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 45분 시민회관을 출발한 소월산악회 버스는 8시 부사동에서 마지막으로 산꾼을 태우고 8시 10분 남대전요금소로 진입한다. 대진고속도로를 달리던 버스는 9시 15분 함양휴게소에서 15분간 정차한다.
다시 고속도로를 힘차게 달리던 버스는 10시가 조금 못 미친 시각에 진주분기점에서 남해고속도로로 갈아타고 부산방면으로 향한다. 10시 30분 북창원요금소를 빠져나와 좌회전해서 1045번 지방도로 창원방면으로 향한다. 때마침 진달래축제가 펼쳐져 엄청난 차량들로 도로가 주차장이다. 10시 40분 굴현고개에서 하차하여 산비탈을 치고 오른다.
공동묘지를 지나면 코가 땅에 닿을 정도로 가파른 오름길이다.
주능선에는 넓은 방화산이 조성되어 있어 등산로 역할을 한다.
11시 5분 전망대 바위에 도착한다. 시야가 탁 트이고 남해고속도로와 창원시가지가 한 눈에 조망된다.
5분 정도를 한 번 더 치고 오르면 두 번째 전망바위에 도착하고 1분 후 천주봉(484m)에 이른다. 암봉으로 이루어진 천주봉에서는 시원한 조망이 사방으로 펼쳐진다.
전망이 뛰어나다. 창원과 마산의 시가지와 쪽빛 남해바다, 주남저수지 등 주변 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용산(주남)·동판·산남 등 3개의 저수지로 이루어진 주남저수지는 약 180만평 규모로, 우리나라 최대의 철새 도래지이다. 찬바람이 부는 10월 중순부터 12월 사이에 시베리아·중국 등지에서 날아온 고니·큰고니·재두루미·두루미·저어새를 비롯한 가창오리·청둥오리·쇠오리·고방오리·큰기러기·쇠기러기 같은 철새들이 이듬해 3월말까지 월동을 한다. 답답한 가슴이 이내 시원해진다. 발걸음을 옮긴다. 11시 20분 이층으로 지어진 팔각정에 도착한다.
창원과 마산시가지가 또렷하다. 천주산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산중턱 곳곳이 물감을 쏟아 부은 것 같다.
11시 25분 천주산 삼림욕장에서는 소풍 나온 가족들이 도시락을 펼쳐놓고 웃음꽃을 피우며 봄을 즐긴다.
사거리 숲 속에는 작은 도서함이 있다. 11시 30분 천주사에서 오르는 등산로와 만나는 사거리 안부에는 천주산 1.44km 이정표가 서 있고 가파른 오름길이다. 534봉까지는 나무로 된 계단을 오르는 길은 등산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11시 40분 헬기장에 도착한다. 정상 1.02km 이정표가 서 있고 발 아래로 청원시가지가 보이며 오른쪽에 마산시가지도 한 눈에 들어온다.
물 한 모금으로 거칠어진 숨을 달래고 다시 오름길을 재촉한다. 방화선이 등산로이다. 붉게 피어 있는 진달래와 오가는 사람들의 울긋불긋한 옷차림으로 온 산이 화려하다.
11시 50분 헬기장에 도착한다. 산불무인감시카메라가 작동중이고 돌탑 5-6개가 보인다. 오른쪽으로 용지봉 정상이 나타난다. 정상까지는 0.39km이다.
정상 부근의 능선에는 물감을 뿌려 놓은 듯 진달래꽃밭이 넋을 잃게 한다. 진하지 않아 수수하고, 화려하지 않아 친근하며, 특별히 자기를 드러내려고 하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드러나는 꽃이 진달래이다.
11시 55분 다시 오름길을 오른다.
12시 헬기장을 지나고 곧바로 천주산에 도착한다.
해발 640m의 천주산(天柱山)은 창원과 마산의 울타리 역할을 하면서도 거의 아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낯설던 산이다. 천주산은 창원시, 마산시, 창원군, 함안군 등 정상에서 4개의 시·군이 만나고 있다. 천주산(天柱山), 즉 하늘의 기둥산인 만큼 4개 지역의 경계를 분할하고 4개 지역을 만나게 하는 기둥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나무가 없는 정상은 밋밋하지만 남해바다가 보이고 산비탈 전체가 붉은 진달래꽃으로 뒤덮여 장관이다.
진달래는 강산성 토양에서도 견디는 수종이라 다른 나무는 공해를 견디지 못해 다 쓰러져도 진달래는 억척같이 살아 남는다.
몇 발자국 옮기면 용지봉(龍池峯)이라 음각된 표지석과 돌탑, 그리고 여러 개의 군사용 참호가 눈에 띤다.
용지봉은 창원시 소계동과 구암동, 관음사를 들머리로 오르는 여러 갈래의 등산로가 있어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창원시와 마산시 그리고 무학산이 눈에 들어온다. 용지봉 주변은 광범위한 진달래 군락의 중심이다. 북쪽 사면을 타고 무리 지어 피어있는 천연의 넓은 꽃밭을 감상하며 점심 도시락을 펼친다.
12시 20분 점심식사를 마치고 달천계곡으로 향한다. 가파른 내림길에는 길게 계단이 되어있다. 올라오는 사람들의 숨소리가 거칠다. 12시 35분 안부 쉼터에 도착한다. 갈림길이다. 왼쪽은 함안군으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만남의 광장(2.2km)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고 20여m를 걷다 임도를 버리고 소나무 가지에 매달린 달천동 입구(1.1km)이정표를 따라 산 속으로 접어든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천주산 산비탈은 온통 분홍색 물감을 엎질러 놓아 흘러내리는 듯하다.
12시 45분 길 막은 커다란 암봉을 우회하면 부드러운 산길이 이어지다 다시 가파른 내림길로 바뀐다. 13시 너덜경을 지난다. 다래순이 지천이다. 발걸음을 멈추고 다래순을 따는 아주머니들의 손놀림이 바쁘다.
13시 5분 흐르는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얼굴에 땀과 먼지를 씻어내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13시 15분 시멘트 포장된 임도와 만나 임도를 따라 걷는다. 말을 타고 순찰중인 산불감시요원을 흥미로워하며 어린아이들이 뒤따른다.
길 오른편에 약수터가 보여 한 바가지 받아서 갈증을 달래고 터벅터벅 내림길을 재촉한다.
13시 30분 화장실마다 넘치는 인파로 길게 줄지어 있다.
천주산 삼림욕장 안내도가 나타나고 그 아래에 문정공미수허선생유지(文正公許先生遺地)라고 새겨진 돌비가 보인다.
길 옆 벤치에 앉아 쉬고 있는 어린아이의 천진스런 모습에서도 봄을 느낀다.
계곡을 가로막은 사방댐에서는 벌써 젊은 학생들이 수영을 하며 여름을 즐긴다.
13시 35분 공터에서 제9회 천주산 진달래 축제가 한창이다. 잠시 자리잡고 앉아 구경하다 재미없어 장사꾼들이 즐비한 도로를 따라 내려온다.
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국회의원 선거운동원이 확성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나그네와 신나는 춤 한판을 벌인다.
포장도로를 따라 터벅터벅 걷는다. 14시 표시기를 붙이는 총무님을 만난다. 원래는 달천계곡 등산로 끝의 외감마을이 등산의 종점이나 축제인파 차량 때문에 산악회 버스는 1054번 도로상에 주차해 있다. 총무님이 주시는 컵라면과 김밥 그리고 샌드위치를 먹는 사이 산꾼들이 한 분 두분 도착한다. 14시 20분 버스에 올라 산행은 끝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