에 열반했다'는 애틋한 전설이 얽힌 탑이다. 2기의 탑을 건립해 두 스님의 사리를 각각 모셨다고 한다.
11시 45분. 계명정사(상원암)의 명라수로 갈증을 푼뒤 다시 발걸음을 삼불봉쪽으로 돌린다. 돌계단을 10분 정도 오르면 삼불봉 고개에 닿는다. 갈림길이다. 직진하여 고개를 넘으면 금잔디 고개를 거쳐 갑사 또는 상신리로 향하는 길이고 삼불봉은 왼쪽 오름길이다.
12시 정각. 천황봉이나 동학사에서 바라보면 '세 부처님의 모습을 닮았다'해서 붙여진 이름 삼불봉(해발 775m). 삼불봉에 오르자 계룡산이 꿈틀거린다. 자연성릉 끝에 관음봉이 우뚝 솟구쳐 있고, 이어 쌀개봉 암릉과 천왕봉이 거칠게 뻗어 나간다. 관음봉 오른쪽으로 문필봉에서 연천봉으로 이어지는 능선도 쌀개봉 능선에 뒤질세라 힘차게 솟구치고 있다. 동학사계곡과 갑사계곡도 한눈에 들어와 계룡산의 전모를 볼 수 있다.
삼불봉에서 전망대가 세워져 있는 관음봉 구간이 계룡산에서 가장 경관이 뛰어나다는 자연성릉이다. 줄곧 암릉으로 이어지지만, 위험한 곳은 철사다리나 철난간이 놓이거나 우회로가 나 있어 사고 위험은 거의 없다.
12시 5분 삼불봉을 내려와 점심식사를 위해 자리를 잡는다. 양지바른 곳에서 30분간의 점심식사를 마치고 자연 성릉으로 향한다. 안내산악회를 따라온 등산객들이 무리지어 앞서간다.
자연성릉은 삼불봉에서 관음봉에 이르는 1.8㎞의 구간이다. 자연스런 성곽의 능선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한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협소한 길목이 자주 나타나고 변화무쌍한 코스다. 12시 45분 해발 755m 관음봉 1.4km 이정표를 지난다.
오후 1시 30분. 관음봉에 오르니 삼불봉으로 연결되는 자연성릉과 그 아래로 동학사 계곡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계룡산 주요 봉우리와 능선, 계곡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이 관음봉이다. 따라서 관음봉은 계룡산 최고의 전망대인 셈이다. 관음봉은 계룡산의 중앙에 위치한 봉으로 정상에 관음정이 세워져 있다. 계룡산을 대표하여 공주 10경에도 포함된 이 곳에서 한가롭게 떠다니는 구름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 인생을 새롭게 느낄 수 있다고 하여 관음봉 한운(閑雲)을 계룡산 제4경으로 치고 있다. 왼쪽 계곡 깊은 곳에 비구니 강원으로 유명한 동학사가 내려다보인다. 정자에서 10분간 휴식을 취하고 관음봉 표지석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한다.
손에 집힐 듯이 가까운 천황봉이 유혹한다. 갈림길로 내려선다. 오른쪽은 연천봉을 거쳐 갑사로 향하는 길이고 왼쪽은 은선폭포를 거쳐 동학사로 내려가는 길이다. 천황봉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출입통제 표지를 넘는다. 찾는 사람이 거의 없어 한적하고 낙엽 쌓인 부드러운 산길이다.
오후 2시 15분. 천황봉 직전에서 관리공단직원의 제지로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 갈림길로 되돌아온다. 동학사로 내려가는 길은 암석의 풍화작용으로 암설(바위부스러기)이 집적된 바위너덜지대이다.
오후 3시 정각. 은선대피소에 도착한다. 조금 내려서자 은선폭포가 가는 물줄기를 흘려 내린다. 은선폭포는 동학사계곡 상류에 있는 폭포로 옛날 신선들이 폭포의 아름다움에 반해 숨어 지냈다 하여 은선폭포라 불린다. 절벽과 녹음이 어우러져 절경을 자아내는 폭포는 특히 안개가 자욱할 때 풍광이 압권이라고 한다.
오후 3시 50분 동학사를 지나 세진정에 도착한다. 왼쪽 남매탑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나는 지점이다.
동학사계곡을 찾았던 사람들이 부지런히 주차장 쪽으로 내려가고 있다.
오후 4시 20분 상점과 음식점이 즐비한 집단 시설지구를 지나 동학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마침 103번 좌석버스가 출발하려고 한다. 박정자삼거리에서 하차하여 차량을 회수하고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쌈밥정식으로 허기진 배를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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