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2. 14(금) 5일 차 : 호튼 국립공원 (Horton Plains National Park) ⇒ 하푸탈레 ⇒ 립톤 싯(Lifton Seat) ⇒ 엘라(Ella)
- 호튼평원 (Horton Plains) 국립공원 트레킹
- 하푸탈레로 이동하여 툭툭을 타고 립톤 싯 관광
- 3성급 호텔 La Ella Breeze Hotel 체크인(2인 1실). 저녁 식사 후 휴식.
05시. 일찍 기상 하여 호텔에서 준비한 간식과 생수를 받아 작은 가방에 넣고 3대의 봉고차에 분승하여 호튼 평원 국립공원( Horton Plains National Park)으로 이동한다.
매표소를 지나고도 자동차는 더 달린다.
태양과 달이 함께 머무는 아침
새벽의 공기가 아직 차가운 채로 남아 있을 때, 하늘은 조용히 두 개의 빛을 품는다. 동쪽 하늘 끝에서 태양이 천천히 떠오르며 금빛 물결을 퍼뜨릴 때, 서쪽 하늘 저편엔 아직 지지 않은 달이 빛나고 있다. 마치 밤과 낮의 경계에서 서로를 배웅하는 듯한 순간. 그 짧고도 찬란한 틈 사이에, 세상은 숨을 고른다.
땅은 붉게 물들어가고, 어둠은 조용히 몸을 감춘다. 하늘에 태양과 달이 나란히 떠 있는 풍경은, 마치 두 개의 시간이 겹쳐지는 듯 신비롭다. 밤의 흔적과 아침의 시작이 교차하는 이 순간, 세상은 조금 더 천천히 흘러가는 것 같다.
나는 그 사이에 서서, 두 빛의 인사를 지켜본다. 태양은 오늘 하루의 약속을 건네고, 달은 어젯밤의 비밀을 품고 사라진다. 그렇게 하늘은 밤과 낮의 대화를 끝내고, 새벽이 아침이 되는 마법 같은 변화를 완성한다.
이런 아침은 마음속에 잔잔한 평온함을 남긴다. 떠오르는 태양이 내게 새로운 시작을 말해주고, 지는 달은 지나간 시간을 따스하게 감싸준다.
Horton Plains National Park는 스리랑카의 중앙 부분에 자리 잡고 있으며, 평균 기온은 섭씨 18도 정도다. 따뜻한 열대 지방 스리랑카에서 시원한 지역 중 하나다.
Hill Country Wonderland로 더 잘 알려진 호튼 플레인즈 (Horton Plains)는 약 2,134m의 두 봉우리 사이에 자리 잡은 국립공원으로 스리랑카에서 가장 중요한 삼림 보호 구역 중 하나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었을 만큼, 광활한 대초원부터 수직 1,050m의 절벽까지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본격적인 트레킹에 앞서 검문소를 다시 통과할 만큼 까다롭게 입장객을 관리한다.
환경보호를 위해 자연에서 분해되지 않는 모든 물건의 반입을 금지한다. 생수병에 있는 라벨도 뜯어내고, 초콜릿을 감싼 은박지까지 제거해야 할 정도로 소지품 검사가 철저하게 이뤄진다.
Horton Plains National Park 의 주요 트레킹 코스는 순환 루트이며 길이는 약 9km다.
트레킹은 숲이 있는 광대한 초원인 월평원에서 시작되며 트레킹 총소요 시간은 3시간 30분~4시간 정도 소요된다.
베이커스 폭포 (Baker's Falls)는 유명한 영국의 탐험가 사무엘 베이커(Samuel Baker)에 의해 발견되어 그의 이름을 본떠서 지은 폭포다.
고원의 동쪽을 향해 위치한 월드 엔드(World End)는 고원의 끝을 표시하며, 880m 높이의 가파른 낭떠러지다. "세계의 끝"으로 더 잘 알려진 산의 깎아지른 듯한 절벽은 베이커 폭포와 함께 국립공원을 방문하는 여행자 대부분에게 주요 하이라이트다.
호텔로 복귀하여 샤워 후 체크아웃하고 Araliya green city Food court에서 나시고랭으로 점심식사 후 하푸탈레로 이동한다.
누와라엘리야(Nuwara Eliya)는 해발 1,868m에 달하는 고지에 위치하며 연평균 16°C로서 스리랑카의 다른 저지대보다 훨씬 더 시원한 기후를 갖는다.
창밖으로 펼쳐진 계단식 고랭지 채소밭이 많이 보인다. 새벽에 일어나 호튼평원 트레킹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와 샤워 후 점심식사를 하자, 모두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차 안에서 조용히 단잠에 빠져든다.
오늘날 홍차를 일컫는 ‘실론티(Ceylon tea)’는 스리랑카의 옛 국명 실론(Ceylon)에서 유래된 용어다. 스리랑카 고산지대에 자리 잡은 누와라엘리야는 다른 산지보다 홍차 재배 비율이 높은 편이며, 홍차 공장에서 재배되는 차는 그중에서도 고품질을 자랑한다. 이곳에서는 인도양의 보석이라 불리는 실론티를 포함해 양질의 차들을 구매할 수 있다.
하푸탈레는 특히 우리말과 같은 단어가 수백개인 타밀족 사람들 일부가 산다.
식민지배 당시 영국은 차나무 재배를 위해 인도의 타밀족을 하푸탈레(Haputale)로 이주시켰다. 이로 인해 탄생한 게 바로 실론티(Ceylon tea)! 스리랑카의 국명, 실론(Ceylon)에서 유래된 차 이름이다.
4명씩 툭툭에 나눠 타고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올라가며 아름답게 펼쳐진 차밭을 감상한다. 차가운 바람이 옷깃 사이로 스며들어 바람막이는 필수다.
중국, 인도와 더불어 세계 3위 홍차 생산국인 스리랑카는 그중에서도 고품질 홍차 60% 이상을 누와라엘리야 등에서 생산한다.
누와라엘리야는 북위 6도로 적도에 가깝지만, 고산지대라서 서늘하다. 여기서 재배한 홍차는 세계 최고라 불릴 정도로 맛과 향이 으뜸이라고 한다.
스코틀랜드 차 남작인 토마스 립튼 경은 이곳에서 자신의 급성장하는 차(Tea) 제국을 완성했다.
립튼 경의 좌석은 스리랑카의 탁 트인 전망을 제공하는 명소다. 이곳에서 포토타임과 힐링의 시간을 갖는다.
여행자에게 이곳은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이며,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힐링의 장소이지만, 새벽녘부터 한 잎 한 잎 손으로 찻잎을 따는 타밀족 여인들이 오랜 세월 동안 땀과 눈물로 가꿔 온 삶의 터전이기도 하다.
하루 8시간 동안 20kg의 찻잎을 수확해 겨우 5달러의 일당을 받는 타밀족 여인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마음이 무거워진다. 인도에서 이주해 온 이들이 혹독한 노동에 시달리며 렙톤 사의 부를 쌓아 올리는 현실 앞에서 여행의 즐거움이 순간 멈추어 선다.
홍차의 왕, 립톤 경이 사랑했던 장소, 립톤 싯 정상에서 차밭 사이 비포장 길을 따라 툭툭을 타고 내려가면서 보는 하푸탈레 풍경은 스리랑카 여행의 백미다. 신선한 공기와 햇빛을 받아 빛나는 푸르른 차밭, 소박한 마을, 하교하는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소소한 행복을 전해준다.
스리랑카 중부 해발 약 1,040m 고도에 있는 엘라(Ella)로 이동한다. 여행자들에게 하이킹 명소로 소문난 엘라(Ella)로 향하며, 차창으로 바라본 마을 풍경은 시골 정취 가득 풍기는 친숙함을 자아낸다.
엘라는 화려하지 않지만, 마음에 잔잔한 여운을 남기는 곳이다.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과 하나가 되는 순간, 그곳에서 진짜 쉼을 찾게 된다.
도착한 La Ella Breeze Hotel은 이름 그대로 산들바람이 머무는 곳이다. 테라스에 서자 끝없이 이어지는 초록의 능선들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객실에 짐을 풀고 나서, 부드럽고 향긋한 실론 티 한 잔을 마시며, 고요하게 스며드는 저녁의 정취 속에서, 엘라의 바람은 살며시 마음을 다독인다.
스리랑카의 작은 마을 엘라는 마치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듯하다.
엘라에서는 카페나 레스토랑에 앉아 시간을 보내거나 산책하며 시간을 보낸다. 서두르지 않고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는 것, 그것이 엘라를 즐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작은 카페에 앉은 여행자들은 각자의 이야기를 나누고, 엘라의 노을은 하늘을 분홍빛으로 물들이며 하루의 끝을 고요하게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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