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라톤과 소소한 일상

2026 새해 첫날(옥상 해맞이)

2026. 1. 1(목)

 

2026년 병오년의 아침이 조용히 밝아왔다.

새해를 맞는 방식은 해마다 조금씩 달라지지만, 올해의 시작은 집 근처에서 소박하게, 그러나 분명한 온기를 품고 있었다.

 

이른 시간, 아내와 함께 집 근처 스타벅스로 향한다.

2026년을 기념해 선착순 26명에게 밀크티를 나눠주는 작은 이벤트가 있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아침 7시부터 시작이라 했지만 매장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우리 차례는 14번과 15번. 숫자를 확인하며 괜히 안도감이 든다.

직원의 손길을 거쳐 텀블러에 담긴 뜨끈한 밀크티를 받아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새해가 이렇게 달콤하고 따뜻해도 되나 싶었다.

잠시 숨을 고른 뒤, 이번엔 아파트 101동 옥상으로 향했다. 

주민자치회에서 준비한 해돋이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핫팩과 따뜻한 차, 그리고 나눠주는 떡까지. 낯익은 얼굴들과 가벼운 인사가 오가며 옥상은 작은 축제의 공간이 된다.

 

기대하던 해는 구름 뒤에 숨어 끝내 선명한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다. 

조금은 아쉬웠지만, 대신 개방된 옥상에서 내려다보는 대전시의 전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아직 잠에서 덜 깬 도시의 모습은 차분했고, 그 위로 새해의 공기가 고요히 내려앉아 있었다. 

해를 보지 못해도, 시작을 맞이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한 순간이었다.

 

곧 고향으로 향해야 했기에 오래 머물지는 못했다. 

다시 집으로 돌아와 짐을 챙기며, 오늘 아침의 장면들을 마음속에 차곡차곡 담아둔다. 

밀크티의 온기, 옥상의 바람, 이웃들의 인사, 그리고 구름 뒤의 해까지. 

그렇게 2026년은 요란하지 않게, 그러나 분명한 온도로 우리 앞에 놓였다.

'마라톤과 소소한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찬 바람 끝에 만난 뚝배기, 그리고 우정의 온도  (0) 2026.01.26
새해 첫날 온양나들이  (1) 2026.01.02
송년 번개  (0) 2026.01.02
한밭수목원의 가을  (0) 2025.10.30
추석 다음 날의 여유  (0) 2025.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