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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조각맞추기

3. 밤머리재-성삼재

23시 20분 유성 만남의 광장에 도착하여 5분 정도 기다리자 팅님이 운전하는 봉고버스가 도착한다. 일행들과 반가운 인사를 주고 받는 사이 번개님과 흑곰님이 도착하고 버스는 곧바로 유성요금소로 진입한다. 0시 45분 산청요금소를 빠져나와 전조등으로 어두움을 가르며 1시 정각 밤머리재에 도착한다. 보름을 막 지난 둥근 달이 오늘따라 유난히 커 보인다. 팅님과 쌍칼님이 격려차 준비한 족발과 소주 그리고 손수 끓여주는 라면을 먹으며 45분간의 달콤한 휴식 시간을 갖고 첫발을 내딛는다. 

1시 45분 밤머리재를 출발한다.
산머루님은 백두대간 첫 구간 웅석봉 산행을 마치고 장터목산장에서 합류하기로 하고 번개님이 선두로 치고 오르고 총총이님과 플러스님이 뒤를 따르고 흑곰님이 맨 후미를 맡는다. 랜턴 불빛으로 어두움을 밀어내며 가파른 오름길을 5분 정도 오르자 헬기장이 나오고 오름길은 계속된다.

2시 20분 도토리봉에 도착한다.
뒤따르던 일행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번개님이 다시 마중을 내려간다. 플러스님이 간식을 먹고 곧바로 가파른 오름길을 치고 오르며 급체한 모양이다. 총총이님이 바늘로 손가락을 따자 시커먼 피가 나온다.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안정을 되찾는다. 다행이 안색이 좋아진다. 2시 40분 다시 산행이 시작된다. 부드러운 산길을 따라 걷는다. 3시 5분 가파른 내림길을 7-8분 내려선다. 3시 20분 조금씩 경사를 더하면서 가파라진다. 3시 30분 산 중턱에서 물 한 모금으로 거친 숨을 고르며 5분 정도 휴식을 취하고 가파른 오름길을 계속 오른다.

3시 55분 동왕등재(깃대봉 935m)에 도착한다.
5분 동안 휴식을 취한다. 어두움에 주변이 조망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기고 가파른 내림길을 3-4분 내려서자 걷기 좋은 부드러운 오솔길이 이어진다. 4시 20분 갈림길이다. 왼쪽이 대간길이다. 4시 40분 사람 키보다 더 큰 산죽나무를 헤치며 2-3분 정도 지나면 오름길이다. 어두움이 서서히 물러나며 지리산이 장엄한 모습을 드러낸다. 4시 55분 천왕봉이 보이는 서왕등재에 올라 간단한 아침식사를 한다. 총총이님은 졸립다고 누워버린다. 5시 20분 길을 재촉한다. 3-4분 정도 내림길을 내려서면 5-6분 정도 부드러운 길이 이어지고 가파른 오름길을 5분 정도 숨차게 치고 오른다.

6시 왕등재 고산습지대에 도착한다.
왕등재습지는 지리산 능선 동쪽 해발 960m의 고갯마루에 위치한 길이 120m, 폭 50m 정도의 장타원형습지로 희귀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2005년 12월 31일까지 출입을 통제한다. 이렇게 높은 곳에 습지가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통나무 다리를 지나 5분정도 내려서면 부드러운 길이 이어진다. 

6시 20분 잠시 눈을 붙이고 가자고 한다. 총총이님과 플러스님은 매트리스를 깔고 길게 눕더니 곧바로 잠이 든다. 번개님은 지도를 보며 갈 길을 확인한다. 7시 달콤한 40분간의 충전 수면을 끝내고 길을 재촉한다. 7시 5분 외고개 오름길이다.

7시 30분 두 번의 작은 고개를 넘어 새재에 도착한다.
왼쪽 산 아래로 숲에 파묻힌 건물들이 보인다. 새재산장인 듯하다. 

가파른 오름길을 턱밑까지 차 오르는 숨을 내 뱉으며 한 발 한 발 내딛는다. 머리에 두른 손수건에 땀이 흥건하여 볼을 타고 흘러내린다. 반대쪽에서 진행하던 산꾼들과 인사를 건넨다. 7시 50분 안부 쉼터에 도착하여 간식을 나누며 20분간 휴식을 취한다. 점점 고도를 더하면서 가파라진다. 8시 20분 가파른 오름길을 거친 숨 토해내며 10분 정도 오르자 거치러진 숨을 고를 수 있는 부드러운 길이 이어진다. 8시 40분 암릉을 기어오른다.

8시 50분 새봉에 도착한다.
천왕봉은 써리봉 능선 뒤에 숨어 숨바꼭질 하지만 지나온 동부능선은 한 눈에 조망된다. 

간식을 나누며 10분간 휴식을 취한다. 이어지는 산죽나무 오솔길은 부드럽고 호젓하다. 아래쑥밭재이다. 9시 15분 밧줄을 잡고 암릉을 오르면 커다란 바위 하나가 시야에 들어온다. 바위가 별로 없는 지리산 동부 능선에서 가장 큰 바위인 독바위이다.

8시 20분 밧줄을 잡고 독바위에 오른다.
사방이 탁 트여 조망이 시원스럽다. 정면으로 하봉능선이 펼쳐지고 지나온 새봉이 모습이 해골모습을 하고 있다. 

기념 사진을 한 장 남기고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9시 30분 천왕봉에서 진행하던 단무지님을 만나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키 자란 산죽나무를 헤치며 나간다. 얼음골 삼거리를 지난다. 9시 50분 오름길이다. 10시 물소리가 점점 커진다.

10시 5분 샘터길 삼거리이다.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1분 정도 내려서자 조개골 맑은 계곡물이 흐른다. 바닥을 드러낸 물통마다 물을 채운 다음, 얼굴에 흐른 땀을 씻어내고 탁족을 하며 산행에 지친 피로를 날려보낸다. 오랫동안 발을 담글 수 없을 정도로 차갑다. 엎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가자고 한다. 흑곰님이 라면을 끓이고 각자 준비한 도시락을 펼친다. 

번개님이 끓여주신 향긋한 커피 디저트까지 한 시간 동안의 달콤한 점심식사를 마치고 한결 여유로워진 몸과 마음으로 산행을 이어간다. 12시 고도를 더하면서 꾸준히 치고 오른다. 출입통제 경고판과 국골(4시간) 새재(4시간) 이정표가 서 있는 국골사거리에서 바위에 걸터앉아 간식을 나누며 잠시 쉬어간다. 

12시 40분 고사목 지대를 지나 하봉(1781m)에 도착한다. 

산사태로 생긴 상처가 가슴을 아프게 하고 중봉과 천왕봉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다가선다. 언제나 말없이 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우리의 산하와 그림 같은 풍광을 감상하고 밧줄을 잡고 험한 길을 내려선다. 

12시 50분 그늘에 자리잡고 앉아 10분간 쉬어간다. 

13시 20분 헬기장을 지나자 천왕봉 1.7km 이정표가 반긴다. 왼쪽으로 치목밭 산장(1.8km) 내려가는 길이 뚜렷하다. 13시 30분 휴식을 취한다. 14시 비지정로 출입통제 경고판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14시 2분 밧줄을 슬며시 넘어 중봉(1874m)에 도착한다. 

이정표에는 천왕봉 0.9km 로 표기되어 있으나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작렬하는 태양을 온 몸에 받으며 잠시 쉬었다가 돌길을 10분 정도 내려서자 서서히 오름길이 시작된다. 14시 20분 철계단을 오르고 계속되는 가파른 오름길을 한 발 한 발 내 딛는다. 이글거리는 태양을 머리에 이고 비 오듯 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땀을 연신 훔쳐내며 힘겹게 오른다. 14시 35분 돌 박아 잘 다듬어 놓은 등산로를 따라 가쁜 숨 토해내며 오른다.

14시 40분 천왕봉 정상에 선다.
땀을 식히고 정상 표지석을 배경으로 단체 기념 촬영을 한다. 

15시 정각 장터목산장을 향해 머물고 싶은 발길을 돌린다. 15시10분 가문비 군락지를 지나 엉성한 철계단으로 만들어진 통천문을 통과한다. 천왕봉을 지키며 하늘과 통한다는 통천문은 부정한자는 출입을 하지 못한다는 전설이 있다.

15시 30분 황량한 제석봉(1808m)이 나타난다.
제석봉 정상은 한국전쟁 직후까지만 하더라도 수천 그루의 아름드리 구상나무 거목들이 원시림을 이루고 있었는데, 도벌꾼들의 무분별한 벌목으로 인해 울창했던 수림은 사라지고 황량한 초원으로 변해 지금은 고사목만이 등산객을 반긴다. 

15시 50분 장터목산장에 도착한다.
천왕봉의 자매봉인 제석봉의 남쪽능선 고갯마루에 위치한 장터목은 옛날 천왕봉 남쪽기슭의 시천주민과 북쪽 기슭의 마천주민들이 매년 봄·가을 이곳에 모여 장을 열고 서로의 생산품을 물물교환 했던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장터목산장은 언제나 산꾼들로 붐빈다. 비박 장소를 배낭으로 찜해두고 간식을 나누며 휴식을 취한다. 옆에서 휴식을 취하던 분의 양보로 부족한 1명의 산장 숙박(참고로 예약은 인터넷으로 보름전에 하며 사용료는 1인당 5000원이고 담요대여료는 1000원임)문제를 해결하고 번개님이 저녁식사를 준비한다. 간단하게 식사를 마치고 각자 휴식을 취한다. 백두대간 1구간(웅석봉-밤머리재)을 마친 산머루님이 도착하고 3구간(천왕봉-성삼재)을 동행하기 위해 클릭님과 골든벨님이 도착한다. 그리고 산행을 돕기 위해 셀퍼를 자처한 바람님이 백무동에서 올라오면서 별빛아래 소주 파티는 시작된다. 세차게 불어대는 바람이 옷 속으로 파고든다. 산장에서의 밤은 그렇게 무르익어 간다. (참고로 산장에는 쓰레기통이 없어 쓰레기는 배낭에 담아가야 한다.)





3시 40분 기상. 

천왕봉 일출을 보기 위한 등산객들로 장터목산장의 아침은 매우 분주하다.

4시 20분 산행 준비를 마치고 희미한 랜턴 불빛으로 어둠을 가르며 노고단을 향해 가벼운 발걸음을 옮긴다. 새벽 공기가 상쾌하다.

4시 40분 연하봉(1730m)에 도착한다.
연하봉은 기암괴석과 층암절벽 사이로 고사목과 어울러져 신선이 된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세석대피소 2.6km 이정표가 보인다. 지리산은 우리에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어둠이 물러나며 드러나는 지리산의 모습은 한 장의 아름다운 그림엽서이다. 그 동안 얼마나 보고 싶어하던 지리산의 새벽인가. 감동이 밀려든다. 

4시 50분 철계단을 오른다. 5시 어둠이 완전히 물러난다. 10분간 휴식을 취한다.

5시 40분 촛대봉(1703m)에 도착한다. 

촛대봉에서 노고단까지 주능선의 길이는 21.1km이다. 지리산의 장대한 산줄기가 꿈틀거린다. 왕시루봉(1243m) 노고단(1507m) 삼도봉(1499m) 반야봉(1732m) 명선봉(1586m) 영신봉(1652m)이 이어진다. 

도중에 산머루님이 넘어져 약간의 부상을 입었다고 한다. 단체 기념 촬영을 하고 세석대피소로 향한다. 

고사목을 디카에 담기 위해 숲으로 내려서자 곳곳에 지뢰(ㅋㅋ)가 보인다. 

5시 50분 세석평전을 지난다.
촛대봉과 영신봉을 사이에 두고 완만한 경사로 넓게 펼쳐진 세석평전은 잘디잔 돌이 10만여 평에 걸쳐 광활한 평원을 이루고 있다해서 세석(細石)평전이다. 지리산 주능선에 자리잡고 있는 최대의 평원지대다. 이 평원은 신라 때는 화랑의 수련도장으로, 6·25 시절에는 빨치산의 활동이 심했던 곳이다. 영신봉과 병풍바위, 우리나라 일부 국립공원에만 자생하는 구상나무가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 아름다운 경관과 어우러져 조용히 자리잡은 통나무 세석산장은 알프스를 연상케한다. 

6시 세석대피소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벽소령산장 (6.3km) 백무동(6.5km) 거림(6km) 장터목산장(3.4km)으로 갈린다. 

산장은 아침식사를 하는 등산객들로 부산한 모습이다. 번개님이 아침식사를 준비한다. 번개님을 통해 희생과 솔선수범하며 봉사하는 아름다운 리더의 모습을 배운다. 식수를 보충하고 개울물에 세수를 하니 정신이 좀 든다. 라면에 찬밥을 말아 김치와 먹는 산장의 식사는 그 어떤 진수성찬도 부럽지 않다. 모닝 커피 향이 향긋하다. 화장실(참고로 아침에 남자 화장실은 길게 줄 서 있다)을 다녀오고 7시 산머루님과 클릭님이 먼저 출발한다. 5분 정도 지나 거림쪽으로 알바하고 다시 올라오는 클릭님이 우리 지금 알바한다며 어색하게 짓는 미소에 모두들 파안대소한다. 산장을 오른쪽으로 끼고 조금 오르는 길에 뒤돌아보면 지나온 촛대봉이 손을 흔든다. 

7시 20분 영신봉(1651m)에 도착한다.
플러스님이 자기 소유라고 주장한다. 벽소령대피소 3.7km 연하천대피소 9.3km 이정표가 보인다. 7시 30분 가파른 내림길에 설치된 긴 나무계단을 내려선다. 반대쪽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의 거친 호흡소리가 전해진다. 

7시 50분 가던 길을 머추고 10분 동안 쉬어간다. 길 가에 야생화(앵초)가 미소짖는다. 

8시 5분 칠선봉(1558m)에 도착한다.
칠선봉은 작은 7개의 암봉이 높은 능선 위에 자리잡고 있어 마치 일곱선녀가 한자리에 모여서 노는 것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비경의 암봉들은 구름이 스쳐 지나갈 때마다 더욱 아름답고 고요한 운치를 더 해준다. 

8시 15분 안부에 도착하니 지나온 능선이 한 눈에 들어온다. 

조망을 감상하며 잠시 숨을 고르고 길을 재촉한다. 8시 45분 망바위(1576m)에 도착하여 후미을 기다리며 잠시 쉬어간다.

8시 50분 선비샘(1491m)에서 물을 보충하고 휴식을 취한다.
옛날 선비샘 아래 상덕평마을에는 평생 동안 가난하고 천대받으며 살아온 한 노인이 살았는데 이 노인의 유언이 죽어서라도 사람 대접 한번 받아보는 것이었다. 결국 아들들이 이 샘터 위에 무덤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이 샘에서 물을 뜰 때면 반드시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므로 결과적으로 이 노인의 무덤에 절하는 격이 되게 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무덤도 안보이고 샘도 파이프로 연결하여 서서 받도록 조처하였기 때문에 이 씁쓸한 전설은 잊혀진 얘기로 되어가고 있다. 짬을 이용해 총총이님은 배낭을 베고 눕는다. 벽소령 2.4km 이정표가 있다. 9시 40분 오른쪽으로 음정(마천)가는 길이 갈라지고 벽소령까지 1.1km는 산책로 같은 부드러운 길이 이어진다.

10시 정각 벽소령대피소에 도착한다.
오른쪽으로 음정(마천)으로 하산하는 길이 보인다. 일행들이 잠시 쉬는 사이 번개님이 연하천 대피소에서 점심식사를 준비한다고 먼저 가고 곧이어 황태자가 빠른 걸음으로 번개님 뒤를 쫓는다. 10시 15분 밧줄을 타고 가파른 내림길을 내려선다. 돌 길이 걸음을 느리게 한다. 번개님은 얼마나 빠르게 치고 갔는지 뒷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연하천 2.9km 이정표를 지난다. 

10시 25분 조망이 탁 트인 바위 전망대 쉼터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 풀숲에서 새 소리가 요란하다. 형제봉 암봉 위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 한 그루가 멎진 자태를 뽐내며 눈길을 끈다. 디카에 담는다. 

벽소령 1.5km 노고단 12.6km 이정표가 눈에 띤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된다. 10시 50분 전망이 시원스럽게 탁 트인 바위에 올라선다. 고사목 지대다. 11시 정각 바위 틈 좁은 길을 지나 나무다리를 건넌다. 암릉에 올라서면 연하천대피소 1.2km 이정표가 반긴다. 물 한 모금으로 거치러진 호흡을 가다듬고 길을 재촉한다. 11시 15분 오른쪽으로 음정(6.6km) 하산길이 보이고 마산과 창원에서 온 100여명의 지리산 당일 종주 등산객들이 계속 지나가며 인사를 건넨다. 11시 25분 자연보호를 위해 설치된 철조망이 나타난다. 이곳은 연하천 주목군락지로 훼손되어 가는 등산로 주변 생태계 복원을 위한 것이다.

11시 30분 연하천대피소(1440m)에 도착하니 번개님이 반긴다. 

취사장에 자리를 잡고 점심 식사 준비를 한다. 12시 정각 일행이 도착하고 시원한 캔맥주(참고로 연하천산장은 개인이 운영하는 곳으로 캔맥주를 판매한다. 개당 3500원이며 3개 만원이다)로 갈증을 달랜 후 점심식사를 한다. 12시 50분 번개님과 흑곰님 그리고 황태자는 반야봉에 오르기 위해 먼저 출발한다. 다른 일행과는 임걸령샘터에 먼저 도착하는 쪽이 기다리기로 한다. 연하천산장을 출발하여 긴 나무계단을 7분 정도 오른다.

13시 명선봉에 도착한다.
아주 빠르게 치고 달린다. 뱀사골 3.8km 노고단 9.9km 이정표가 보인다. 13시 10분 가파른 내림길을 내려오고 나무계단을 만난다. 오른쪽으로 깊은 계곡이다. 토끼봉 2km 이정표를 지난다. 13시 20분 가파른 내림길을 5분 정도 내려서면 뱀사골대피소 2.6km 이정표가 보인다. 13시 35분 가파른 오르막에 놓여있는 통나무 가로질러 만든 계단을 턱밑까지 차 오르는 숨을 토해내며 10분 정도 치고 오른다. 얼굴에는 비 오듯 땀이 흘러내린다.

13시 45분 토끼봉 조금 못 미친 안부 도착한다.
물 한 모금으로 갈증을 달래고 거치러진 숨을 고르고 이내 갈 길을 재촉한다. 몇 걸음 옮기자 헬기장에 토끼봉(1533m)이라는 표시가 보이고 반야봉이 눈에 들어온다. 

토끼봉이란 지명은 토끼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지리산의 상장적 봉우리인 반야봉 정상에서 정동쪽에 위치해 있어 24방위의 정동에 해당하는 묘방을 의미하는 묘봉(토끼봉)으로 이름지어진 것이라고 한다. 가파른 내림길을 7-8분 빠른 걸음으로 내려선다. 14시 뱀사골 0.8km 이정표를 지난다.

14시 10분 화개재(1315m)에 도착한다.
삼도봉 0.8km 이정표와 오른쪽으로 뱀사골대피소(200m)로 내려가는 계단이 보인다. 이 길은 뱀사골계곡으로 이어지며 반선까지는 9.2km이다. 직진하여 3분 정도 지나면 공포의 나무계단이 기다린다. 재미 삼아 계단수를 세며 오른다. 552계단 12분이 걸린다. 물 한 모금으로 숨을 고른다. 

14시 35분 삼도봉에 도착한다.
경남·전남·전북의 삼도경계 지점이다. 

쓰레기를 주우며 삼도봉 청소를 하던 새벽안개님 부부가 반갑게 맞이한다. 산을 사랑하는 진정한 산꾼의 모습을 본다. 인사만 나누고 반야봉으로 향한다. 14시 40분 오른쪽으로 반야봉 오르는 이정표가 보인다. 14시 50분 반야봉 0.8km 노고단 4.9km 이정표가 서 있는 갈림길이다. 5분 동안 숨가쁘게 오르고 3-4분 이어지는 부드러운 길을 걸으며 숨을 고르고 다시 오름길을 오르다 철계단을 만난다.

15시 10분 반야봉(1732m)에 도착한다. 

반야봉은 그 높이와 상관없이 주봉과 중봉이 절묘하게 빚어낸 지리산의 제 2봉이며 지리산을 상징하는 대표적 봉우리이다. 지리산 어느 곳을 가던 오롯이 솟아있는 두 봉우리가 여인의 엉덩이와 흡사하다는데 공감한다. 노고단-성삼재-고리봉-만복대-정령치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한 눈에 들어온다. 조망을 감상하며 간식을 나눈다. 15시 20분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다시 오르던 길로 내려선다. 

15시 35분 갈림길로 내려와 노고단방향으로 향한다. 디카로 풍광을 담는 사이 번개님과 흑곰님은 뒷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혹시 임걸령샘터에서 일행들이 오랫동안 기다릴까 염려되어 속도를 낸 모양이다. 

5분 정도 내려서자 노루목이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고 한 사람이 지날 정도의 좁은 길을 빠르게 치고 나간다.

15시 55분 임걸령샘터에 도착한다.
왼쪽으로는 피아골로 이어진다. 아직 일행이 도착하지 않았다. 배낭을 벗어놓고 세수를 한다. 물 한 바가지 떠서 타는 목마름을 달래고 수통에도 가득 채운다. 황태자는 아예 나무통 물에 탁족을 한다. 좀 살 것 같다. 16시 15분 일행이 도착한다. 이슬님이 준비한 닭발을 안주 삼아 소주 한 잔씩을 돌린다. 골든벨님이 내놓은 시원한 파인애플 통조림은 따자마자 게눈 감추듯 사라진다. 25분 동안 달콤한 휴식을 끝내고 산머루님이 먼저 출발한다. 16시 50분 피아골삼거리를 지나고 5분 후에 헬기장에 도착한다. 이정표에는 노고단까지 2.1km이다. 17시 계단 오름길이다.

5분 정도 올라서니 돼지평전이다.
멧돼지가 많아 붙여진 이름이란다. 지금도 멧돼지가 나와 놀고 간다고 한다. 노고단이 눈에 들어온다. 

힘들어하는 산머루님을 앞세우고 천천히 산허리를 감아 돈다.

17시 40분 노고단에 도착한다.
거대한 호롱불 형상의 돌탑이 맞이한다. 뒤돌아보면 높이 솟아있는 반야봉의 밋밋한 정상능선이 병풍처럼 가로막아 섰고, 멀리 천왕봉이 아스라하게 보인다. 노고단은 신라시대 화랑도의 수련장이었으며 지리산의 산신을 모시는 제단이 있었던 지리산의 상징적 경관이다. 노고단 정상은 해발 1507m로 한 여름에도 기온이 서늘한 기후로서 우리나라 최대의 원추리 군락지와 각종 고산식물이 자생하고 있다. 탐방객들의 무분별한 이용으로 크게 훼손되어 자연휴식년제 실시로 원래의 아름다운 경관을 되찾고 있다. 지금은 출입이 제한되고 있다. 

17시 40분 돌 박아 정비된 도로를 따라 5-6분 정도 내려서면 노고단 제1대피소이다. 지리산 종주 탐방 안내도를 보니 많이도 걸어왔다. 

오른쪽 탐방로를 버리고 왼쪽 돌계단 지름길로 내려선다. 17시 55분 탐방로와 합쳐지고 주차장을 향해 빠른 걸음을 옮긴다.

18시 코재에 도착한다.
성삼재 1.5km 이정표가 보인다. 멀리 섬진강과 화엄사가 희미하게 조망된다. 

종석대로 오르는 길은 출입통제를 알리는 안내판이 길을 막는다. 보도를 깔아놓은 지루한 내림길이다.

18시 20분 성삼재 주차장에 도착한다. 

이슬님부부가 준비한 시원한 수박과 맥주로 긴 산행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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