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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산행일지

금수봉

2004년 7월 1일 (목)


1학기 기말고사가 시작되었다. 학생들에게는 다소 힘든 기간이지만 교사에게는 황금 같은 시간이다. 아침에 배웅하던 아내가 끝나는 대로 퇴근하라고 한다. 집 가까운 곳에 새로 음식점이 개업했는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양 돌솥밥이 점심 특선메뉴라고 한다. 12시 퇴근을 서두른다. 아내가 산행 채비를 끝내고 기다리고 있다. 곧바로 등산복으로 갈아입고 배낭을 메고 식당으로 향한다. 맛있는 점심식사를 마치고 아내와 둘이 오붓한 오후 산행을 하기 위해 수통골로 향한다. 13시 50분 수통골 주차장에 도착한다. 평일이어서 주차장은 비교적 한산하다.

다소 먼 거리에서 수통골과 도덕봉의 풍광을 바라보며 산행을 즐기기 위해 빈계산  북릉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주차장을 출발하여 빈계산 북릉-빈계산-금수봉-백운봉 북릉-동월고개-굴골고개-도덕봉정상-수통골 입산통제소로 하산하는 산행코스를 잡는다. 수통골입구 주차장 끝머리 급수대쪽에 가면 급수대 왼쪽으로 등산로 안내판이 있다. 안내판 오른쪽에 통나무 계단길이 빈계산 북릉 시발점이다. 아내가 앞장선다. 계단길을 올라 가파른 숲길로 15분 정도 오르면 완만한 능선길이 이어지고 5분 정도 지나면 나무의자가 있는 휴식장소인 안부에 도착한다. 안부를 지나면 다시 급경사길이고 5분 정도 오르면 다시 완만해진다. 빈계산 0.9km 세운지 얼마 안 되는 깨끗한 이정표가 보인다.



생각보다 아내가 힘들어하지 않고 잘 오른다. 14시 25분 전망바위에 닿는다. 오른쪽 작은 수통골 건너로 금수봉이 마주 보이고 북서쪽으로는 수통골 건너 커다란 암봉을 이루는 도덕봉이 눈에 들어온다. 14시 30분 크고 작은 높이의 케언(돌탑) 7기가 보이는 빈계산 정상(415m)에 도착한다. 이곳에도 못 보던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다.




바위에 걸터앉아 물 한 모금으로 가빠진 호흡을 달랜다.



잠깐의 휴식 후 밧줄이 설치된 가파른 내림길을 내려서 14시 45분 쇠골재 안부에 도착한다. 새로 설치된 안내 이정표에는 성북동 삼거리로 표기되어 있다.



오른쪽 수통골로 하산하는 길 옆 나무 의자에 앉은 다섯 분의 아주머니들이 남편들 흉을 보며 즐거워한다. 곧바로 가파른 오름길을 치고 오른다. 무더운 날씨 탓에 땀이 비 오듯 한다. 손수건으로 연신 이마와 얼굴에 흐르는 땀을 훔쳐내며 한 발 한 발 내 딛는다. 15시 15분 금수봉(532m)에 도착한다. 산이 비단에 수놓은 것처럼 아름다워 금수봉(錦繡峰)이라 불리며 산을 찾는 사람들의 휴식을 위하여 유성구청에서 세운 금수정이 있다. 팔각정에 오르면 조망이 좋아 대전시가지가 한 눈에 들어온다.



준비한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한다. 10분 동안의 달콤한 휴식을 끝내고 5분 정도 내려서면 금수봉삼거리를 지나고 15시 50분 자티고개에 도착한다. 왼쪽길은 백운봉을 지나 관암산을 거쳐 밀목재로 내려서는 길이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평지처럼 부드러운 흙길을 걷는다. 16시 5분 내림길을 3-4분 정도 내려서면 수통골 갈림길이 있는 동월고개에 닿는다. 오른쪽으로 폐쇄된 등산로가 보인다. 동월고개를 뒤로하고 직진하여 가파른 바윗길을 오른다. 오른쪽으로 수통골 건너에 지나온 빈계산과 금수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잠시 휴식을 취한다. 16시 25분 가리울골 삼거리에 도착한다. 새로 설치된 이정표에 새겨진 글씨가 선명하다. 오른쪽은 수통골(1.3km) 가는 길이고 도덕봉(0.8km)은 직진한다.



16시 40분 도덕봉 정상에 도착한다. 도덕봉은 대전시 유성구와 공주시 반포면 경계를 이루는 산이다. 보통은 도덕봉으로 불리는 이곳을 주민들은 흑룡산(黑龍山)이라고 부른다. 물론 봉하나를 지칭하는 것은 아니고 도덕봉과 능선이 연결된 백운봉(白雲峰·536m), 금수봉(錦繡峰·532m), 빈계산(牝鷄山·415m) 등을 연결하는 능선을 합하여 그렇게 부른다. 갑동근처(좌암교)를 옛날에는 도덕골로 불렸다고 한다. 그곳에 원효대사가 왔었고 그의 가르침으로 도를 닦았다 하여 도덕골이라고 하는 이야기와 도둑이 많아 도둑골로 불리다가 지도를 제작하면서 도덕골로 바뀌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삽재로 이어지는 길은 폐쇄되었고 시계 종주하면서 보지 못한 정상 표지목이 설치되어 있다.




준비해간 간식을 먹으면서 휴식을 취한다. 삼각점이 있는 정상에서는 사방으로 에워 쌓인 나무들 때문에 조망이 터지지 않는 것이 흠이다. 정상에서 북동쪽으로 50m 정도 이동하면 시야가 확 트이며 정상을 대신하여 조망이 좋은 전망바위가 있다. 수통골입구 주차장, 한밭대학교교정, 현충원, 유성골프장, 대덕연구단지, 엑프포과학단지 등이 모두 조망된다. 흐른 날씨 탓에 뿌연 하게 조망된다.



수통골 1.8km 이정표가 보인다. 17시 암릉길이다. 오른쪽은 암벽으로 추락 위험지역이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아내는 어지럽다고 한다. 유성시내와 대전시내가 한 눈에 들어오고 북쪽으로는 삽재로 이어지는 능선과 갑하산과 우산봉이, 서쪽으로는 장군봉을 비롯하여 계룡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조망이 가장 좋은 곳이다. 암릉 끄트머리에 형성된 수통굴이라 부르는 커다란 바위굴은 이번 산행에서는 확인하지 못했다. 밧줄을 타고 조심스레 내려선다.



봉분처럼 생긴 것이 눈길을 끈다. U.F.O.(유에프오)를 맞을 기지라며 어떤 노인이 20년 전에 만들어 놓았다고 한다. 부드러운 내림길을 지그재그로 내려서자 자귀나무 꽃이 활짝 웃으며 반긴다.



17시 30분 굴골 입구로 내려선다.



길 건너 계곡물에 탁족을 하면서 산행에 지친 피로를 말끔히 씻어낸다.



수통골은 거창한 모습을 하고 있지는 않으나 작지만 짜임새를 갖추었고 큰 산 못지 않은 격이 느껴진다. 17시 50분 수통골 입산통제소를 지나 주차장에 도착하면서 산행은 끝이 난다.


주차장을 출발 빈계산북릉-빈계산-금수봉-백운봉북릉-동월고개-굴골고개-도덕봉정상-수통골입산통제소로 하산하는 산행거리는 약 9km로 산행시간은 4시간 정도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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