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마지막날. 혼자서 가까운 갈기산과 월영산 산행에 나선다.
가는길...
7시 50분 대전요금소로 진입하여 10분간 경부고속도로를 시원스럽게 질주하고 옥천요금소로 빠져나간다. 사거리에서 직진하여 4번 국도를 타고 영동·무주 방면으로 방향을 잡고 15분 정도 진행한다. 이원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501번 지방도를 타고 무주·양산 방면으로 1분 정도 진행한 다음 거영삼거리(소망슈퍼 앞)에서 좌회전하여 한적한 왕복 2차선 도로를 달린다. 잠자고 있던 세상 만물이 눈을 뜨고 그 가지각색의 모습을 드러내는 '아침'은 늘 새로움과 신선함과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5분 정도 진행하면 개심저수지와 만난다. 아침의 미약한 햇살이 물살에 부서져 반짝이는 모습을 바라보며 평온함을 느낀다. 천태산 영국사 입구를 지나고 호탄교를 건너 우회전하여 오른쪽으로 금강을 끼고 68번 국가차원지방도를 타고 무주·금산방면으로 향한다. 조금 지나 왼쪽으로 무주로 가는 길이 갈라진다. 금산방면으로 계속 직진하다 보면 강변에 멎진 휴게소 신축건물이 보이고 왼쪽으로 화장실과 갈기산 등산안내도가 눈에 띤다.
8시 35분 표지기가 주렁주렁 매달린 등산로 들머리로 들어선다. 서서히 고도를 높이면서 경사가 더해지는 오르막길을 숨가쁘게 치고 오른다. 20분 정도 지나 헬기장에 도착하면 소골 건너 월영산이 한 눈에 보인다.
조금 지나 능선에 닿으면서 왼쪽 나뭇가지 사이로 금강이 언뜻언뜻 조망된다. 숲속길과 암릉길이 이어지고 노송과 암봉이 어우러져 한결 좋아진다. 조망이 확 트이면서 암릉의 바위 위로 나서면 발 아래에 금강의 푸른 물줄기와 가로지르는 호탄교가 그림처럼 아름답게 눈에 들어온다.
5분 정도 더 오르면 흔들바위(520m)에 도착한다. 소나무 아래 돌을 가지런히 놓아 만든 쉼터로 커다란 바위가 병풍처럼 바람을 막아준다. 아래쪽은 험로로 유명한 양산덜게기다. 월영산과 갈기산은 금강과 접하고 있다. 이 산들의 금강 쪽은 천길 암벽을 이루고 있는 낭떠러지로 되어 있다. 바로 벼루인 것이다. 이 지방 사람들은 갈기산의 벼루를 '양산덜게기(바위 낭떠러지의 사투리)' 월영산의 벼루는 '제원덜게기' 라 해서 험로로 꼽는다. 지금은 차가 다니는 좋은 포장도로이지만 옛날에는 강과 절벽 사이 사람 하나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은 길이었으며, 이 길은 영동과 금산, 영남에서 호남으로 통하는 중요한 통로였다고 한다.
물 한 모금으로 갈증을 달래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시원한 바람이 땀 흐를 여유를 주지 않고 더위를 식히며 지나간다. 9시 30분 갈기산(해발 585m) 정상에 도착한다. 들머리에서 약 1시간 정도 걸린다.
갈기산은 이름 그대로 말갈기와 흡사하다 하여 이름지어졌는데 바위가 많은 산으로 한 폭의 그림과도 같은 빼어난 자연경관을 가지고 있으며 산기슭을 감아 도는 금강 줄기와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관을 이룬다. 갈기란 말이나 사자 등의 목덜미에 난 긴 털을 지칭하는 것으로 이 산을 바라보면 이러한 모습을 하고 있다.
암봉에는 정상 표지석이 서 있고 오른쪽으로 말갈기능선이 이어지고 암벽들이 산기슭을 감아 돌아 흐르는 금강줄기와 어우러져 아름다운 산수미를 보이고 있다. 서북쪽으로 강 건너에 천태산(720m)이 손에 잡힐 듯하고 북동쪽으로 마니산(640m)도 가깝게 보인다. 천태산에서 충남북을 가르며 북쪽으로 뻗은 산줄기에 대성산(705m)과 장룡산(656m)이 솟아 있으며 우람한 서대산(903.7m)은 그 서쪽에 위치해 있다. 남쪽으로 뻗은 산줄기에 성주산, 서쪽에 진악산, 대둔산이 보이고 덕유산, 민주지산, 운장산도 보인다. 멀리서 흘러가는 능선들은 하늘과 맞닿아 제 색을 잃어버리고 그림 속의 풍경인 듯 하늘빛으로 동화되어 간다.
5분 정도 휴식을 취하고 표지석 뒤쪽으로 이어지는 등로를 따라 말갈기 능선으로 향한다. 3분 정도 진행하면 약간 험한 내림길에 밧줄이 설치되어 있다. 9시 55분 밧줄을 잡고 조심스럽게 내려서면 주릉의 585봉에 이른다. 여기서 왼쪽(북동쪽)의 암릉을 타고 내려서면 주유소가 있고 무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금강 가에 내려설 수 있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고 1분 정도 내려서면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10시 10분 갈림길과 만난다. 오른쪽으로 5분 정도 내리막길을 내려서면 차갑고개(소골재)에 닿는다. 오른쪽으로 소골계곡을 통해 주차장으로 하산하는 길이 보이고 월영산은 직진한다. 10시 20분 오르막길을 5분 정도 오르면 오른쪽으로 갈기산과 말갈기능선을 비롯하여 지나온 능선이 한 눈에 들어온다.
평탄한 길을 1분 정도 걷고 다시 오르막길을 3분 정도 오르면 묘지 안부에 도착한다. 10시 30분 뾰족 솟아있는 성인봉(해발 634m)에 도착한다. 이 근처 봉우리 중에서 제일 높은 곳이다. 그러나 소나무 숲에 가려 전망은 별로 안 좋다. 조그만 돌무더기와 표지석이 있고 정겨운 표지목도 눈에 띤다.
5분간 휴식을 취하며 물 한 모금으로 거친 숨을 고르고 걷기 좋은 평탄한 길을 따라 걷는다. 10시 45분 오르막길을 숨가쁘게 4분 정도 오른다. 10시 57분 자사봉(해발 440m)에 도착한다.
직진하면 성주산가는 길이다. 강산에님의 표지기가 반갑게 맞이한다. 그 길을 버리고 오른쪽 표지기가 많이 매달린 길로 접어들어 3분 정도 진행하면 갈림길이다. 왼쪽은 원골로 내려가는 길이고 월영산은 직진한다.
11시 15분 갈림길이다. 양쪽으로 표지기가 많이 보인다. 소나무에 성인봉 월영산 가는길 이라고 적힌 표지판이 매달려 있다.
왼쪽으로 방향을 잡고 5분 정도 오르면 삼각점이 박힌 안자봉에 닿는다. 월영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다가선다.
벌목한 채 방치되어 주변에 어지럽게 널려있다. 조망은 없다. 직진하여 내리막길로 내려선다. 11시 35분 안부에 도착한다. 왼쪽으로 하산로가 뚜렷하다. 직진하여 월영산으로 향한다. 능선은 부스러기 돌로 된 암릉이다. 능선 양쪽으로는 천애 낭떠러지라 좀 위험하다. 정상 근처 암봉에는 밧줄이 매어져 있다. 11시 40분 밧줄을 잡고 암봉을 기어올라 월영산(해발 529m)에 도착한다.
금강이 발 아래로 한 눈에 보인다.
충남 금산군 제원면에 위치한 월영산은 월향산으로도 불린다. 매년 정월 대보름날에 달맞이하는 산으로 월영산(月迎山)이라고도 한다. 전라북도 장수군 수분리에서 발원한 금강은 수태극, 산태극을 이루며 남한의 중심부를 이루는 이곳은 금수강산의 약자인 금산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명산이며 월영산에 달뜨면 풍년이 들고 성인봉에 달뜨면 가뭄이 심하여 흉년이 든다고 해서 한 해 농사를 점치기도 했다고 전해온다. 강가에 있는 용화마을 사람들은 서쪽 봉우리를 월영산이라 하고 가장 높은 상봉을 중국 성인의 이름을 따서 안자봉이라 한다.
한낮의 가을 햇살이 따갑다. 나뭇가지에 반가운 님들의 표지기가 보인다. 햇빛을 피해 나무그늘에서 떡 한 조각으로 허기를 달래고 15분 동안 휴식을 취한 후 밧줄을 잡고 다시 암봉을 내려서 왔던 길로 되돌아간다.
하산....
12시 12분 안자봉을 지나고 5분 정도 더 진행하여 소나무에 표지판이 걸린 갈림길에 도착한다. 오른쪽으로 왔던 길을 버리고 직진에 가까운 왼쪽길로 향한다. 비교적 가파른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10분 정도 내려서면 평탄하고 부드러운 길이 이어진다. 7-8분 정도 진행하면 벌거벗은 묘지를 지나고 갈림길이다. 왼쪽으로 방향을 잡고 내려서면 맑은 물이 흐르는 소골 계류와 만난다. 계곡 물로 세수를 하며 얼굴에 흐른 땀을 씻어내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계류를 건너 왼쪽길로 향한다. 1분 정도 지나면 염소 우리로 사용중인 흙집을 지나고 곧이어 인삼밭이 눈에 들어온다. 12시 55분 주차장에 도착하여 원점회귀 산행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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