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2. 30(화)
태한이의 번개 연락에 영근, 용진, 그리고 나까지 네 명이 탄방동 두울 샤브샤브에 모였다.
김이 오르는 육수 위로 얇게 썬 고기가 잠깐 머물다 사라지고, 그 사이 술잔이 채워졌다 비워졌다를 반복한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웃음이 튀어나오고, 말은 말 위에 얹혀 흘러갔다.
다음 날이면 기억하지 못할 시덥지 않은 이야기들—그러나 그 순간만큼은 그 무엇보다 진지했던 이야기들이었다.
해가 저문다는 말은 늘 추상적인데, 이런 자리에서는 갑자기 구체가 된다.
한 해 동안 쌓인 피로와 미련이 술기운에 풀어지고, 잘 버텼다는 말 한마디가 서로의 어깨에 가볍게 얹힌다.
각자의 일상은 달랐지만, 같은 테이블에 둘러앉아 있는 지금만큼은 속도가 같아졌다.
국자 소리, 잔 부딪히는 소리, 잠깐의 침묵까지도 다정했다.
밖으로 나오니 밤공기가 차다. 따뜻했던 자리와 대비되어 한 해가 정말로 끝나가고 있음을 알게 한다.
대단한 결심도, 거창한 계획도 없지만, 이렇게 웃고 먹고 마실 수 있었던 날들이 있었음을 기억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소란스럽고 사소한 이야기들 속에서 한 해가 조용히 저물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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