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4. 8(화)
오동선 벚꽃길-팡시온-천상의 정원
봄볕이 따뜻하게 내려앉은 날, 가족과 함께 봄 나들이에 나선다.
어디로 갈까 고민하던 끝에, 세상에서 가장 길다는 오동선벚꽃길을 따라 드라이브를 하기로 한다.
벚꽃이 절정이라는 말 그대로 환상적인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도로 양옆으로 하얀 벚꽃잎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차창을 열자 꽃잎이 흩날리며 들어오고, 마치 영화의 한 장면 속을 지나가는 듯한 기분이 든다.
말보다는 풍경이 모든 걸 설명해 준다.
점심은 브런치 카페 겸 레스토랑 '팡시온'을 찾았는데, 이미 손님들로 가득하다.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두고 대청호의 풍광을 조망하며 호숫가를 산책한다.
오리들이 한가로이 노니는 호숫가는 고요하고, 바람은 봄냄새를 가득 머금고 있다.
행정구역으로는 대전시에 속해 있지만 도시와는 크게 동떨어진, 산수가 수려한 도심 속 다른 세상이다.
한참을 걷다 보니 출출해져서 다시 식당으로 향했고, 자리에 앉아 조금 기다리자 드디어 주문한 음식들이 나온다.
따뜻하고 쫄깃한 도우에 신선한 재료가 어우러진 화덕 피자는 봄날의 입맛을 만족시킨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향한 곳은 이름부터 특별했던 수생학습식물원이다.
'수생식물학습원'이란 공식 명칭보다 '천상의 정원'이란 별칭이 잘 어울린다.
대청호 품에 안긴 수생식물학습원은 대전이 아니라 옥천에 있다. 대청호를 따라 구불구불 이어진 도로를 달리면 막다른 곳에 닿는다. ‘이런 곳에 뭐가 있나?’ 의아한 생각이 드는데, 불쑥 대청호가 보이고 수생식물학습원이 나타난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돌계단을 오르면 매표소가 있다. 학습원 홈페이지에서 예약해야 입장이 가능하며, 쾌적한 환경을 위해 하루 입장객은 최대 240명으로 제한한다. 이용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동절기 오후 5시), 일요일에 쉰다. 입장료는 어른 8,000원, 청소년 5,000원(현장 결제)으로 조금 비싼 편이다.
학습원으로 들어가려면 '좁은 문'을 통과해야 한다. 저절로 허리 숙여 인사하는 자세가 된다.
문을 나오면 '좁은 길'이 이어진다.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만한 오솔길이다.
좁은 문과 좁은 길을 지나야 비로소 학습원의 카페 앞마당에 닿는다.
전망 덱에서 드넓은 대청호가 한눈에 잡힌다. 대청호가 이렇게 잘 보이는 장소도 드물다.
이곳은 호수와 어우러진 건물들이 이국적인 풍경을 자랑한다. 색색의 꽃들과 멋진 조경이 어우러져 마치 외국의 작은 마을 정원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다.
돌 위에 뿌리를 내린 암송(岩松)이 제법 크다. 나무의 생명력이 경이롭다.
카페 앞마당에서 '전망대,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당' 이정표를 따른다. 다소 가파른 길을 오르면 '달과 별의 집' 건물 앞에 닿는다. 전망대인 옥상으로 가려면 아찔한 철 계단을 올라야 하는데 위험해서 통제하고 있다.
교회당에서 분재원 뒤쪽 둘레길을 따라 대청호를 바라보며 걷는다. 길은 실내정원과 분재원으로 이어진다.
꽃길을 따라 걷고, 풍광을 바라보고, 가족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 봄날의 하루.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여유를 찾았던 오늘은 사진보다 더 선명하게 마음속에 남을 기억이다.
'여행스케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진 기지시 줄다리기 (1) | 2025.04.14 |
---|---|
2025 봄맞이(광양/구례)여행 (1) | 2025.03.26 |
스리랑카9일 차 : 갈레(Galle) ⇒ 콜롬보(Colombo) (0) | 2025.02.21 |
스리랑카8일 차 : 갈레(Galle) (0) | 2025.02.21 |
스리랑카7일 차 : 우다왈라웨(Udawalawe) 국립공원 사파리 ⇒ 갈레(Galle) (0) | 2025.0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