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 10분 11명의 둔산 sda산악회회원을 태운 버스는 교회 앞을 출발하여 산성동을 지나 8시 30분 안영요금소로 진입한다. 10분 동안 남부순환도로를 달려 8시 40분 비룡분기점에서 경부고속도로로 갈아타고 힘차게 달리다가 9시 20분 추풍령휴게소에서 15분간 정차한다. 바람도 쉬어가고 구름도 노닐다가는 추풍령에는 상행과 하행휴게소가 고속도로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고 있으며, 구름다리로 연결되어 있어 형제처럼 다정해보인다. 하행휴게소의 건물 지붕은 외국에서나 볼 수 있는 산속의 별장 같다.
구름다리를 건너 상행휴게소 쪽으로 건너가면 꼭대기를 쳐다보기 힘들 정도로 높은 탑이 잘 정돈된 정원에 자리잡고 있는데, 바로 '서울-부산간 고속도로 준공 기념탑'이다. 1970년 7월 7일 준공된 이 고속도로는 세계 고속도로 건설 사상 가장 짧은 공사기간을 자랑하며 이를 기념하기 위해 경부고속도로(428km)의 중간(추풍령은 부산방향 214km)이고, 이 구간에서 가장 높은 추풍령에 건설과 번영을 상징하는 높이 30.8m의 탑을 세운 것이다.
9시 35분 추풍령요금소로 빠져나가 우회전하여 확포장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4번 국도를 타고 직지사를 향해 7-8분 달리다가 이정표를 따라 갈림길에서 우회전하여 903번 지방도로로 들어선다. 한가하고 조용한 도로를 따라 10분 달리면 나타나는 직지사 공영주차장을 그대로 지나쳐 직지사 매표소 앞 소형 주차장으로 들어선다. 9시 55분 동국제일가람황악산산문으로 들어서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걸으며 만세교와 황악교를 차례로 건너면 직지사 왼쪽 담장을 따라 등산로가 이어진다.
황악산은 주봉(主峰)인 비로봉과 함께 백운봉(770m)·신선봉(944m)·운수봉(740m)이 솟아 있으며, 산세는 완만한 편이어서 암봉(岩峰)이나 절벽 등이 없고 산 전체가 수목으로 울창하다. 10시 10분 황악산 4400m 이정표가 보이고 입산통제소에서 산불감시원이 등산객 인적사항을 기록하라고 한다. 오원장님이 대표자로 인적사항을 기록한다.
3분 정도 더 지나면 갈림길이다. 왼쪽은 황악산보궁 명적암 가는 길이고 등산로는 오른쪽길이다.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5분 정도 걸으면 중암 갈림길이고 황악산 3.5km 이정표가 보이고 다시 5분 정도 더 걸어 오르면 왼쪽으로 백련암 가는 갈림길이다.
10시 30분 운수암가는 갈림길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이곳부터는 흙길로 바뀌며 본격적인 등산로로 접어든다. 계곡 양쪽으로 늘어선 노송과 참나무가 하늘을 덮어 장관을 이룬다. 7-8분 동안 침목계단을 숨가쁘게 오르면 중간에 철계단이 나타나고 다시 침목계단이 이어진다. 10시 45분 정상 2.5km 이정표가 보이고 침목계단은 계속된다. 10시 50분 오르던 발걸음을 멈추고 침목계단에 둘 씩 나란히 앉아 새벽기도회 종료 기념 촬영을 한다.
주능선으로 올라가는 길은 주능선 직전에서 약간 가파르다. 11시 정각 황악산 2260m 쉬었다 가세요 이정표가 서 있는 주능선 안부 쉼터에 도착한다.
갈림길이다. 오른쪽은 천덕산(운수봉)가는 길이고 황악산(비로봉)은 왼쪽으로 향한다. 백두대간길이다. 벤치에 걸터앉아 간식을 나누며 휴식을 취한다. 11시 20분 백운봉을 지난다. 11시 30분 쉼터 벤치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한다. 이제 모두들 산행에 여유가 묻어난다. 동네 뒷동산에 산책 나온 모습들이다.
11시 40분 정상 1000m 이정표를 지나고 11시 50분 전망 좋은 바위에 올라선다. 숲 속에 빠진 직지사와 멀리 경부고속도로가 한 눈에 들어온다. 넓은 평야에 수백 동의 비닐하우스가 흐르는 냇물처럼 보인다.
12시 정각 앞이 탁 트인 전망이 좋은 바위에 올라선다. 반대쪽 능선에서는 산 정상을 향해 연두색 봄이 달음질치며 올라가고 그 뒤로 녹색의 봄이 따라 올라간다. 그러나 아직 정상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오래 동안 넋을 잃고 바라본다.
숨가쁘게 5-6분 정도 치고 오르면 먼저 조그만 돌탑이 얼굴을 내밀고 오른쪽으로 헬기장이 보인다. 먼저 오르던 재경님이 왼쪽 낭떠러지 바위 위에 홀로 서서 산 아래를 감상하고 머리 위 정상에서는 선두 일행들이 손짓한다.
포즈를 취하고 오원장님께 기념 사진을 한 장 부탁하고 정상으로 향한다.
12시 20분 황악산 정상 비로봉(111m)에 도착한다. 조그만 돌탑과 두 개의 정상 표지석이 있는 정상은 밋밋하다. 옛부터 학이 많이 찾아와 황학산이라고도 불렸으나 직지사의 현판 및 택리지에는 황악산으로 되어 있다. 서쪽으로 민주지산, 남쪽으로 수도산과 가야산, 동으로 금오산, 북으로는 포성봉이 어림된다. 12시 30분 정상 표지석 주위에 모여 단체 기념 사진을 촬영한다.
헬기장으로 내려와서 한 쪽에 자리잡고 점심 도시락을 펼친다. 오늘도 채식뷔페를 연상시키는 푸짐한 쌈은 단연 인기 메뉴이다. 혜숙님의 쑥개떡과 버섯 튀김에 재경님의 볶음밥까지 다양한 먹거리에 밀려 김밥은 배낭에서 얼굴도 내밀지 못한다. 진향님이 깎아내는 오렌지 한 조각으로 디저트까지 끝내자 가슴으로 와락 달려드는 봄바람이 훈훈하게 느껴진다. 진호님은 아예 배낭을 베고 누워버린다.
13시 20분 하산 채비를 한다. 정상에서 형제봉으로 가기 위해 남쪽능선을 탄다. 7-8분 내려서니 점심식사하기 좋은 장소가 나타나고 가파른 내림길을 1-2분 내려선다. 13시 40분 형제봉(1040m)에 도착한다. 오른쪽 아래로 조용한 산골마을이 한가하게 자리하고 있다. 어미 잃은 작은 새 한 마리가 나뭇가지에 앉아 슬피 울어댄다.
13시 55분 갈림길이다. 오른편 아래쪽으로 바람재로 향하는 백두대간 길이 이어지고 신선봉으로 향하는 길은 왼쪽으로 꺾는다.
가파른 내림길이다. 14시 정각 왼쪽 능여계곡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이다. 진호님만 능여계곡으로 들어서고 나머지는 신선봉을 향해 느긋한 걸음을 옮긴다. 왼쪽으로 하산 길이 여러 개 나온다. 14시 5분 오름길을 2-3분 치고 올라 안부에서 물 한 모금 마시며 잠깐 휴식을 취하고 산책로 같은 길을 따라 걷는다. 14시 20분 가파른 오름길을 3-4분 숨가쁘게 올라 신선봉에 도착한다. 간식을 나누며 10분간 휴식을 취한다. 14시 50분 경화님이 숲이 너무 좋아 하산하는 것이 아쉽다며 쉬어가자고 한다.
하산길로 접어든 다른 산행객들은 능여계곡으로 하산해서인지 신선봉을 거쳐 하산하는 길은 고요하고 호젓하다. 20여분 동안 앉아서 담소를 나누며 삼림욕을 즐긴다. 15시 25분 안부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꺾어 내린다. 15시 50분 숲 속에 나란히 자리한 부도 3기를 지나 곧바로 계곡을 만난다.
흘러내리는 계곡은 곳곳에 폭포와 소를 이뤄 그윽한 계곡미를 이루고 있다. 모두들 계곡물에 탁족을 하며 잠시 산행의 피로를 잊는다.
16시 5분 부도 2기가 숲 속에 자리잡고 나그네를 맞는다.
곧바로 계류를 건너자 능여계곡으로 하산하는 등산객들이 많이 보인다. 오른쪽 계곡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철조망이 설치되어 있다. 잎이 고추잎과 비슷하다해서 이름 붙어진 고추나무꽃과 으름나무 꽃이 발길을 잡는다.
16시 15분 오름길이었던 시멘트 포장도로와 만나고 16시 25분 입산통제소를 지난다. 산불감시원들은 퇴근하고 입산통제소는 비어있다. 뒤돌아보니 숲 속에서 빠져있다 나온 것이다.
직지사로 들어선다. 직지사는 고구려의 아도(阿道)가 지었다는 설이 있으나 현재 사적비(寺蹟碑)가 허물어져 확실한 것은 알 수 없고, 418년(눌지왕 2)에 묵호자(墨胡子)가 경북 구미시에 있는 도리사(桃李寺)와 함께 창건했다고 전한다. 아도 화상이 손가락으로 가리켜 절을 짓게 함으로써 직지사가 되었다는 설도 있고, 능여가 절터를 잴 때 자를 쓰지 않고 직접 자기 손으로 측량한 데서 붙여졌다는 설도 있지만, 직지는‘직지인심 견성성불’즉 ‘사람이 갖고 있는 참된 마음을 똑바로 가리켜 밝게 되면 부처가 된다’는 뜻에서 따온 것이라 한다. 산중다실에는 금낭화와 매발톱꽃 같은 야생화가 눈길을 끈다.
경내로 들어서자 1천 개의 아기부처가 나란히 안치되어 있는 비로전(일명 천불전) 마당에는 석가탄신일을 맞이하여 내 걸린 형형색색의 연등이 아름답다.
비로전은 직지사내에서 임진왜란을 모면한 유일한 건물이라고 한다. 천불상은 대부분 개의(옷입힘)를 위해 다른 곳으로 이전하고 중앙에 백여개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비로전 앞 3층석탑(보물 607호)은 통일신라시대의 석탑으로 경상북도 문경군 산북면 서중리의 북쪽 도천사지(道川寺址)에 쓰러져 있던 3기의 석탑을 1974년 옮겨와 2기는 대웅전 앞(보물 606호)에, 1기는 비로전 앞에 안치한 것이라고 한다.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건물인 대웅전 안 불상 뒷벽에는 각 부처들의 설법 장면을 그린 삼존불 탱화가 걸려있다. 비단 바탕에 그린 이 불화들은 길이 6m의 거작으로 18세기 불화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보물 670호이다.
임진왜란 당시 나라를 구한 유정 사명대사의 유덕을 기리는 건물 사명각 앞에는 모란이 아름답게 피어있다.
"황악산직지사"라는 현판이 걸려있는 일주문을 나온다. 1,000년 묵은 칡뿌리와 싸리나무로 만든 기둥이라 한다.
만세교를 건너면 오른쪽에 한국의 명수 직지사약수정이 보인다.
시골 아낙들이 펼친 길가 장터에서는 관광객들과 등산객들을 상대로 정겨운 흥정이 오고간다.
17시 25분 주차장에 있던 버스에 승차하면서 널널 산행은 끝이 난다. 직지사 앞에 올해(2004년) 4월 21일 완공된 직지문화공원에는 나들이 나온 인파가 넘쳐난다. 700석 규모의 야외 공연장과 대형폭포, 중앙 분수대와 110m짜리 성곽 그리고 갖가지 조각작품과 장승, 시비, 수목 8만 9000여 그루 등이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