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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산행일지

오서산


2004년 11월 28일(일)


sda 산악회 11월 정기산행은 진호님의 고향인 청양군 화성면 오서산으로 떠난다.


오서산은 산을 즐겨 찾은 사람들에겐 이름이 많이 알려져 있는 산으로 홍성의 용봉산, 청양의 칠갑산과 더불어 충남 서부의 대표적인 산이다.


7시 30분 11명의 회원을 태우고 출발하여 36번 국도를 따라서 약 1시간 정도 달려 정산을 지난다. 20여분 더 진행하여 오서산자연휴양림 11.3km 대천해수욕장 26km 이정표가 보이는 구제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화성방면으로 2-3분 진행하다가 다시 우회전하여 610번 지방도로로 들어선다.


마치 묘지 봉분처럼 생긴 둔덕 위에서 여섯 줄기가 모아져 자란 육소나무가 반기는 마을이 진호님의 고향마을이다. 팔순이 넘은 노부모가 계신 고향집 마당에는 지게와 처마 밑에 매놓은 메주덩이가 정겨움과 푸근함으로 다가온다.




오서산자연휴양림으로 향한다. 낚시터로 유명한 장현저수지를 지나 깨끗하게 포장된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조금 더 진행하면 오서산에서 발원한 맑고 시원한 물이 사시사철 흘러내리는 명대계곡 초입에는 조그만 명리저수지가 자리하고 있다.


9시 20분 넓은 주차장에 주차하고 간식만을 챙겨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시멘트 도로를 따라 10여분 정도 오르면 오른쪽으로 봉곡사라는 조그만 절이 보이고 오서산 자연휴양림 매표소에 닿는다.



숲은 거대한 '산소 공장'이다. 나무들이 광합성 과정을 통해 산소를 방출하기 때문에 숲 속의 공기는 항상 상쾌하다. 잘 가꾸어진 숲 1ha는 탄산가스 16톤을 흡수하고 12톤의 산소를 배출한다. 한 사람이 하루에 0.75kg의 산소를 필요로 하므로 숲 1ha에서 44명이 숨 쉴 수 있는 산소를 공급해 주는 셈이다.


마침 진호님 숙부께서 매표소에 계신 덕분에 입장료(1인당 1000원)를 굳히고 통과한다. 매표소를 지나면 갈림길이다. 오른쪽은 자연 휴양림 휴양시설로 가는 길이고 오서산 등산로는 왼쪽 길이다.


9시 40분 단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야영장을 지나 조용한 숲 속으로 들어선다. 명대정이란 현판이 걸린 정자를 지나 오른쪽 돌계단을 따라 오르면 등로 양쪽으로 층층나무 노린재나무 산벚나무 비목나무 돌참나무 자귀나무 쥐똥나무 등 이름도 예쁜 나무들이 초등학교 1학년 코흘리개처럼 이름표를 달고 반긴다.



6-7분 정도 진행하면 왕대가 밭을 이루고 그 뒤로 농가 비슷한 빨간 양철지붕의 월정사에 이른다. 소박한 암자에서 잠시 걸음을 멈춘다. 등산객들이 물통을 채우던 샘은 말라 있고, 풍경과 절 마당 나무에 매달아 놓은 쇠종이 눈길을 끈다.





나무사이 등산로를 따라 완만한 오름길을 오른다. 월정사에서 100여m 정도 오르면 오서산 허리를 감싸고 나 있는 임도와 만난다. 이곳에 신경통과 위장병에 좋다고 알려진 구래약수가 있는데 지금은 관리가 엉망이다. 왼쪽으로 약수정 이란 현판이 걸린 정자가 보이고 커다란 바위굴이 가로막는다. 아홉 사람은 족히 들어가 앉을 만큼 넓다하여 구래라 불리는 이 굴을 이곳 주민들은 가마솥을 걸어놓은 모양 같다하여 솥바위로도 부른다고 한다. 진호님의 설명에 의하면 이 바위는 예전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치성을 드리던 곳인데 지금은 휴양림이 조성되면서 정화되어 깨끗한 모습으로 변했다고 한다.



'오소산 정상 1.1km 50분 소요'라고 적힌 이정표를 따라 오른다. 꾸준한 오름길을 10분 정도 오르면 경사가 잠깐 숨을 죽이고 '정상 800m 30분 소요'라고 적힌 이정표가 있는 소나무 아래 쉼터에 도착한다. 간식을 나누며 10분간 휴식을 취하고 길을 이어간다. 10분 정도 오르면 조망바위에 닿는다. 시야가 깨끗하지 못하나 산아래 펼쳐지는 들판이 한 눈에 들어온다.



오르막길을 10분 정도 더 오르면 산불방지를 위한 무선중계기가 설치된 곳에 도착한다.
 
오서산은 서해안과 나란하게 남북으로 가로놓여 있다. 북쪽은 홍성군 광천읍과 장곡면이며 남쪽은 보령시 청라면, 동쪽은 청양군 화성면, 서쪽은 보령시 청소면으로 홍성군과 보령시, 청양군이 나누어 차지하고 있다.


산아래 청소면 일대와 성연저수지가 조망된다. 청소는 오서산 남서쪽 성연리 주변의 물맛이 좋아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던 곳으로 한때 지명이 청수라 불리다가 청소로 변하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성연저수지는 수몰 전 성우님이 살던 곳으로 지금도 근처에 선산이 있어 명절 때 성묘를 온다고 한다.



억새로 유명한 이곳은 정상 부근에만 억새가 자리하고 있는데 그 양이 엄청날 정도로 많은 것은 아니다. 억새의 장관을 보기 위한 산행이라면 약간 실망을 할 수도 있으나 산행 자체는 여유 있고 즐거운 곳임에 틀림이 없다.



오서산(해발 790.7m) 정상은 오른쪽으로 200m 더 가야한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평탄한 능선길을 따라 2-3분 정도 걸으면 산악회에서 세운 정상 표지석이 먼저 반기고 몇 걸음 더 옮기면 등산안내도 옆에 보령시에서 오석으로 만들어 세운 정상표지석에 '보령 오서산'이라고 새겨져 있다.



까마귀와 까치가 많이 살아 까마귀 보금자리를 뜻하는 오서(烏棲)라고 불렀고, 정상에 서면 서해안 풍경이 시원하게 보이며, 천수만을 지니는 고깃배들이 오서산을 바라보면서 방향을 잡았다고 하여 '서해의 등대'로도 불린다.
 
날씨만 좋았으면 서해바다도 볼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움을 접고 멀리 보이는 오서정으로 향한다. 능선을 따라 펼쳐진 억새 밭이 조금은 여유롭게 느껴진다. 서쪽 비탈의 억새 밭은 닫히는 늦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긴다. 햇살 담은 억새 밭을 배경으로 70년대 사진 포즈를 잡고 기념사진을 촬영하며 모두들 옛날로 돌아가 즐거워한다.



11시 15분 갈림길이다. 오른쪽은 쉰질바위(1.5km)로 가는 길이고 오서정(0.3km)은 직진한다. 멀리 상담마을에서 올라오는 등산객들이 보인다.



10분 정도 지나서 오서정이란 현판이 걸린 정자에 도착한다. 왼쪽 상담마을에서 올라오는 등산객으로 정자 주변은 복잡하다.



양지 바른 곳에 자리를 잡고 간식을 나누며 휴식을 취한다. 11시 45분 오서산의 기억이 잊혀지기 전, 멀지 않은 훗날 다시 오르리라 생각하며 발길을 돌린다. 20분 정도 지나 갈림길에서 왼쪽 공덕고개(2.5km)를 거쳐 명대계곡으로 하산하는 길로 들어선다.



가파르고 미끄러운 내림길을 3-4분 정도 조심스레 내려서면 낙엽 쌓인 부드러운 길이 이어진다. 15분 정도 내려서면 갈림길과 만나고 왼쪽은 내원사 직진하면 공덕고개로 표기된 이정표가 서 있다. 금지동으로 내려서는 하산길은 오른쪽이다. 길은 완만하고 이용하는 사람이 없어 한적하고 조용하다. 발아래 낙엽소리와 산새소리만 나그네와 동행한다.



10분 정도 내려서면 오서산 자연휴양림 휴양시설로 향하는 시멘트 포장 도로와 만난다. 뒤돌아보면 넓은 억새풀밭 한가운데 펑퍼짐하게 솟아있는 정상이 제법 높이를 자랑한다.


오서산자연휴양림은 가족단위의 휴양객이 편히 쉴 수 있게 휴양관과 숲 속의 집, 수련관, 어린이 물놀이장, 맨발 걷기 체험장, 자연관찰로, 야영장 작은 규모 공연이 가능한 숲 속 교실, 취사장, 정자 등 다양한 편의 시설을 고루 갖추고 있다. 휴양시설 앞에는 멎진 소나무 한 그루가 안타깝게도 지지목을 하고 있다.




13시 10분 매표소를 지나고 주차장에 도착하여 원점 회귀산행을 마친다.


진호님 고향집에서 받은 점심상에는 텃밭에서 방금 뜯은 싱싱한 각종 채소와 나물 그리고 구수한 된장찌개가 가득 올라와 고향의 맛을 느끼며 산행의 즐거움을 배가시켜 주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산 정상에서 보지 못한 서해 바다를 보기 위해 인근의 대천해수욕장으로 이동하면서 본 청라(청천)저수지는 저수면적 84만평으로 규모가 대단하며 이름 그대로 물이 푸르고 맑다. 상류가 옥계와 청천으로 나뉘어지고 가운데 산이 들어앉아 마치 2개의 저수지가 합쳐진 모습으로 고즈넉한 전경이 한눈에 펼쳐진다.


대천해수욕장까지는 약 30분이 소요된다. 대천해수욕장은 광천읍에서 서쪽 23km지점에 있는 폭 100m 길이 3.6km의 서해안 최대의 해수욕장으로 다양한 먹거리와 싱싱한 횟감 등이 푸짐하고, 지금은 4계절 종합 휴양지로 각광 받고 있으며 콘도, 여관 등 숙박 시설 및 위락 시설이 풍부하고 놀이 시설 및 분위기가 훌륭한 카페 등이 여러 곳에 산재해있다.



루외루에서 오늘 생일을 맞이한 미순님의 생일 축하를 겸한 저녁식사를 끝으로 11월 sda 정기산행은 다음 산행을 기약하며 마무리한다.







지금 흐르는 음악은 "첨밀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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