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산행일지

백덕산

산행일시 : 2004년 2월 11일 (수)

산행코스 : 문재터널-사자산-백덕산-먹골(약 4시간 30분 소요)


 

8시 15분 대전요금소로 진입한 소월산악회 버스는 경부고속도로를 거침없이 달린다. 회장님이 인사와 간단한 개념도 설명을 한다. 그 사이 버스는 남이분기점에서 중부고속도로로 갈아타고 더욱 힘차게 달린다. 9시 정각 음성휴게소에서 15분간 정차한다.

 

9시 30분 호법분기점에서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원주를 지나 새말요금소로 빠져나가 우회전한 후 42번 국도를 타고 계속 직진하여 높은 고개를 하나 넘고 안흥을 지난다. 수도 없이 많은 안흥 찐빵 집이 보인다. 문재터널이 나온다.

 

10시 37분 문재터널을 지나자마자 오른쪽 넓은 공터에 잠시 주차를 하고 등산객을 풀어놓는다. 문재 쉼터(사각정)가 있고 길 건너편엔 <문재 해발 800 m> 표지판이 보인다.


등산 안내도를 보고 산행코스를 다시 확인한다. 문재를 시작으로 사자산을 거쳐 백덕산에 올랐다가 먹골로 하산하기로 한다.


10시 40분 돌탑과 장승 뒤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오른다.


우리나라 풍속상 마을 어귀에 세워진 장승은 지역간의 경계표 또는 이정표 역할을 하며 마을의 수호신 구실도 했다는 고증에 따라 세운 것이며 안전 운행을 기원하는 뜻이 담겨져 있다고 한다. 특히 장승 사이에 기록된 HAPPY 700 평창의 의미는 해발 700m 를 뜻하며 평창군의 장점과 특성을 함축한 상징적 의미라고 한다. 해발 700m 지점은 인체공학적으로 생체리듬에 가장 좋은 장소라고 한다.


시작부터 오름길이다. 계단은 눈이 쌓여서 알아보기 어렵고 앞사람 발자국을 따라 밟으면서 올라간다. 폭신폭신하고 반짝거리는 눈을 보니 눈이 부시다. 눈발이 조금씩 날리기 시작을 한다. 점점 세찬 눈보라가 얼굴을 때리고 평탄하게 이어지던 등산로는 200여m를 진행하며 급격히 고도를 높이며 가파라진다.

 

10시 50분 백덕산 5.6km 이정표를 지나고 능선을 따라 걷다 오름길을 1-2분 오른다. 11시 정각 내림길에서 미루던 아이젠을 착용한다. 11시 20분 헬기장이 있는 공터에 도착한다. 시야가 흐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정상 3.4km 이정표만 눈에 띤다.


긴 오름길과 짧은 내림길을 반복하면서 조금씩 고도가 높아진다. 11시 40분 사자산에 도착한다. 사자산은 원래 사재산(四財山)이었다. 즉 4가지 보물(옻, 꿀, 삼, 먹는 흙)이 있어 사재산에서는 굶어 죽지 않는다는 전설에서 나온 이름이다. 그러다가 신라 때 법흥사를 창건한 자장율사가 부처님의 사리를 지금의 적멸보궁으로 모셔오면서 사자를 타고 왔다 해서 사자산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개념도를 보면 사자산 정상이 법흥사에서 연화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삼거리 1160봉이라고 소개되어 있지만, 문재에서 백덕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상의 1181봉에 사자산 정상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덩그러니 서 있는 안내판만이 이곳이 사자산임을 알게 한다. 대부분이 그냥 지나쳐 간다.


등산로 오른쪽으로 거대한 암봉이 나타나는데 백덕산 3.4km 이정표를 뒤로한 채 암봉 왼쪽으로 산허리를 돌아 뒤로 올라선다.


12시 정각 밧줄을 잡고 급경사 험한 내림길을 조심조심 내려서면 갈림길이다. 백덕산 2km 이정표가 반긴다. 어느새 눈은 멎었다. 12시 20분 고고한 자태를 뽐내며 서 있는 세 그루의 노송이 잠시 쉬어가라며 유혹한다. 물 한 모금을 마신다. 식도를 타고 흘러내리는 시원함이 온몸을 전율시킨다.


12시 30분 가파른 내림길을 내려서면 다시 갈림길이다. 왼쪽은 비네소골(3.1km) 오른쪽은 관음사(3.2km) 이고 백덕산은 직진(1.2km)한다.


누군가 트로트 가락을 멋지게 뽑는다. 당재와 운교갈림길을 지나면 백덕산 오름길이다. 굽이돌며 발길에 채일 지라도 거친 숨소리 듣고자 비틀어 대는 오름길이다. 한 20여분 숨차게 오르면 먹골재 갈림길에 도착한다. 백덕산 0.5km 먹골 4.7km 이정표가 서 있다.


먹골 갈림길에서 평탄한 길을 좀 걷다보면 낙타등을 연상케하는 나무를 지나게 되고 너덜과 암릉구간이다.


빙판으로 조심조심 오른다. 13시 5분 백덕산 정상에 도착한다.


백덕산 정상은 협소한 암봉이고 삼각점이 박혀 있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주변 경관은 안개로 시야가 차단되어 설화가 핀 나무들만이 멋을 뽐내고 있다.


정상보다는 맞은편 봉우리 고사목에 핀 상고대가 더 그럴듯하다.


능선의 곳곳에 절벽이 깎아지른 듯 서 있고 바위들 틈에서 자라는 소나무는 분재와 같이 장관을 이룬다.


백덕산은 이름 그대로 하얀 눈이 쌓였을 때 절경을 이루는 산으로 겨울이면 1천 m 이상의 주능선 봉오리마다 피어나는 설화(雪花)가 은백색의 세계로 빠져드는 환상을 느끼게 한다.

 

13시 15분 간단하게 간식으로 허기를 속이고 바람에 등 떠밀려 하산길에 접어든다. 15분 동안 오르던 길로 되돌아가서 먹골재 갈림길에 도착한다. 바람을 피해 바위틈 사이에서 점심식사를 하는 일행을 뒤로하고 오른쪽으로 가파른 내림길을 내려간다.

 

13시 40분 헬기장에 도착한다.


앞 서 가던 일행들이 옹기종기 모여 점심식사를 한다. 컵라면과 빵 한 조각으로 점심식사를 대신하고 다시 내림길을 재촉한다. 가파른 내림길에서는 동심으로 돌아간 아주머니들이 엉덩이에 비닐을 깔고 오궁 썰매를 타며 즐거워한다.


어느 분은 아예 오궁 썰매복을 착용하기도 했다.


14시 20분 먹골 2km 이정표가 보이고 다시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


계곡 너덜 길을 간간이 매어 놓은 리본 찾아 이리저리 건너며 쉼 없이 내린다. 14시 30분 임도를 가로질러 전나무 조림지를 지난다.

 

14시 50분 길 왼쪽에 보이는 당집을 들여다보고 넓어진 내림길을 바쁜 걸음으로 걷는다.


멎진 팬션들이 들어서 있다. 마을이 보이니 안도의 한 숨이 쉬어진다.


15시 정각 산악회 버스에 오르면서 산행은 끝이 난다.

 

돌아오는 길에 그 유명한 안흥 찐빵 파는 곳에서 잠시 정차하고 찐빵을 살 사람들에게 시간을 준다. 여기저기 전부 원조 안흥 찐빵이다. 노르스름한 색깔에 팥은 그리 달지도 않고 맛이 독특한 것이 안흥 찐빵이다. 얼마 전에 서울에 어떤 장사꾼이 이 이름으로 상표등록을 하곤 사용금지신청을 해서 말썽이 된 적이 있다.

 
















































박희수 - 그 어느 겨울

'나의 산행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광덕산  (0) 2008.07.14
백악산  (0) 2008.07.14
고루포기산  (0) 2008.07.11
계방산  (0) 2008.07.11
적상산  (0) 2008.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